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6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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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년 같은 길 걸어온 첫 부부 교도소장

  • 송화선 기자 spring@donga.com

    입력2009-01-19 17:4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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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최초의 부부 교도소장이 탄생했다. 1월1일 경북 김천교도소장으로 임명된 김재곤(55) 씨와 지난해 7월부터 충북 청주여자교도소장으로 일하는 최효숙(54) 씨 부부가 그 주인공. 1984년 결혼 이후 25년간 같은 길을 걸어온 두 사람은 한날한시에 6급 교감, 5급 교정관, 4급 서기관으로 승진한 전무후무한 기록도 갖고 있다. 최 소장은 여성으로는 사상 처음 서기관직에 오른 교정공무원. 77년 9급으로 교도관 생활을 시작한 뒤 승진 시험을 잇따라 통과하며 초고속 승진했다. 김 소장은 “서로가 서로의 매니저 역을 자처하면서 부족한 점을 보완하고 때로는 선의의 경쟁을 펼친 덕에 좋은 결과를 얻은 것 같다”며 “인사 통보를 받은 뒤 더 열심히 노력해 부부 교정기관장으로서 부끄럽지 않게 일하자고 다짐했다”고 말했다.

    두 사람의 오늘이 있기까지 어려운 사연도 많았다. 전국 곳곳의 교도소를 돌며 근무해야 하다 보니 결혼생활 25년 중 20년을 ‘주말부부’로 지냈다. 각각 경북 김천과 충북 청주에서 근무하는 지금도 이런 생활은 이어지고 있다. 최 소장은 “그동안 서울 부산 경주 청주 대전 등에서 일했는데 2~3년에 한 번씩 임지를 옮기느라 한 지역에 제대로 터잡고 산 적이 없다”며 “초창기에는 하루 걸러 한 번씩 24시간 근무를 했기 때문에 집에도 제대로 못 들어갔다”고 했다.

    “친정어머니가 살림과 아이 교육을 전담해주시고 남편과 아이도 ‘일하는 엄마’를 자랑스럽게 생각한 덕에 큰 어려움 없이 일에 집중할 수 있었어요. 아들만 둘을 뒀는데 어릴 때부터 늘 ‘모든 일은 너희 스스로 알아서 해야 한다’고 강조했더니 지금은 ‘사막에 떨어져도 살아남을 자신 있으니 걱정 마시라’고 합니다.(웃음)”

    25년 같은 길 걸어온 첫 부부 교도소장
    하지만 일을 하다 힘든 상황에 부딪힐 때면 자신의 어려움을 가장 잘 이해하고 도와줄 수 있는 ‘최고의 동료’가 곁에 있다는 사실이 든든했다고 한다. 두 사람은 법무부에서 소문난 잉꼬부부. 나란히 방송대 법학과를 졸업했고, 앞서거니 뒤서거니 충북대 대학원을 졸업해 ‘석사 교정공무원’이 됐다. 지금도 주말이면 함께 도서관에 가 공부하거나 스포츠센터를 찾아 테니스, 탁구 등으로 체력을 다진다.

    김 소장은 “업무 특성상 휴일에도 관내에 대기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 매주 볼 수 있는 건 아니지만 김천과 청주가 그리 멀지 않은 게 그나마 위안이 된다”며 “앞으로도 지금까지처럼 서로에게 가장 좋은 동료이자 최고의 친구, 선의의 경쟁자로 일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교정공무원은 한 사람의 인생을 바른 방향으로 이끌어줄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직업”이라는 최 소장은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기인 만큼 사회의 냉대와 무관심 때문에 범죄의 유혹에 빠진 이들이 다시 건전한 사회인이 될 수 있도록 하는 데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는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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