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침체라는 우울 모드 속에 2009년이 밝았다. 하지만 불황기에도 트렌드는 있고, 소비자들이 지갑을 열게 할 콘텐츠들이 분명 존재한다. 2009년에 부상할 빅 트렌드를 짚어본다.
1 안전하고도 신선한 소재 - 1990년대 복고
한동안 7080 문화가 꾸준히 이슈를 만들어왔다면, 2009년에 주목해야 할 시간은 1990년대다. 80년대 말의 최고 히트곡을 리메이크한 빅뱅의 ‘붉은 노을’, 딱 90년대 필의 휴머니즘을 이야기하는 ‘에덴의 동쪽’, 만화가 태어났던 90년대 코드를 완벽 재생한 ‘꽃보다 남자’, 패션계의 빅 이슈가 되고 있는 그런지 록과 힙합 스타일 등 최근 대중음악 코드를 비롯해 시청률 수위의 드라마, 각종 효자 상품이 무엇인지를 눈여겨본다면 2009년을 90년대의 복고가 강타하리라는 데 토를 달 사람은 없을 것이다. 특히 경제 침체에도 건재를 과시하는 국내 30대 소비자들의 문화 소비력은 90년대라는 이 특별한 시절에 대한 향수가 강력한 파워를 갖게 될 것이라는 믿음을 뒷받침한다.
2 진보는 더 이상 젊음의 코드가 아니다. ‘구시대’에 주목하라
2007년 무렵부터 미국의 명문 사립고등학교 학생들이 입는 단순하고 클래식한 스타일, 일명 프레피룩이 젊은이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며 ‘프레드 페리’라는 브랜드가 유명세를 탔다. 대표적인 젊음의 코드인 록과 클래식 브랜드의 만남은 젊음의 코드가 ‘구시대’로 이동하고 있다는 확실한 증거다. 더 나아가 런던 도쿄 뉴욕 베를린 등 주요 패션 도시에서는 19세기 신사 복장인 디킨스 스타일에 티(tea) 댄스와 티 클럽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한다. 젊은이들을 공략하고 싶다면 먼저 역사 공부부터 해야 할 듯하다.
3 불황일수록 더 먼 곳을 꿈꿔라
많은 사람들이 도시에서의 일탈을 상상하고 있다. 금융위기와 경제 침체 등을 겪으면서 도시인들은 소비를 조장하는 현대적, 도시적 삶에 회의를 느끼게 됐다. 불황기에 힘들게 떠나는 것인 만큼 어디를 가나 서로서로 비슷한 모습의 해외 대도시가 아니라, 뭔가 새롭고 신선한 바람을 쐬고 싶은 곳을 선호하는 것. 국내외 여행 테마는 물론, 다양한 상품군에서 공예나 민속적 터치들이 현대 버전으로 재탄생할 전망이다.
4 컬러로 말하라
불황이라는 이유로 소박하고 우중충한 것들만 소비하리란 생각은 버리시길. 가장 눈에 띄게 될 것은 바로 컬러다. 지난해 9월 애플은 별반 새로울 것 없었던 신제품 발표에서 아이팟 나노의 상큼한 컬러를 강조했다. 2009년에는 특히 소품을 중심으로 컬러가 부각될 전망이다. 특히 1960년대의 영향을 받은 팝하면서도 사이키델릭하기까지 한 컬러들은 우울한 시대를 살아가는 소비자들에게 소박한 즐거움을 선사할 최고의 대박 선물이 될 것이다.
5 소비자를 수고스럽게 하라
날것(raw)에 주목하라. 얼마 전 인기 리얼리티 예능프로그램 ‘패밀리가 떴다’(이하 패떳)의 대본 공개로 누리꾼(네티즌) 사이에서 큰 파문이 일었다. 애초 TV 프로그램에 짜인 스토리가 없으리라 생각한 시청자들은 없겠지만, 패떳 대본이 큰 파장을 일으킨 이유는 ‘가공되지 않은 솔직함’에 대한 소비자들의 맹목적인 갈망 때문이다. 리얼리티 쇼에 열광하면서 세련된 전자음이 아닌 부드러운 포크 음악을 듣고, 정돈되지 않은 분위기의 홍대 앞 Aa뮤지엄을 찾는 소비자들은 2009년에도 세련된 연출보다 불편한 날것에 몰입할 것으로 보인다.
6 요리하라
가수 알렉스로 인해 개스트로섹슈얼이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졌지만, 사실 알렉스는 부드러운 남성이어서라기보다 ‘요리’를 주 종목으로 했기에 더 사랑받았는지도 모른다. 가공하지 않은 것에 대한 선호에 멜라민 파동과 불황까지 더해져 집에서 만드는 요리에 대한 관심은 어느 때보다 큰 흐름을 만들어낼 가능성이 높다. 풀무원이 ‘첨가할 것이 없는’에서 ‘뺄 것이 없는’으로의 전환을 선언한 것도 이런 흐름과 맥을 같이한다.
7 ‘최신’에 열광하는 실버
2009년에는 젊게 무장한 실버 세대에 주목해야 할 것이다. 최근 실버 세대의 인터넷 이용률이 크게 증가하고, 와인폰이 성공한 데서도 알 수 있듯 실버들은 더 이상 새로운 문화의 주변인이 아니다. 두뇌회전을 돕는 닌텐도DS의 인기는 비단 젊은 층만 주도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CNN은 이러한 산업을 ‘브레인 피트니스’라고 일컬으며 실버들이 이 산업의 주역이라고 보도했다. 위(Wii)로 의료사고를 당한 실버들이 새로운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기도 하다. 최근 직관적인 디자인이 이슈인데, 이는 실버들의 첨단기기에 대한 관심과 일맥상통한다. 따라서 외모만 젊은 것이 아니라 생각과 라이프스타일 자체를 신식으로 업데이트하는 실버들을 공략하라.
8 무동력 삶을 찬양하라
자전거와 걷기는 2008년 최고의 이슈 가운데 하나였다. 저탄소 녹색성장이 전 세계적 정책으로 부상하고 있는 데다 이명박 정부의 강력한 의지가 더해져 2009년에도 무동력 라이프스타일은 큰 흐름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현대문명에 의해 100% 기계의 영역으로 여겨지던 부분들에 ‘사람’의 힘을 강조하는 경향이 늘 것이다. 픽스드 기어(fixed gear) 같은 자전거에 대한 사랑은 2009년 더욱 커질 전망이다.
9 유전자 개인 맞춤
개인 맞춤, 일명 커스터마이징이 이슈가 된 건 꽤 오래전부터다. 자기만의 사이즈, 자기만의 취향을 제공하는 것이 지금까지의 커스터마이징이었다면, 2009년에는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개인 맞춤의 새로운 지평이 열릴 것이다. ‘타임’지는 2008년 올해의 발명품으로 ‘23 and Me’라는 유전자 검사 키트를 선정했다. 일반인과는 멀게 느껴지던 줄기세포가 피부과의 자가지방 이식수술로 활용되는가 하면, DNA 정보를 분석해 파트너를 짝지우는 사이언티픽매치닷컴(scientificmatch.com)이라는 결혼중매 사이트도 등장했다. 생체 인식, 안면 인식 등 공상과학 영화에서나 등장할 법한 요소들을 일상생활 속에서 접하게 될 날도 머지않았다.
10 가젯보다 물건
한동안 ‘가젯’이 물건이라는 말을 대신한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소비자들은 새로운 기능이 첨가된 작은 전자기기에 큰 관심을 표명해왔다. 하지만 2009년 소비자들은 가젯이 아닌 ‘물건’에 열광할 전망이다. 잡다한 기능은 필요하지 않고 그것 때문에 쓸데없는 비용을 지불하고 싶지도 않다는 것이다. 최근 산업디자인계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민트패스사는 강력한 메모기능을 가진 ‘민트패드’, 재생과 정지라는 가장 간단한 인터페이스를 가진 ‘싱글’을 내놓아 주목받았다. 뷔페보다 한 가지 음식이라도 정말 잘하는 레스토랑을 찾을 것이라는 뜻이다.
단순하고 클래식한 스타일의 프레피룩이 젊은이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한동안 7080 문화가 꾸준히 이슈를 만들어왔다면, 2009년에 주목해야 할 시간은 1990년대다. 80년대 말의 최고 히트곡을 리메이크한 빅뱅의 ‘붉은 노을’, 딱 90년대 필의 휴머니즘을 이야기하는 ‘에덴의 동쪽’, 만화가 태어났던 90년대 코드를 완벽 재생한 ‘꽃보다 남자’, 패션계의 빅 이슈가 되고 있는 그런지 록과 힙합 스타일 등 최근 대중음악 코드를 비롯해 시청률 수위의 드라마, 각종 효자 상품이 무엇인지를 눈여겨본다면 2009년을 90년대의 복고가 강타하리라는 데 토를 달 사람은 없을 것이다. 특히 경제 침체에도 건재를 과시하는 국내 30대 소비자들의 문화 소비력은 90년대라는 이 특별한 시절에 대한 향수가 강력한 파워를 갖게 될 것이라는 믿음을 뒷받침한다.
2 진보는 더 이상 젊음의 코드가 아니다. ‘구시대’에 주목하라
2007년 무렵부터 미국의 명문 사립고등학교 학생들이 입는 단순하고 클래식한 스타일, 일명 프레피룩이 젊은이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며 ‘프레드 페리’라는 브랜드가 유명세를 탔다. 대표적인 젊음의 코드인 록과 클래식 브랜드의 만남은 젊음의 코드가 ‘구시대’로 이동하고 있다는 확실한 증거다. 더 나아가 런던 도쿄 뉴욕 베를린 등 주요 패션 도시에서는 19세기 신사 복장인 디킨스 스타일에 티(tea) 댄스와 티 클럽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한다. 젊은이들을 공략하고 싶다면 먼저 역사 공부부터 해야 할 듯하다.
3 불황일수록 더 먼 곳을 꿈꿔라
많은 사람들이 도시에서의 일탈을 상상하고 있다. 금융위기와 경제 침체 등을 겪으면서 도시인들은 소비를 조장하는 현대적, 도시적 삶에 회의를 느끼게 됐다. 불황기에 힘들게 떠나는 것인 만큼 어디를 가나 서로서로 비슷한 모습의 해외 대도시가 아니라, 뭔가 새롭고 신선한 바람을 쐬고 싶은 곳을 선호하는 것. 국내외 여행 테마는 물론, 다양한 상품군에서 공예나 민속적 터치들이 현대 버전으로 재탄생할 전망이다.
4 컬러로 말하라
불황이라는 이유로 소박하고 우중충한 것들만 소비하리란 생각은 버리시길. 가장 눈에 띄게 될 것은 바로 컬러다. 지난해 9월 애플은 별반 새로울 것 없었던 신제품 발표에서 아이팟 나노의 상큼한 컬러를 강조했다. 2009년에는 특히 소품을 중심으로 컬러가 부각될 전망이다. 특히 1960년대의 영향을 받은 팝하면서도 사이키델릭하기까지 한 컬러들은 우울한 시대를 살아가는 소비자들에게 소박한 즐거움을 선사할 최고의 대박 선물이 될 것이다.
5 소비자를 수고스럽게 하라
날것(raw)에 주목하라. 얼마 전 인기 리얼리티 예능프로그램 ‘패밀리가 떴다’(이하 패떳)의 대본 공개로 누리꾼(네티즌) 사이에서 큰 파문이 일었다. 애초 TV 프로그램에 짜인 스토리가 없으리라 생각한 시청자들은 없겠지만, 패떳 대본이 큰 파장을 일으킨 이유는 ‘가공되지 않은 솔직함’에 대한 소비자들의 맹목적인 갈망 때문이다. 리얼리티 쇼에 열광하면서 세련된 전자음이 아닌 부드러운 포크 음악을 듣고, 정돈되지 않은 분위기의 홍대 앞 Aa뮤지엄을 찾는 소비자들은 2009년에도 세련된 연출보다 불편한 날것에 몰입할 것으로 보인다.
1. MTB형 자전거 2. 닌텐도 위 3. 닌텐도DS
가수 알렉스로 인해 개스트로섹슈얼이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졌지만, 사실 알렉스는 부드러운 남성이어서라기보다 ‘요리’를 주 종목으로 했기에 더 사랑받았는지도 모른다. 가공하지 않은 것에 대한 선호에 멜라민 파동과 불황까지 더해져 집에서 만드는 요리에 대한 관심은 어느 때보다 큰 흐름을 만들어낼 가능성이 높다. 풀무원이 ‘첨가할 것이 없는’에서 ‘뺄 것이 없는’으로의 전환을 선언한 것도 이런 흐름과 맥을 같이한다.
7 ‘최신’에 열광하는 실버
2009년에는 젊게 무장한 실버 세대에 주목해야 할 것이다. 최근 실버 세대의 인터넷 이용률이 크게 증가하고, 와인폰이 성공한 데서도 알 수 있듯 실버들은 더 이상 새로운 문화의 주변인이 아니다. 두뇌회전을 돕는 닌텐도DS의 인기는 비단 젊은 층만 주도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CNN은 이러한 산업을 ‘브레인 피트니스’라고 일컬으며 실버들이 이 산업의 주역이라고 보도했다. 위(Wii)로 의료사고를 당한 실버들이 새로운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기도 하다. 최근 직관적인 디자인이 이슈인데, 이는 실버들의 첨단기기에 대한 관심과 일맥상통한다. 따라서 외모만 젊은 것이 아니라 생각과 라이프스타일 자체를 신식으로 업데이트하는 실버들을 공략하라.
8 무동력 삶을 찬양하라
자전거와 걷기는 2008년 최고의 이슈 가운데 하나였다. 저탄소 녹색성장이 전 세계적 정책으로 부상하고 있는 데다 이명박 정부의 강력한 의지가 더해져 2009년에도 무동력 라이프스타일은 큰 흐름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현대문명에 의해 100% 기계의 영역으로 여겨지던 부분들에 ‘사람’의 힘을 강조하는 경향이 늘 것이다. 픽스드 기어(fixed gear) 같은 자전거에 대한 사랑은 2009년 더욱 커질 전망이다.
9 유전자 개인 맞춤
개인 맞춤, 일명 커스터마이징이 이슈가 된 건 꽤 오래전부터다. 자기만의 사이즈, 자기만의 취향을 제공하는 것이 지금까지의 커스터마이징이었다면, 2009년에는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개인 맞춤의 새로운 지평이 열릴 것이다. ‘타임’지는 2008년 올해의 발명품으로 ‘23 and Me’라는 유전자 검사 키트를 선정했다. 일반인과는 멀게 느껴지던 줄기세포가 피부과의 자가지방 이식수술로 활용되는가 하면, DNA 정보를 분석해 파트너를 짝지우는 사이언티픽매치닷컴(scientificmatch.com)이라는 결혼중매 사이트도 등장했다. 생체 인식, 안면 인식 등 공상과학 영화에서나 등장할 법한 요소들을 일상생활 속에서 접하게 될 날도 머지않았다.
10 가젯보다 물건
한동안 ‘가젯’이 물건이라는 말을 대신한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소비자들은 새로운 기능이 첨가된 작은 전자기기에 큰 관심을 표명해왔다. 하지만 2009년 소비자들은 가젯이 아닌 ‘물건’에 열광할 전망이다. 잡다한 기능은 필요하지 않고 그것 때문에 쓸데없는 비용을 지불하고 싶지도 않다는 것이다. 최근 산업디자인계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민트패스사는 강력한 메모기능을 가진 ‘민트패드’, 재생과 정지라는 가장 간단한 인터페이스를 가진 ‘싱글’을 내놓아 주목받았다. 뷔페보다 한 가지 음식이라도 정말 잘하는 레스토랑을 찾을 것이라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