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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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호르몬 퇴치 손쉬운 처방전

  • 입력2004-05-20 10:2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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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환경호르몬 퇴치 손쉬운 처방전
    “이제 더 이상 도시를 떠나지 않아도 된다. 생태적 도시인이 되면 정신없는 도시 생활도 충분히 즐겁다.”

    향락적이고 낭비적이며, 팍팍한 도시 삶을 떠나 풋풋한 자연적 삶을 꿈꾸던 이들을 화들짝 놀라게 할 만한 말이다. 이 말의 주인공은 대학 졸업 뒤 우리농산물한생명이라는 유기농센터에 근무하면서 생태적 삶에 눈떴다는 박경화씨(32·사진). 현재 환경단체 녹색연합에서 근무하고 있는 그는 ‘도시에서 생태적으로 사는 법’(명진출판사 펴냄)이란 책에서 실제로 그가 탐구한 다양한 생태적 삶의 비법들을 소개하고 있다.

    특히 최근 새집증후군이다, 환경호르몬이다 해서 마음 불편한 도시인들의 가정에 구급약처럼 유용하게 쓰일 수 있을 만한 내용들이 많다. 차 베개는 깊은 잠을 잘 수 있게 한다, 아파트는 지기가 올라올 수 있는 5층 이하가 좋다, 식물을 기르면 실내 공기를 정화시킬 수 있다는 등의 조언도 참조할 만하다.

    특히 환경호르몬을 없애기 위한 다양한 방법들은 바로 실천할 수 있을 만한 것들이다. 옷장 문을 자주 열어 환기를 시키고, 종이에 숯을 싸서 장롱 안에 넣어둔다. 세탁소에서 찾아온 옷은 비닐을 벗겨 바람이 잘 통하는 곳에 걸어 용제를 충분히 날려보낸다. 신경계통에 장애를 일으키게 하는 탈취제를 쓰기보다는 냄새 나는 원인을 찾고 식초로 닦거나 숯을 놓아 해결한다. 바닥재로 합성수지제품보다는 쪽마루나 장판지를 써서 콩기름을 먹이면 좋다.

    “도시에서 생태적으로 사는 방법을 찾아 발품을 팔면서 쫓아다니는 동안 많은 시도와 방법을 보았습니다. 그것은 생각보다 쉽고, 우리 삶과 아주 가까이에 있습니다.”



    그는 생태적인 삶을 위해 몇 가지 생각의 전환을 제안한다. 우선 단순해져야 한다는 것. 편리함이라는 가면을 쓰고, 오히려 삶을 더 복잡하게 만드는 번거로운 생활방식을 대폭 간소화하자는 것이다.

    둘째, 생태적으로 살려면 돈이 많이 든다는 생각은 오해라는 것. 패스트푸드, 방부제 덩어리인 수입 농산물 들을 먹고 병원을 들락거리는 것보다는 엥겔계수를 좀 높여 잡곡이 섞인 밥과 유기농 음식을 이용하며 건강을 지키는 게 돈이 덜 든다는 주장이다.

    셋째, 자연주의를 실천하는 삶이 별난 짓이라는 의견에 대해 그는 딸기가 없는 딸기 맛에 취해 정작 딸기가 심심하다며 뒤로 물리는 인공적 삶이 더 별난 짓이라고 말한다.

    넷째, 경제개발을 앞세우면서 도시가 오염 덩어리로 변했지만 그것이 그리 오래된 일이 아니기 때문에 지금부터 노력해도 자연을 되돌릴 수 있다는 것이다. 폐수로 오염된 하천이 살아나고, 철새가 돌아오는 일을 심심찮게 뉴스에서 볼 수 있듯 자연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자생력이 강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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