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비스 프레슬리와 마돈나(아래).
‘Hung up’은 지난해 12월, 빌보드 싱글 차트에도 7위까지 올랐는데 여기서 한 가지 재미있는 논란이 생겼다. 논란은 ‘빌보드’지가 ‘Hung up’이 마돈나의 36번째 TOP 10 히트 싱글로, 이로써 그녀가 엘비스 프레슬리의 기록과 동률을 이루었다고 발표하면서 촉발됐다. 프레슬리 측은 즉각 프레슬리의 TOP 10 히트 싱글은 36개가 아니라 38개로 동률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여기에는 해석상의 논란이 존재하는데, 그것은 1950년대 프레슬리의 TOP 10 히트 싱글 중 두 개가 이른바 더블 A-사이드 싱글이기 때문이다. 프레슬리는 1956년 ‘Don’t be cruel/Hound dog’과 58년 ‘Don’t/I beg of you’를 싱글 차트 정상에 올려놓았는데, 여기서 싱글의 숫자로만 따지면 36개가, 싱글에 수록된 두 곡을 따로 계산하면 38개가 되는 것이다.
논란은 끝나지 않았지만 따로 셈하는 것이 옳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사실 36개인지 38인지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 다만 그만큼 정교하고 정확한 기록이 존재한다는 것이 부럽고, 그 기록을 놓고 벌이는 논란이 흥미로울 뿐이다.
우리는 참 기록에 약하다. 우리 가요계는 50, 60년대는 고사하고 80, 90년대의 정확한 기록도 없다. 이대로라면 살아 있는 사람들의 기억에 의존해 그나마 남아 있는 사실들도 머지않아 잊혀질 것이다. 기록하는 것은 가치 있는 일이고, 남겨진 기록은 후대에게 재미를 준다. 우리도 기록의 가치와 재미를 알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