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436

..

기름기 분해 박요리 무궁무진

  • 정현상 기자 doppelg@donga.com

    입력2004-05-20 11:37:00

  • 글자크기 설정 닫기
    기름기 분해 박요리 무궁무진
    “박냉면, 박수제비, 박칼국수, 박만두를 드셔보셨나요?”

    경남 양산에서 박공예품과 박전통식품을 생산하고 있는 ‘양산박냉면’ 대표 한경수씨(58·가운데)가 5월 말 일본의 유명 우동업체인 후지면업을 인수할 예정이어서 화제다. 후지면업의 네트워크를 이용해 전통 박요리의 우수성을 세계에 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

    “박은 섬유질이 많고 몸의 열을 내리게 하는 찬 성질이 있습니다. 그래서 몸을 정화하거나 다이어트, 술 깨는 데에도 아주 좋아요. 옛날 궁중요리의 탕 종류에는 모두 박이 들어갔습니다. 박이 음식의 기름기를 분해하는 성질이 있기 때문이죠.”

    홍익대 건축미술학과를 중퇴한 한씨는 박공예가이면서 한국가공식품수출협회 부회장직을 맡고 있다. 지난 29년간 박 껍질을 이용해 공예품을 만들어오다 박을 음식 차원에서 접근한 것은 1990년. 당시 일본에서 박공예전시회를 열고 전시장 근처에서 ‘일본의 전통음식’이라는 박요리를 대접받았다고 한다.

    “혹시나 해서 자료를 뒤져보니 박요리는 380년 전에 조선에서 일본으로 건너갔더군요. 그래서 일본에서 돌아와 박요리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지요.”



    한대표는 농산물가공산업 육성에 기여한 공로로 1993년 석탑산업훈장, 제17회 국제식품상(스페인 바르셀로나) 등을 받을 만큼 국내외에서도 인정받고 있다. 현재 2만여평의 밭에서 박을 직접 기르고, 서울 양산박냉면 등 전국의 음식점에 박을 제공하고 있다. 8월엔 박의 의미를 재조명하기 위해 박 심포지엄과 박꽃축제도 열 계획이다.



    이 사람

    댓글 0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