
“장애가 있어 좌절한다고 해서 뭐가 달라지나. 1시간 할 거 10시간 걸리더라도 묵묵히 내 일을 해야지.”
가죽을 자르고 일일이 바느질을 하는 구두 만들기는 양손으로도 쉬운 작업이 아니다. 남궁씨는 가죽을 두 무릎 사이에 끼우고 입으로 바느질하며 힘겹게 구두를 만든다. 그래도 남궁씨의 구두는 일본, 나이지리아 등 해외에서도 주문이 온다. 10년 넘게 남궁씨의 손에 발을 맡기는 단골 고객도 많다. 가게는 15년 만에 직원 17명 규모로 성장했다. 장애인은 구두를 맞출 때조차 자신의 변형된 발을 보여주기 꺼리는 경우가 많지만 그 앞에서는 거리낌이 없다.
“심지어 아들한테도 발은 절대 안 보여주려고 해 고무신을 끈으로 꽁꽁 매서 신고 다니던 할머니도 내 앞에서는 발을 보여줘. 같은 아픔이 있으니 치부를 보여주는 게 어렵지 않은 거지.”
그는 장애인에게 구두를 만들어주며 인생 상담과 조언도 아끼지 않는다. 사회활동도 활발히 해 ‘사랑의 밥차’ 봉사원으로 매주 토요일 노숙자, 시설 노인들을 만나고 가게 수익금 중 일부는 정기적으로 사랑의 열매에 기부한다. 2007년 5월에는 장애인들에게 희망을 주고자 히말라야 칸진리봉(4700m)에 오르기도 했다. 지난 4월에는 보건복지부가 제30회 장애인의 날을 맞아 수여한 장애인상도 받았다.
“장애가 있다고 숨어만 살아서는 안 돼. 당당히 세상으로 나와야 해. 나도 그분들을 위해 계속 바느질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