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3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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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엄 펫 영양제 뜬다

[Pet♥ Signal] 식품·제약 기업들의 블루오션 미래 먹거리로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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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현숙 기자

    life77@donga.com

    입력2023-05-23 10: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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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네 살 된 몰티즈를 키우는 집사다. 개나 고양이의 경우 3세가 넘으면 치주질환 발생률이 80%라는 이야기를 듣고 얼마 전부터 장과 구강 건강에 좋다는 가루 타입의 유산균을 먹이고 있다. 나 역시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유산균을 먹는데, 이때 몰티즈에게도 사료에 유산균 가루를 섞어서 준다. 강아지가 양치를 싫어해 구취가 많이 나는 편이었는데, 한 달 정도 먹이니 입 냄새가 확연히 줄었고 대변 상태도 좋아졌다.

    국내 반려동물 인구 1500만 명 시대.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여기는 ‘펫팸족(Pet+Family)’이 늘면서 반려동물의 건강관리에 도움이 되는 고품질 펫 영양제 시장이 크게 성장하고 있다. 사람도 섭취 가능한 고품질 원료가 함유된 프리미엄 펫푸드가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다.

    글로벌 시장조사 전문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펫푸드 시장 규모는 2020년 1조3000억 원을 넘었고, 2021년 2조 원에 육박할 만큼 성장했다. 업계는 2027년 6조 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유로모니터의 ‘2022 국내 펫 영양제 시장’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반려동물 영양제 시장 규모는 224억 원이었고, 올해 250억 원까지 커질 전망이다.

    일동후디스, 대상 등 식품기업은 물론 종근당바이오, 광동제약 같은 제약바이오업계에서도 펫 영양제 시장은 블루오션으로 떠올랐다. 유산균, 비타민, 산양유단백 등 각 기업의 특장점이 녹아든 펫 영양제를 선보이며 시장 선점에 적극 나서고 있다.

    펫 시장 도전장 낸 일동후디스와 대상

    2003년 국내 최초로 산양분유 ‘후디스 산양유아식’을 선보인 일동후디스는 2020년 산양유단백을 활용한 단백질 보충제 ‘하이뮨 프로틴 밸런스’를 출시해 인기를 모으고 있다. 산양유에 관한 차별화된 노하우를 가진 일동후디스는 올해 4월 산양유가 함유된 프리미엄 펫 영양제 브랜드 ‘후디스펫’을 출시하며 펫 시장에 진출했다. 후디스펫은 관절·장·면역·눈 케어 등 4종류로 구성됐으며, 모든 제품에는 소화 흡수가 잘 되는 산양유단백과 장 건강을 위한 유산균, 긴장을 완화하는 테아닌 성분이 들어 있다. 100% 휴먼그레이드를 원료를 사용하고 휴먼그레이드 시설에서 생산된다.



    청정원·미원·종가 등 식품 브랜드를 보유한 대상그룹도 2월 반려동물 관련 사업을 위해 ‘대상펫라이프’를 설립했다. 대상 관계자는 “‘반려동물의 삶을 건강하게 하는 기업’을 비전 삼아 다양한 식품류를 만들면서 쌓아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건강기능식품, 사료, 간식, 케어용품, 일상용품 등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전했다. 온라인을 중심으로 사업을 전개할 예정이며, 2027년까지 매출액 1000억 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라비벳·견옥고·임팩타민펫… 효자 상품 되나

    제약업계에서도 반려동물 영양제가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기존 브랜드의 특징을 녹여 반려동물 전용으로 선보이는 전략이 주로 사용된다. 종근당건강의 인기 프로바이오틱스 건강기능식품 ‘락토핏’의 원료를 생산하는 종근당바이오는 2019년 반려동물 유산균 브랜드 ‘라비벳’을 론칭했다. 최근 유로모니터가 조사한 국내 반려동물 유산균 영양제 시장에서 판매 1위를 차지해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시장점유율은 24%를 기록했고, 2위 브랜드와는 5.3%p 점유율 차이를 보였다. 종근당바이오의 특허 기술인 프롤린 공법을 사용해 유산균의 생존력을 높였으며, 유효기간 내 15억 CFU(균총 형성 단위) 이상 유산균을 보장한다. 장건강&구강, 장건강&피부, 장건강&비뇨기, 장건강&관절 등으로 구성됐다.

    1963년 ‘한방의 과학화’라는 창업 이념 아래 설립된 광동제약은 경옥고, 쌍화탕, 우황청심환 같은 스테디셀러로 유명한 기업이다. 특히 ‘동의보감’에 수록된 경옥고 처방을 대중화한 창업 품목 ‘광동 경옥고’는 인삼, 복령, 생지황, 꿀 4가지 약재를 배합한 후 120시간 동안 증숙 과정을 거쳐 만드는 것이 특징이다. 광동제약은 지난해 3월 그간 쌓아온 천연물·전통원료 노하우를 담아 국내 최초 전통원료 반려견 영양제 브랜드 ‘견(犬)옥고’를 론칭했다. 첫선을 보인 ‘견옥고 활(活)’은 숙지황·복령 농축액과 홍삼 농축액, 아카시아벌꿀을 주원료로 사용했으며, 면역력과 관절 건강에 도움을 준다. 6월에는 종합영양제 ‘견옥고 본(本)’, 장건강과 면역기능을 위한 ‘견옥고 장(匠)’을 출시했고, 9월에는 ‘반려견의 위장을 편안하게 한다’는 콘셉트로 4가지 주성분에 프리미엄 생유산균 19종과 프락토올리고당을 배합한 ‘견옥고 안(安)’을 선보였다. 광동제약은 반려동물을 위한 착한 활동에도 열심이다. 5월부터는 제주 지역 유기견·유기묘의 건강 케어 및 생활환경 개선 지원을 통해 유기동물의 행복을 찾아주는 ‘YES(Your Energetic Supporters) 프로젝트’ 일환으로 반려동물 등록제 알리기에도 나서고 있다.

    종합비타민 ‘임팩타민’을 선보이고 있는 대웅제약은 지난해 11월 반려동물 사업 자회사 ‘대웅펫’을 통해 ‘임팩타민펫 2종(강아지, 고양이)’을 출시했다. 임팩타민의 특징을 반영해 반려동물 전용 비타민으로 개발한 것으로, 활력 증진에 필수인 비타민B 8종(B1, B2, B3, B5, B6, B7, B9, B12)을 한 알에 담았다. 사료 섭취만으로는 부족할 수 있는 비타민A, D, E와 아연 등도 반려동물의 생리적 특성에 맞게 반영했다. 지난해 12월에는 반려동물의 장, 눈, 관절 등 특정 부위나 증상을 집중 케어하는 영양제 브랜드 ‘애니웰’을 론칭해 오메가3와 프로바이오틱스 두 제품을 선보였다. 대웅펫은 휴먼그레이드를 넘어 ‘휴먼스탠더드’를 생산 원칙으로 내세워 업계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원료 선정부터 제품 생산, 품질관리, 영양성분 표시 기준까지 사람이 먹는 건강기능식품에 맞춘 것이다.

    반려동물 영양제 똑똑한 구입 요령

    영양제를 선택할 때 가장 중요한 건 반려동물의 건강 상태다. 반려동물의 건강을 위해 선택한 영양제가 오히려 간이나 신장에 무리를 주기도 한다. 광고를 보고 보호자가 임의로 말 못하는 반려동물의 증상을 판단해 무턱대고 구입해 먹이는 행동은 금물. 최인영 러브펫동물병원장은 “평소 다니던 동물병원 수의사에게 문의하거나 간단한 건강검진 후 영양제를 추천받는 게 현명하다”고 조언했다.

    4월 일동후디스가 출시한 프리미엄 펫 영양제 브랜드 ‘후디스펫’(왼쪽). 최근 반려동물 유산균 영양제 시장에서 판매 1위를 차지한 종근당바이오의 ‘라비벳’. [일동후디스 제공, 종근당바이오 제공]

    4월 일동후디스가 출시한 프리미엄 펫 영양제 브랜드 ‘후디스펫’(왼쪽). 최근 반려동물 유산균 영양제 시장에서 판매 1위를 차지한 종근당바이오의 ‘라비벳’. [일동후디스 제공, 종근당바이오 제공]



    강현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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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주간동아 강현숙 기자입니다. 재계, 산업, 생활경제, 부동산, 생활문화 트렌드를 두루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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