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6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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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이 러·CIS 진출 최적 기회”

기업 투자자문, 분쟁 해결 큰 성과 … 대통령 방러 경제단 동행

  • 최영철 기자 ftdog@donga.com

    입력2009-01-29 11: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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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이 러·CIS 진출 최적 기회”
    지난해 9월 이명박 대통령의 러시아 공식 방문 경제 수행인 33명 명단에 뜻밖의 인물이 포함됐다. 경제 4단체장, 주요 그룹 대표자, 금융인, 중견기업 관계자 외에 법무법인 율촌 우창록(56·사진) 대표 변호사의 이름이 포함된 것. 당시 방러 경제 수행인은 러시아와의 투자 특성을 감안해 업종별, 기업 규모별로 다양한 대표성을 가진 인물로 구성됐는데 에너지 자원 협력, 금융, 건설, 조선, 항공, 철강, 어업 외에 로펌 업계에선 율촌의 우 대표가 대통령을 수행했다. 대통령의 해외 방문 경제 수행인에 법조인이 포함된 것은 처음이었다.

    국내 기업 1200억원 피해 원상 복구

    청와대가 방러 경제 수행인에 우 대표를 포함시킨 이유는 그만큼 한국 기업들의 러시아 및 CIS(독립국가연합) 국가 관련 법률 수요가 많고, 율촌이 그 시장에서 막강한 힘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율촌은 현재 변호사 수로는 업계 5~6위로 알려져 있지만 매출 수익과 변호사 1인당 생산성, 선호도에서는 김·장 법률사무소에 버금가는 알짜 법무법인이다. 세계적 금융전문지와 법률전문지에서 금융시장, 기업 인수합병(M·A), 구제통상 분야에서 1위 로펌으로 선정됐을 정도.

    율촌은 한인 1.5세인 러시아 변호사와 러시아인 미국 변호사, 러시아인 전문위원 등 전문 인력으로 구성된 러시아/CIS팀(팀장 김형진 변호사)을 따로 두고 그동안 국내 기업에 대한 투자자문과 법률자문, 각종 소송을 벌여왔다. 러시아 내 대형 건설, 농업단지 개발, 원유 생산업체 인수, 유전 및 탄광 개발, 무역거래, 지적재산권과 관련된 투자 법률자문과 분쟁 해결을 위한 법률자문을 해온 것. CIS 국가들에서의 공장설립, 재개발, 플랜트, 건설, 풍력발전소, 신도시 개발 문제에 대한 법률자문도 국내 기업들에 제공해왔다.

    우리에게 아직 먼 세계처럼 느껴지는 러시아 투자시장에서 한국 기업들은 어떤 고초를 겪고 있을까. 1997년 법무법인 율촌의 탄생 이후 지금까지 대표 변호사를 맡고 있는 우 대표에게 이러저런 이야기를 들어봤다.



    -러시아와 CIS 국가들에 진출한 우리 기업이 법률문제 때문에 어려움이 클 것 같은데요.

    “국내 기업이 이들 국가에 많이 진출하고 있지만 생소한 법령과 제도에 대한 몰이해, 정보 부족으로 피해를 보는 경우가 속출하고 있어요. 현지 영미계 로펌들은 한국 기업들을 우선순위에서 미뤄놓고 기대 이하의 자문을 하는 경우가 많죠. 국내 로펌들도 현지 로펌과 국내 대형 로펌의 연락 업무를 대행하는 정도가 대부분이고요. 우리가 러시아와 CIS 전문팀을 만든 이유도 바로 이런 어려움을 해소하자는 차원이었어요.”

    -실제로 큰 어려움을 겪은 사례라면.

    “1200억원가량의 피해를 본 국내 건설업체의 카자흐스탄 건설 프로젝트와 관련해 1심인 경제법원에서 승소한 데 이어, 고등법원에서도 승소 확정판결을 받아 피해를 원상 복구시켰어요. 이 사건이 국내 건설업체들의 관심을 끌었죠. 현지 기업에 사업권과 시행권을 빼앗긴 상태에서 현지 법원으로부터 승소 판결을 받은 사건이라 상징적 의미가 컸거든요. 이 밖에도 에너지 분야와 관련해 카자흐스탄에서 일어난 분쟁과 러시아에서 국내 기업이 투자 피해를 당한 사례, 지적재산권 관련 소송을 진행 중이에요.”

    -카자흐스탄 소송과 관련해 현지 세력의 방해는 없었나요.

    “상대가 현지에서 워낙 영향력이 큰 기업이어서 그곳 한국 주재원들에 대해 압수수색영장이 발부되고 지명수배가 내려지는 등 온갖 편법이 동원됐어요. 이 소송에서 주도적 구실을 한 러시아/CIS팀 이화준 변호사는 경호원과 함께 다녀야 할 정도였죠.”

    -지난해 대통령을 수행해 러시아를 방문했는데, 당시 우리 기업에 어떤 도움을 줬나요.

    “모스크바에서 STX가 러시아 수산업청과 선박수리조선소 관련 양해각서(MOU)를 체결할 때 법률 검토를 지원했어요. 올해 안에 모스크바에 현지 사무소를 설립할 생각이에요.”

    -미국발(發) 금융위기 여파로 러시아 시장도 많이 힘들 텐데요.

    “러시아와 옛 소련 국가들도 타격을 입고 있지만, 그로 인해 오히려 현지 사업 철수나 투자 회수를 검토하는 한국 기업들 사이에서 법률 수요가 더 많아졌어요. 또한 유가 하락으로 러시아와 CIS에 진출할 수 있는 진입 장벽이 낮아져 우리 기업엔 지금이 기회일 수 있죠.”

    법무법인 율촌 러시아 파워의 핵 ‘러시아/CIS팀’

    “지금이 러·CIS 진출 최적 기회”

    이화준, 김형진, Anna Kim 변호사, Dmitry Letunov 전문위원(왼쪽 아래부터 시계 방향으로).

    러시아와 CIS 국가들에 대한 율촌의 영향력은 법무법인 내 별도 조직인 러시아/CIS팀(팀장 김형진 변호사)에서 나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러시아/CIS팀의 핵심은 에너지 분야와 규제 분야에서 국내 최고 전문가 가운데 한 명으로 손꼽히는 김형진 변호사. 그 아래로 러시아에서 초등학교부터 법대 대학원까지 수학한 한인 1.5세 러시아 변호사(이화준)를 중심으로, 한국에서 대학교 및 국제법률대학원을 졸업한 러시아인 미국 변호사(Anna Kim), 10여 년간 한국 대학 및 기업에서 생활한 경험으로 한국어를 유사하게 구사하는 러시아 전문위원(Dmitry Letunov) 등 국내외 최고 수준의 러시아 법률 전문 인력이 포진해 있다.

    김 변호사는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관세통상 분야 전문가로 인수합병(M&A), 에너지, 환경, 관세 및 국제 거래 등에서도 최고의 변호사 가운데 한 명으로 꼽힌다.

    이화준(29) 변호사는 모스크바 법대를 최우등으로 졸업한 뒤 가지 않아도 되는 군대에 자원해 군법무관으로 활동한 이력을 갖고 있다. 방위사업청 군법무관 시절에 러시아산 무기도입 사업인 불곰사업의 법률 검토와 협상을 담당하는 등 러시아 관련 법률 협상 및 계약체결을 도맡아 처리했다. 러시아와 무기거래 협상을 할 때는 국방부의 요청을 계속 거절하는 러시아 측 대표를 러시아 외환관리법을 들어가며 굴복시켜 군 내부에서 화제가 됐다.

    이 변호사는 뛰어난 러시아어와 현지 법률 지식을 인정받아 러시아 연방 대법원장, 카자흐스탄 부대법원장의 방한 때 통역을 맡기도 했다. 그의 러시아 지역 법관 인맥이 두터운 것도 이 때문이다. 이 변호사가 초·중·고를 다닌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나홋카 지역에는 한국 건설업체들이 많이 진출해 있어 그의 러시아 고교 동창들이 이들 기업에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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