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콘텐츠진흥원이 지난해 발간한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따르면 한국 게임산업의 세계 시장점유율은 7.6%다. 그마저도 아시아 시장 의존도가 70.4%에 달하고, 수출 국가별로 따져보면 중국 시장(34.1%) 비중이 가장 크다. 중국은 게이머 수만 6억 명이 넘는, 미국에 이은 세계 2위의 거대한 게임시장이다.
사드 보복이 잠잠해지길 기다리던 한국 게임산업계는 중국 당국의 또 다른 규제로 된서리를 맞았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청소년의 실내 활동이 늘면서 중국 게임시장은 급속도로 커졌다. 그러자 중국 정부는 2021년 6월 청소년의 게임 중독을 막겠다는 명목으로 게임 이용 시간을 주 3시간으로 제한하는 셧다운 조치에 나섰다. 판호 규제의 후유증을 극복하려던 한국 게임사들은 다시금 중국 시장에서 침체를 겪을 수밖에 없었다.
한국산 게임이 족쇄에 신음하는 사이 중국 게임산업의 상황은 어땠을까. 중국시청각디지털출판협회 산하 게임공작위원회(GPC)의 ‘중국 게임산업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중국 게임시장 매출 규모는 46조60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20.7% 급성장했다. 전체 매출에서 중국 게임사의 비중은 86.2%에 달한다. ‘메이드 인 차이나’ 게임은 해외 시장에서도 선전하고 있다. 2020년 중국산 게임이 해외에서 거둔 매출은 16조80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33.3% 늘었다. 중국산 게임의 해외 판매 비중은 미국과 일본에 이어 한국 시장이 3위(8.8%)다. 한국산 게임이 판호 규제에 가로막혀 성장동력을 잃은 동안, 중국 게임시장은 계속 덩치를 키우고 해외 시장에도 적극 진출한 것이다.
한국산 게임에 규제 철퇴를 휘두르던 중국 당국이 지난해 말 다시 판호를 발행하고 나섰다. 지난해 12월 외자판호를 받은 외국산 게임 44종 가운데 7종이 한국산이었다. 올해 3월에도 5종의 한국산 게임에 외자판호가 발급됐다. 그나마 숨통이 트인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한중관계가 좋다고 평가하기 어려운 시기, 중국이 갑자기 한국산 게임에 판호 발급을 재개한 배경은 무엇일까.
성장을 거듭하던 중국 게임시장은 지난해부터 둔화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중국 게임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10%가량 줄었다. 2010년대 이후 급성장한 게임산업이 이례적인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하자 중국 당국이 시장 활성화 대책을 내놓은 것으로 보인다. 한국 게임사를 특별히 배려해 문호를 개방한 게 아니라, 자국 게임시장의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차원에서 새로운 콘텐츠 확보에 나선 것이다. 중국으로선 자국 게임의 경쟁력이 이미 탄탄해졌다는 판단도 했을 것이다. 중국산 모바일 게임은 2021년 세계 시장 매출 톱 10에 4개나 이름을 올렸다. 당시 한국 게임은 10위 안에 포함되지 못했다. 중국산 게임은 한국 시장에서도 기염을 토하고 있다. 지난 한 해 주요 애플리케이션(앱) 마켓에서 사용자 수가 가장 많이 증가한 앱이 바로 중국계 업체 하비의 게임인 ‘탕탕특공대’다.
한한령 이후 모처럼 열린 중국 게임시장 상황은 녹록지 않다. 중국 당국의 판호가 언제까지 안정적으로 발급될지 장담할 수 없다. 한국 게임이 규제 철퇴를 맞고 후퇴한 사이 경쟁력을 키운 중국 게임과의 경쟁도 과제다. K-게임이 중국 시장에서 다시금 한류 열풍 주역으로 자리매김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3월 중국 당국으로부터 외자판호를 발급받은 넥슨게임즈의 게임 ‘블루 아카이브’. [넥슨게임즈 제공]
中 사드 배치 보복, 게임 셧다운 이중고
최근 몇 년 동안 한국 게임은 주된 수출처인 중국 시장에서 큰 타격을 입었다. 중국 당국이 한국의 사드(THAD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대한 보복 조치로 2017년 한한령(限韓令)에 나서면서 판호(版號) 발급을 중단했기 때문이다. 중국은 자국에서 출시되는 게임을 일종의 인허가권인 판호로 규제한다. 중국 기업의 경우 ‘내자판호’, 외국 기업은 ‘외자판호’를 받지 못하면 중국 시장에서 게임을 유통할 수 없다. 2018~2019년 한국 기업이 만든 게임은 중국 당국으로부터 판호를 받지 못했다.사드 보복이 잠잠해지길 기다리던 한국 게임산업계는 중국 당국의 또 다른 규제로 된서리를 맞았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청소년의 실내 활동이 늘면서 중국 게임시장은 급속도로 커졌다. 그러자 중국 정부는 2021년 6월 청소년의 게임 중독을 막겠다는 명목으로 게임 이용 시간을 주 3시간으로 제한하는 셧다운 조치에 나섰다. 판호 규제의 후유증을 극복하려던 한국 게임사들은 다시금 중국 시장에서 침체를 겪을 수밖에 없었다.
한국산 게임이 족쇄에 신음하는 사이 중국 게임산업의 상황은 어땠을까. 중국시청각디지털출판협회 산하 게임공작위원회(GPC)의 ‘중국 게임산업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중국 게임시장 매출 규모는 46조60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20.7% 급성장했다. 전체 매출에서 중국 게임사의 비중은 86.2%에 달한다. ‘메이드 인 차이나’ 게임은 해외 시장에서도 선전하고 있다. 2020년 중국산 게임이 해외에서 거둔 매출은 16조80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33.3% 늘었다. 중국산 게임의 해외 판매 비중은 미국과 일본에 이어 한국 시장이 3위(8.8%)다. 한국산 게임이 판호 규제에 가로막혀 성장동력을 잃은 동안, 중국 게임시장은 계속 덩치를 키우고 해외 시장에도 적극 진출한 것이다.
한국산 게임에 규제 철퇴를 휘두르던 중국 당국이 지난해 말 다시 판호를 발행하고 나섰다. 지난해 12월 외자판호를 받은 외국산 게임 44종 가운데 7종이 한국산이었다. 올해 3월에도 5종의 한국산 게임에 외자판호가 발급됐다. 그나마 숨통이 트인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한중관계가 좋다고 평가하기 어려운 시기, 중국이 갑자기 한국산 게임에 판호 발급을 재개한 배경은 무엇일까.
지난해 국내 이용자 수가 급증한 중국계 게임사 하비의 ‘탕탕특공대’. [하비 제공]
한국 게임 사전예약에 中 게이머 높은 관심
판호를 발급받은 게임이라 해도 중국 시장에서 바로 유통되는 것은 아니다. 외국산 게임이 중국에서 정식 유통되려면 6개월에서 1년까지 시간이 추가로 소요된다. 지난해 말 판호를 받은 한국산 게임이 아직 중국에서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한 이유다. 그럼에도 국내 게임업계는 판호 발급이라는 물이 들어오자 일단 힘차게 노를 젓고 있다. 본격적인 출시에 앞서 현지 배급사와 연계한 사전예약, 소프트론칭에서 한국 게임은 중국 게이머들로부터 큰 관심을 받았다.한한령 이후 모처럼 열린 중국 게임시장 상황은 녹록지 않다. 중국 당국의 판호가 언제까지 안정적으로 발급될지 장담할 수 없다. 한국 게임이 규제 철퇴를 맞고 후퇴한 사이 경쟁력을 키운 중국 게임과의 경쟁도 과제다. K-게임이 중국 시장에서 다시금 한류 열풍 주역으로 자리매김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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