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내내 이어진 주식, 채권, 부동산 가격 하락은 투자심리를 얼어붙게 만들었다. 특히 하반기부터 장단기 금리 역전이 지속되면서 경기침체와 불황의 공포가 더해졌다. 많은 전문가가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은 경기불황의 신호탄이라며 경고한다. 다가올 경기침체에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개중에는 이미 불황이 도래했다고 말하는 전문가도 있다.
금리결정이론에 따르면 장기채권 금리는 미래 단기채권 금리에 대한 예상치의 평균과 기간 프리미엄의 합이다. 단기채권 금리 예상치는 통화정책에 대한 시장 참가자의 전망이 반영된다. 기간 프리미엄은 ‘단기채권 대비 장기채권을 보유하는 데 따르는 위험에 대한 보상’을 의미한다. 기간 프리미엄은 다양한 요소의 영향을 받는데 물가상승위험이 가장 중요하다. 더 나아가 최근에는 주요국의 물가 상황이나 양적완화, 양적긴축, 안전자산 선호 수준 등에 기인한 채권 수급 요인이 기간 프리미엄의 중요 결정 요인으로 부상하고 있다.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은 크게 두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먼저 향후 경기 둔화가 예상돼 기준금리 인하가 기대되면 장기 금리가 낮아져 단기 금리와 역전되는 경우다. 기준금리 인하가 예상되지 않더라도 기간 프리미엄이 낮아지거나 음의 값을 가지면 장단기 금리 역전이 발생할 수 있다.
장단기 금리 역전이 경기침체를 선행하는 원인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그럼에도 장단기 금리 역전 이후 경기침체가 발생해온 것은 사실이다. 개인투자자 입장에서 중요한 점은 경기침체 신호가 나타난 와중에도 투자자산 손실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두 번째 질문은 “장단기 금리 역전 이후 경기침체까지 얼마나 걸릴까”다. 일반적으로 경기침체는 ‘국내총생산(GDP)이 연속으로 2분기 이상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때’로 정의된다. 하지만 침체에 대한 전미경제연구소(NBER)의 전통적 정의는 ‘경제활동에서 의미 있는 하락이 경제 전반에 퍼져 있고 몇 달 이상 지속되는 상황’을 말한다. 경제활동 하락의 깊이, 범위, 지속 기간 등 세 가지 기준이 일정 수준으로 충족되는지가 핵심이다.
한 기준에서 극단적 상황이 발생하는 경우 경기침체로 보기도 한다. 가령 2020년 2월은 경제활동 감소폭이 매우 크고 파장도 커 경기침체로 분류됐다. 이외에도 NBER이 경기 하락을 확인하기 위해 사용하는 지표는 개인 실질소득, 고용, 개인 실질소비지출, 도소매판매, 산업 생산 등 다양하다. 지표별 가중치에 대한 별도의 규정은 없다.
NBER의 경기침체 발표가 실제 경기침체 시작보다 6개월 이상 늦다는 점도 문제다. NBER의 침체 선언을 투자에 이용하기엔 어려움이 있는 것이다. 때로는 경기침체가 끝난 후 NBER이 침체를 인정하는 발표를 하기도 한다. NBER이 공식적으로 침체기라고 표명하지 않았던 기간에도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이 발생하기도 했다.
많은 이가 오해하듯이, 경기침체를 주가 하락의 동의어로 보기는 어렵다.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폴 크루그먼 미국 뉴욕시립대 교수는 2020년 “당신이 경제가 주가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할 때 3가지 규칙을 기억하기 바란다”며 “첫째, 주식시장은 경제가 아니다. 둘째, 주식시장은 경제가 아니다. 셋째, 주식시장은 경제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미국 국채 지수는 장단기 금리 역전이 발생한 후 경기침체가 끝날 때까지 전부 수익을 기록했다. 4~21%로 상승률은 차이가 있지만, 성장이 꺾인 적은 없다. 투자자 사이에서 호불호가 갈리는 자산인 금의 경우는 어떨까. 금은 장단기 금리 역전이 발생한 후 침체가 끝날 때까지 두 차례 가격이 하락했다. 나머지 4번은 상승했고 1978년 8월(215%)과 2006년 6월(42%)에는 가격이 급등했다. 침체 시작 후 종료까지는 손실 3번, 상승 3번이었다. 현금성 자산인 단기채(T-Bill)는 손실이 아예 없었다. 특히 1978년과 1980년은 고(高)인플레이션 시기로 단기채 지수 수익률이 19%, 26%로 높았다.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 이후 발생할 경기침체를 막연히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투자에 자신 없는 초보 투자자라면 움직임이 다른 자산에 분산해 투자하기만 해도 안전하게 이 시기를 지나갈 수 있다.
금리 역전, 경기침체 신호탄
장단기 금리 역전은 장기국채 금리가 단기국채 금리보다 낮아지는 현상을 말한다. 은행 예금은 6개월 만기 상품보다 2년 만기 상품의 금리가 더 높다. 국채 역시 장기채권의 금리가 단기채권의 금리보다 높은 것이 상식적이다. 그런데 때로는 장기채권 금리가 단기채권 금리보다 낮아지는 ‘금리 역전 현상’이 발생한다. 미국의 경우 1976년 이후 장단기 금리가 역전되면서 경기침체가 찾아왔다. 장단기 금리 역전이 경기침체 신호탄으로 불리는 이유다. 이에 지난해 시작된 금리 역전 현상에 투자자들이 긴장하고 있다.금리결정이론에 따르면 장기채권 금리는 미래 단기채권 금리에 대한 예상치의 평균과 기간 프리미엄의 합이다. 단기채권 금리 예상치는 통화정책에 대한 시장 참가자의 전망이 반영된다. 기간 프리미엄은 ‘단기채권 대비 장기채권을 보유하는 데 따르는 위험에 대한 보상’을 의미한다. 기간 프리미엄은 다양한 요소의 영향을 받는데 물가상승위험이 가장 중요하다. 더 나아가 최근에는 주요국의 물가 상황이나 양적완화, 양적긴축, 안전자산 선호 수준 등에 기인한 채권 수급 요인이 기간 프리미엄의 중요 결정 요인으로 부상하고 있다.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은 크게 두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먼저 향후 경기 둔화가 예상돼 기준금리 인하가 기대되면 장기 금리가 낮아져 단기 금리와 역전되는 경우다. 기준금리 인하가 예상되지 않더라도 기간 프리미엄이 낮아지거나 음의 값을 가지면 장단기 금리 역전이 발생할 수 있다.
장단기 금리 역전이 경기침체를 선행하는 원인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그럼에도 장단기 금리 역전 이후 경기침체가 발생해온 것은 사실이다. 개인투자자 입장에서 중요한 점은 경기침체 신호가 나타난 와중에도 투자자산 손실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장단기 금리 역전 13개월 후 침체?
첫 번째 질문은 “장단기 금리차에서 어떤 금리를 보는 게 맞을까”다. KDB산업은행이 2019년 발표한 ‘미 장단기 금리 역전현상 점검’ 보고서에 따르면 시장은 10년물 국채금리(10년물)와 2년물 국채금리(2년물) 차를 주목하는 반면, 중앙은행은 10년물과 3개월물 국채금리(3개월물) 차에 주목한다. 문제는 지난해 4월의 경우 두 지표의 방향이 반대로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자연스레 어느 지표가 중요한지에 대한 질문이 따라온다. 10년물과 2년물의 금리차가 중요하다고 할 수도 있고, 어쨌든 두 경우 모두 금리 역전이 발생했으니 현 상황이 심각한 게 아니냐고 볼 수도 있다. 명확한 답은 없는 상황이다.두 번째 질문은 “장단기 금리 역전 이후 경기침체까지 얼마나 걸릴까”다. 일반적으로 경기침체는 ‘국내총생산(GDP)이 연속으로 2분기 이상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때’로 정의된다. 하지만 침체에 대한 전미경제연구소(NBER)의 전통적 정의는 ‘경제활동에서 의미 있는 하락이 경제 전반에 퍼져 있고 몇 달 이상 지속되는 상황’을 말한다. 경제활동 하락의 깊이, 범위, 지속 기간 등 세 가지 기준이 일정 수준으로 충족되는지가 핵심이다.
한 기준에서 극단적 상황이 발생하는 경우 경기침체로 보기도 한다. 가령 2020년 2월은 경제활동 감소폭이 매우 크고 파장도 커 경기침체로 분류됐다. 이외에도 NBER이 경기 하락을 확인하기 위해 사용하는 지표는 개인 실질소득, 고용, 개인 실질소비지출, 도소매판매, 산업 생산 등 다양하다. 지표별 가중치에 대한 별도의 규정은 없다.
통상적으로 NBER이 경기침체 판정을 내리는 시기는 침체가 시작되고 6~10개월이 지난 후다. NBER은 1978년 이후 6차례 공식적으로 경기침체를 선언했다(표1 참조). 이 경우 장단기 금리 역전이 발생하고 경기침체가 시작되기까지 평균 13개월이 걸렸다. 다만 장단기 금리 역전이 시작되고 13개월 후 경기침체가 시작된다고 말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소요 기간이 6~18개월로 다양하고 발생 횟수가 적어 통계적 의미가 약하기 때문이다.
NBER의 경기침체 발표가 실제 경기침체 시작보다 6개월 이상 늦다는 점도 문제다. NBER의 침체 선언을 투자에 이용하기엔 어려움이 있는 것이다. 때로는 경기침체가 끝난 후 NBER이 침체를 인정하는 발표를 하기도 한다. NBER이 공식적으로 침체기라고 표명하지 않았던 기간에도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이 발생하기도 했다.
세 번째 질문은 “장단기 금리 역전 이후 주가가 하락했는가”다. 경기침체기였던 6번의 장단기 금리 역전 이후 미국 주가지수의 움직임을 살펴보자. 금리 역전 이후 경기침체 시작까지 주가가 빠졌던 경우는 3번이다(표2 참조). 나머지 경우는 지수가 8%, 18%, 20% 상승했다. 경기침체 시작 후 침체가 끝나기까지 주가가 하락한 경우 역시 3번이다. 역전 이후 침체 종료까지 기간을 보면 주가가 하락한 경우는 2번으로 줄어든다. 최근의 신호가 발생했던 2022년 7월 6일 이후 2023년 5월 15일까지 S&P500 지수는 8% 상승했다.
많은 이가 오해하듯이, 경기침체를 주가 하락의 동의어로 보기는 어렵다.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폴 크루그먼 미국 뉴욕시립대 교수는 2020년 “당신이 경제가 주가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할 때 3가지 규칙을 기억하기 바란다”며 “첫째, 주식시장은 경제가 아니다. 둘째, 주식시장은 경제가 아니다. 셋째, 주식시장은 경제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침체기에 오르는 자산은?
네 번째 질문은 “경기침체기에 오르는 자산이 있는가”다. 사람들이 장단기 금리 역전을 염려하는 이유는 투자금에 손실이 발생할까 두려워서다. 실제로 미국 주식은 1980년 9월과 2000년 2월 장단기 금리 역전 이후 경기침체가 끝날 때까지 각각 –15%, -16% 하락했다. 나머지 4번의 경기침체기 때 지수가 상승한 만큼 장단기 금리 역전을 마냥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다만 다양한 자산의 성격을 공부한다면 투자금 손실 가능성을 최소화할 수 있다.미국 국채 지수는 장단기 금리 역전이 발생한 후 경기침체가 끝날 때까지 전부 수익을 기록했다. 4~21%로 상승률은 차이가 있지만, 성장이 꺾인 적은 없다. 투자자 사이에서 호불호가 갈리는 자산인 금의 경우는 어떨까. 금은 장단기 금리 역전이 발생한 후 침체가 끝날 때까지 두 차례 가격이 하락했다. 나머지 4번은 상승했고 1978년 8월(215%)과 2006년 6월(42%)에는 가격이 급등했다. 침체 시작 후 종료까지는 손실 3번, 상승 3번이었다. 현금성 자산인 단기채(T-Bill)는 손실이 아예 없었다. 특히 1978년과 1980년은 고(高)인플레이션 시기로 단기채 지수 수익률이 19%, 26%로 높았다.
미국 주식, 미국 국채, 금, 단기채 등 4개 자산의 경기침체 시기별 움직임을 비교해보면 매번 다른 모습을 보인다. 다만 4개 자산에 투자금을 동일하게 나눠 놓기만 해도 손실폭이 상당히 줄어든다. 역사가 500년도 넘은,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자산배분 방식인 영구 포트폴리오는 주식, 국채, 금, 단기채에 균등한 비율로 투자금을 나누는 투자법이다. 이런 단순한 자산배분만으로도 지난 6번의 경기침체기를 큰 손실 없이 지나갈 수 있었다(표3 참조).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 이후 발생할 경기침체를 막연히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투자에 자신 없는 초보 투자자라면 움직임이 다른 자산에 분산해 투자하기만 해도 안전하게 이 시기를 지나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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