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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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회찬 이번엔 “비이성적 재야” 비판

  • 정현상 기자 doppelg@donga.com

    입력2004-05-19 15:3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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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회찬 이번엔  “비이성적 재야” 비판

    5월4일 서울 마포의 한 호텔에서 민노당 노회찬(오른쪽) 사무총장이 현명관 전경련 부회장과 만났다.

    민주노동당(이하 민노당) 노회찬 사무총장이 최근 조선일보 노조 초청강연에서 한 발언으로 비난이 일자 “강연 취지를 왜곡하는 비이성적 비난을 자제하라”며 재야를 오히려 비판하고 나섰다.

    노총장은 5월11일 조선일보 본사에서 노조원 70여명을 상대로 한 강연에서 자신을 “중학교 때부터 조선일보를 봐온 30년 독자”라고 소개한 뒤 “동의하든 하지 않든 조선일보의 논조는 내가 알고 있어야 하기 때문에 볼 필요가 있고, 품질에서도 제일 낫다는 생각에 조선일보를 보고 있다”고 추켜세웠다. 또 민노당이 조선일보와 공식 인터뷰를 하지 않기로 한 것에 대해 “비정상적이고 부자연스러운 관계”라며 “쌍방이 더 적극적이고 좋은 관계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에 공감한다”고 말했다.

    이 소식이 알려지면서 ‘안티조선운동’을 벌여온 이들의 항의가 잇따랐다. 민노당 인터넷 홈페이지에는 “노총장을 출당시켜라” “시민사회를 테러한 노회찬” “다음 선거 때 봅시다” 등 네티즌들의 불만이 쏟아졌다. 또 ‘오마이뉴스’ ‘프레시안’ 등 인터넷 신문들도 이 내용을 비판적으로 다루며 관심을 보였다.

    그러나 노총장은 자신 발언의 애초 목적은 제대로 언급하지 않고 일부 ‘덕담’ 수준의 말만 문제삼는 점을 안타까워했다. 5월17일 ‘주간동아’와 한 전화 인터뷰에서 “재야에서 안티조선운동을 벌였던 이유는 조선일보가 사실을 임의대로 잘라 편집 보도한다고 여겼기 때문이다”며 “미워하면 오히려 닮는다고 그런 행태를 닮아가는 비이성적 재야도 문제다”고 말했다.

    그는 “민노당이 미국을 반대한다고 했을 때 부시 정부의 대외정책을 반대하는 것이지 그 나라의 역사와 문화를 반대하는 게 아니듯, 조선일보를 반대한다고 해서 발행부수와 사세를 부인할 수는 없지 않느냐”고 덧붙였다.



    이번 강연 참석에 대해 당내에서 “악용될 소지가 있다”며 말리는 이들이 있었지만 노총장은 “조선일보가 보도를 통해 민노당을 의도적으로 죽이려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직접 가서 변화를 촉구하고 싶었다”고 한다. 실제 강연의 내용도 조선일보의 변화 필요성과 언론개혁에 대한 민노당의 의견 등이 중심이었다.

    그러나 당내에서는 노총장의 발언이 구설에 오르자 “노조 강연이므로 자체가 문제 될 것은 없지만 덕담이라 해도 굳이 그렇게 조선일보를 추켜세울 필요가 있었느냐”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전경련 부회장, 미국 헤리티지재단의 한국정세담당관 등 보수진영과의 잇따른 만남, 취중 인터뷰 등으로 화제를 몰고 다니는 노총장의 다음 행보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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