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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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드슨즈 베이 너마저도…”

캐나다 336년 장수 회사 미국 자본에 넘어가 … ‘국민기업 그 이상’의 존재 사람들 충격

  • 밴쿠버=황용복 통신원 facebok@hotmain.com

    입력2006-02-28 17:4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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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드슨즈 베이 너마저도…”
    “허드슨즈 베이 너마저도…”

    토론토의 한 쇼핑몰에서 크리스마스 시즌 쇼핑을 하는 캐나다인들(오른쪽). 몬트리올에 있는 ‘더 베이’ 백화점.

    캐나다에는 창업한 지 335년에 이르는 장수기업 ‘허드슨즈 베이 회사(Hudson’s Bay Company·이하 베이회사)’가 있다. 이 회사의 업종은 유통업. 캐나다 전국에 백화점을 비롯한 대형소매점 체인을 거느리고 있다. 점포 수는 총 550개, 2005년도 매출은 약 70억 캐나다달러(약 5조8872억원)다.

    그런데 캐나다의 손꼽히는 대기업인 베이회사의 경영권이 곧 미국 자본에 넘어가게 됐다. 베이회사는 지난 몇 해 동안 경영에서 고전하다가 어느 날 미국 자본가가 대주주로 등장했다. 이 대주주는 지난해 10월 자신의 지분(19%)을 공개하고 주식을 더 사 모아 완전한 경영권을 쥐겠다고 발표했다.

    ‘큰손’의 이름은 게리 주커. 미국 경제잡지 ‘포브스’는 2004년 그를 미국에서 346번째 부자로 순위를 매겼다. 주커는 미국에서도 이름이 거의 알려지지 않은 ‘시골 부자’다. 그는 2월24일까지 베이회사 지분의 3분의 2를 매입하겠다고 밝혔고, 현재까지 별다른 장애 없이 일이 진전되고 있다.

    최근의 유통업 분야의 환경 격변에 맞춰 베이회사도 다방면의 변신을 시도했다. 백화점 체인인 ‘더 베이(the Bay)’의 이미지를 전통적인 고가·사치품 위주에서 대중적인 눈높이로 낮추고, 별도로 일용품 할인점 체인인 ‘젤러스’를 개설했으며, 주방기구 등 가정용 내구재 전문체인인 ‘홈 아웃피터’를 전개하기도 했다. 하지만 부유층 소비자들은 디자이너 의상실을 비롯한 전문점으로 몰리고 나머지 소비자들은 값싸고 상품 구색이 다양한 신흥 일용품 체인으로 몰리는 양극화 상황에서 더 베이는 설 자리를 잃었다. 이 회사가 새로 차린 일용품 할인점 체인들도 월마트 등 경쟁사들 속에서 버텨낼 수 없었다.

    미국 ‘시골 부자’ 게리 주커가 접수



    캐나다 대기업의 경영권이 미국 자본으로 넘어가는 것은 워낙 흔한 일이라 이 나라 사람들에게 별다른 느낌을 주지는 않는다. 그러나 베이회사의 경우는 다르다. 이 회사는 ‘국민기업 그 이상’의 존재이기 때문이다.

    베이회사는 신대륙에서의 모피교역 사업을 위해 1670년 영국 런던에서 창업됐다. 1600년대 초 오늘날의 캐나다에 프랑스인들이 처음 이주해 모피교역을 벌여 재미를 보자 당시 영국 왕의 사촌이던 루퍼트 왕자가 상인들의 돈을 모아 합자회사로 이 회사를 차렸다. 모피교역이란 담요, 식칼, 주전자 등 유럽산 공산품을 북아메리카로 갖고 와 원주민들에게 팔고, 대금으로 야생동물 모피를 받아 이를 유럽에 되파는 비즈니스.

    당시의 유럽국들은 해외 식민지 개척(혹은 수탈)에 정부가 직접 나서지 않고 기업에 맡겼다. 베이회사도 자신의 모피교역 권역 내에 있는 원주민을 지배할 의사 없이 경제적 목적으로 본국의 임직원을 현지에 파견했다. 베이회사가 새 사업권역을 선점하기 위해 끊임없이 캐나다의 서부로 진출한 것은 결과적으로 미지의 내륙 세계에 대한 탐사였다. 위니펙, 캘거리, 에드먼턴 등 캐나다 서부의 많은 도시들이 모피교역소를 핵으로 해 그 주변에 생겨났다.

    19세기 후반 모피교역이 사양길로 접어들고, 같은 무렵 캐나다 서부에 유럽인의 신규 정착촌이 늘어갔다. 이 같은 변화에 맞춰 베이회사도 백화점 업체로 변신했다. 1980년 대 말까지만 해도 더 베이는 경쟁업체 이튼과 함께 전국망을 갖춘 양대 백화점으로 캐나다 국민들에게 ‘꿈의 궁전’ 구실을 했다.

    게리 주커가 더 베이의 경영권을 장악하려는 것은 이 회사 소유의 부동산, 즉 캐나다 대도시 요지에 있는 매장의 부동산 가치 때문으로 보인다. 이로 인해 캐나다인들은 게리가 기존 간판을 모두 내리고 부동산을 하나씩 다른 유통업체에 팔아 치우는 최악의 시나리오로 갈 것을 우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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