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산화단층촬영(CT) 검사는 해부학적 상태를 단층으로 찍어 병변 부위를 파악한다.
암 발생률뿐만 아니라 암환자의 생존율 역시 증가하고 있다. 1993~97년 암환자의 5년 생존율은 41.7%에 그쳤지만 1998~2002년엔 46.3%로 증가했다. 이처럼 새로운 암환자뿐 아니라 암으로 진단받은 사람들의 치료성적이 좋아지면서 암환자 수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암 검진이 매우 중요해졌는데, 개인 상황에 맞는 검진을 해야 한다. 즉 암 진단을 받은 적이 없는 건강한 사람에겐 조기 진단을 위한 검진이 필요하고, 암을 치료받은 사람에겐 재발과 이차 암에 대한 조기검진 프로그램이 필요한 것이다.
[암 검진이란?]
보건복지부의 2007년 국민 암 검진 수검률 조사 결과에 따르면, 5대 암(위암, 간암, 대장암, 유방암, 자궁경부암)에 대한 수검률은 47.5%로 2명 중 1명꼴로 검진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4년 동안 우리 국민의 암 검진 수검률은 2004년 38.9%, 2005년 40.3%, 2006년 43.0%로 해마다 증가했다. 그러나 암 검진 제도를 시행하는 정부와 시행받는 국민, 검진 업무를 수행하는 의료진 사이에는 서로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부분이 있다.
1) 검진과 진단은 다른 용어
암 검진은 증상이 없더라도 혹시 암이 있을지 모르니 여러 검사법을 통해 신체검사를 하는 것이다. 반면 암 진단은 조직검사를 통해 형태학적으로 암이 있음을 확인하는 것이다. 즉 일차적으로 암 검진을 해 신체 상태를 조사한 다음, 암 발병이 의심되거나 암의 전기 단계로 추정되는 부위가 관찰되면 조직검사를 통해 진단하는 것이다. 따라서 암 검진은 어느 부위를 조직검사할 것인지 사전 스크리닝(선별검사)하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자기공명영상(MRI) 촬영은 암의 병기(病期)나 전이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주로 시행된다.
암 검진은 목적이 분명해야 하고, 신체 어느 부위를 어떻게 검사할 것인지도 명확해야 한다. 따라서 정기적인 일반 건강검진과는 다르게 진행된다. 암 초기 단계엔 대부분 증상이 없으며, 있더라도 증상이 특이하지 않아 다른 질환과의 구분이 매우 어렵다. 뿐만 아니라 암은 원발암, 전이암 모두 머리카락을 제외한 신체 어느 부위에서든 생길 수 있으므로 검진 부위를 명확히 정하기 힘들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건강검진 제도를 일반 건강검진과 암 검진으로 구분해 시행하도록 했다. 또한 암 검진 대상자의 선정기준, 검진 항목과 방법을 개선하려 노력하는데 여전히 실무상 문제점이 존재한다. 실제로 기술·경제적 관점에서 볼 때 신체의 모든 부위를 검사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인종, 성별, 나이, 생활습관, 식이습관 등에 따라 다른 암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세계 각국은 자기 나라에서 가장 흔한 암을 검진 대상으로 선정하는 게 일반적이다. 우리나라는 위암, 폐암, 간암, 대장암, 유방암, 자궁경부암 등을 검진 대상 암종으로 선정하고 있다. 따라서 이들 암종에 대한 검진을 받더라도 다른 암의 검진은 받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아둬야 한다.
또한 암 치료 후의 재발이나 이차 암 발생 여부를 확인하는 검진에서도 같은 맹점이 있다. 신체 모든 부위를 조사할 수 없으므로, 처음 진단된 암이 가장 전이를 잘하는 부위를 집중적으로 검사하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드물게 전이가 나타나는 장기에서 암이 재발할 땐 진단이 용이하지 않다.
이와 같이 신체 모든 부위를 검사할 수는 없으므로 일반적인 기준에다 개인별로 가족력 등 위험인자가 있는 경우 그 부분을 추가 시행하는 맞춤 검진이 필요하다. 암 검진의 실제적인 측면은 검진을 통해 모든 암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국민 정서와는 거리가 있는 것이다.
[조기 진단이 필요한 까닭]
암 검진은 일반적으로 신체 이상이나 증상이 없고 스스로 건강하다고 생각될 때 검사를 받음으로써 병을 조기에 발견해 치료율을 높이고자 하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암을 불치병으로 여기는 이유는 치료가 가능한 초기에 병원을 찾지 않고 이미 암이 진행돼 증상이 나타날 때 병원에 오기 때문이다. 이때는 수술로 제거할 수 없을 만큼 암이 커졌거나 다른 조직으로 전이된 경우가 많다.
반면 암이 조기에 진단될 땐 적절한 치료를 통해 암으로 인한 사망을 줄일 수 있다. 특히 우리 국민에게 흔한 위암, 간암, 대장암, 유방암, 자궁경부암 등은 비교적 쉽게 검진받을 수 있으며, 조기에 치료받으면 대부분 완치할 수 있다. 아울러 암의 전단계에서 발견될 경우는 예방 차원에서 암 발생을 감소시킬 뿐 아니라 암이 발생하더라도 즉각적인 치료가 가능하다.
위암의 경우 조기에 진단되면 90% 이상 완치될 수 있으며, 대장암과 자궁경부암은 내진과 내시경 검사로 조기 진단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암의 전단계 병변을 발견해 치료함으로써 암 발생 자체를 줄일 수 있다. 유방암도 조기 진단만 하면 유방 모양을 유지하면서 암을 완치할 수 있다. 따라서 암 조기검진은 암 발생과 사망을 줄일 수 있는 중요한 방법이다.
암종별, 검진 주기별로 차이는 있지만 일부 암을 제외하곤 암 검진에 의한 사망 감소 효과는 크다. 위암은 32%, 대장암은 33%, 간암은 37%, 유방암은 35%, 자궁경부암은 70% 정도 사망률을 감소시킬 수 있다.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 검사 모습.
암에 대해선 사실 아는 것보다 모르는 게 더 많다. 암이 왜, 언제 생겼는지, 앞으로 경과가 어떨지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암과 싸워야 한다. 뿐만 아니라 암의 특성은 너무도 다양하다. 암환자 개개인의 암 특성은 사람마다 지문이 다른 것처럼 서로 다를 뿐 아니라, 동일한 환자 몸 안의 암세포도 모두 다른 특성을 가지고 행동한다. 더욱 중요한 것은 암세포가 시시각각 상황에 따라 변신한다는 점이다.
이러한 암의 특성은 조기 진단을 어렵게 할 뿐 아니라 치료를 힘들게 한다. 암세포 하나하나와 각개전투를 벌여야 하는 것이다. 또한 암세포 수가 많아지면 그만큼 상대할 적이 다양해지는 어려움도 있다.
암 검진을 통한 조기 진단은 비교적 암세포가 적은 상태에서 진단해 암이 공격을 개시하기 전에 차단하는 계획이다. 암에 대해 잘 모를 경우 암이 다양한 변신을 하기 전 조치를 취하는 것인데, 여기서 어려운 점은 현재의 의학기술로는 조기 진단에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영상 진단은 암 크기가 1cm 이상일 때 확실한 진단이 가능한데, 이때는 이미 암세포가 1억개 이상 생긴 경우다. 최근 개발된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 검사도 암이 1cm 이상일 때 추적이 용이하며, 암세포가 대사활동을 하지 않고 동면하는 경우엔 이 검사법으로도 발견할 수 없다. 따라서 암 크기가 1cm 이하일 땐 검사를 받더라도 조기 진단이 어렵다는 사실을 알고 암 검진을 받아야 한다.
한 가지 중요한 것은 검진 결과가 이상이 없는 것으로 나오더라도 그것이 앞으로도 암이 생기지 않음을 뜻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검진에서 이상이 없다는 것은 검진 당시 암 확진을 위한 이상 소견이 관찰되지 않았다는 뜻임을 이해해야 한다. 이 말은 암이 작을 경우 현대의학 기술로는 암 확진을 위해 검사가 필요한 부분이 감지되지 못했다는 경우와 검진 때는 이상이 없었으나 이후 암이 생길 수도 있다는 두 가지 의미를 내포한다. 따라서 암의 특성이 개인마다 다르다는 점과 현대의학의 한계를 인식한다면 암 검진이 정확하지 않다는 오해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암 검진, 어떻게 이뤄지나]
1) 의사의 진찰
암 검진은 의사의 진찰을 통해 주된 증상이 있는지 여부를 상담한 뒤, 이학적 검사로 신체 각 부위를 검진받는다. 예를 들면 전신 진찰, 유방·갑상샘·림프절 부위의 촉진검사, 항문을 통한 직장수지 검사 등이 있다. 이러한 진찰과 가족력, 병력 등을 참고해 암 검진을 시행할 부위를 정하게 된다.
2) 영상진단 검사
투시검사 : 내부장기를 검사하기 위해 시행하는 것으로 조영제를 사용해 장기의 모양과 위치, 병변을 검사한다. 위를 검사하기 위한 상부위장조영술, 장 검사를 위한 이중조영바륨관장검사, 췌장과 담도를 위한 내시경적 역행성 담췌관조영술 등이 있다.
전산화단층촬영(CT) : 전산화단층촬영 검사는 해부학적 상태를 단층으로 찍어 병변의 부위를 파악할 수 있다. 따라서 인접 장기, 간, 폐, 림프절로의 전이 여부를 파악하기 위해 시행한다. 주로 뇌, 목, 폐, 복부의 장기를 조사할 때 활용되며 암 확진이 필요한 부위를 찾아낸다.
자기공명영상(MRI) : 암의 병기(病期)나 전이 여부 확인을 위해 시행하는 검사로 특히 뇌, 신경, 근골격계 등의 검사에 유용하다. 그러나 폐, 위, 대장 등과 같이 움직이는 장기의 검사에는 적절하지 않다.
핵의학 검사 : 양전자방출단층촬영, 골 스캔, 갑상샘 스캔 등이 있다. 주로 전이가 의심되나 다른 검사로는 전이 위치를 알기 어려운 경우, 다른 검사로 암과의 감별이 어려운 경우에 시행한다.
3) 종양표지자 검사
종양표지자는 암세포가 만드는 물질로 혈액, 배설물 등에서 검출돼 암의 존재를 알려주는 지표다. 그러나 특정 암을 진단하는 특정 종양표지자는 아직 알려진 게 없으며, 검사를 통해서는 양성인 경우 암세포의 성격이 어떤지, 수술 후 잔존하는 암이 있는지, 재발암이 나타났는지 등을 조사한다.
그러나 종양표지자를 나타내지 않고도 많은 암이 증식하기 때문에 종양표지자 검사만으로 암을 확진하지는 않는다. 표지자가 증가할 경우 조직검사로 암을 확진할 부위를 찾아내는 것이 주된 검사 목적이다.
4) 내시경 검사
신체 부위에 따라 위내시경, 대장내시경, 방광경, 복강경, 기관지내시경 등이 있다. 내시경 검사는 병소 부위가 있다면 이를 직접 관찰하면서 암의 크기와 모양, 위치를 평가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조직검사도 시행할 수 있다. 하지만 검사가 불편해서 위내시경, 대장내시경 외에는 증상이 의심되거나 영상진단 검사에서 이상 소견이 관찰될 때 시행한다.
5) 조직검사
암 진단은 조직에서 암세포를 찾아내는 형태학적인 진단으로만 가능하다. 하나의 신체기관에서도 암은 여러 종류의 세포에서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조직검사를 통해 진단뿐 아니라 암의 특성을 파악해 치료 기준과 방향을 정한다.
암 진단은 병리학적으로 시행된다. 즉 암을 진단하기 위해서는 의사의 진찰, 영상진단 검사, 내시경 검사, 종양표지자 검사, 조직검사 등 여러 검사를 종합해 진단하는 것이다. 아직까지는 한 가지 검사만으로 암을 진단하고 병기를 결정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따라서 암 검진과 진단은 여러 검사를 복합적으로 실시한 뒤 전문의가 판단한다. 특히 암 진단을 위한 검사는 신속성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정확성이 중요하다. 암 검사를 위한 검체가 소량이거나 검사시간이 짧을수록 정확도는 상대적으로 떨어진다. 피 한 방울로 암을 진단한다는 개념은 의학적으로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얼마나 자주 받아야 하나]
암 검진은 장기별 암종의 특성(발생 및 사망 빈도, 생물학적·임상적 특성), 검진 대상자의 특성(성별, 연령, 가족력, 유전적 소인, 선행질환), 효율적인 검사방법 등을 고려해 일반적인 기준과 개인적인 시행 내용, 방법 및 시점이 정해지는 게 바람직하다. 국가 암 조기검진 사업에서 활용되고 있는 5대 암의 검진 프로그램은 다음과 같다(표 참조).
[검진 결과 통보받으면 어떻게 해야 하나]
건강보험공단의 암 검사에조차 오류가 있다고 하지만 앞서 말한 것처럼 현대의학의 기술적 한계, 암 검진제도 시행상의 한계, 암의 다양한 특성 등을 감안한다면 그것을 단순히 검사 오류로 단정하기보다 검사 결과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행동해야 하는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암 검진 결과 이상 소견이 있다면 암 확진을 위해 좀더 정밀한 검사를 받아야 한다. 설령 검진 결과가 정상이라 해도 건강관리는 계속 해야 한다. 검진 시점에서 이상이 없다는 것이지, 앞으로 암이 생기지 않을 것이라는 뜻이 아니기 때문이다.
암은 여러 개 유전자에서 이상이 생길 때 나타나는 질환이다. 따라서 지금 몇 개의 유전자 이상이 있더라도 더 이상의 유전자 이상이 발생하지 않도록 금연 등을 해 몸을 관리하면 암 발생을 막을 수 있다. 암 검진 결과에 대한 자가 해석은 금물이며, 자가 해석 결과에 대해 의료진의 동의를 구하려 하면 안 된다. 객관적인 검사 소견을 받아들이고 앞으로 어떻게 행동할 것인지에 대해 의료진의 도움을 받고 실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울러 통계나 다른 사람의 검진 결과는 자신과 다르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통계는 참고사항일 뿐, 중요한 것은 자신의 체질과 암 특성에 맞는 맞춤 검진과 진단이다.
종류 | 검진 대상 | 검진 간격 | 검진 내용 |
위암 | 40세 이상 남녀 | 2년 | 위장조영촬영 또는 위내시경검사 |
간암 | 40세 이상 남녀로 간경변증이나 B형 간염바이러스 항원, C형 간염바이러스 항체 양성으로 확인된 자 | 6개월 | 간초음파검사 + 혈청알파태아단백검사 |
대장암 | 50세 이상 남녀 | 1년 | 분변잠혈반응검사(대변검사) : 이상 소견 시 대장내시경검사나 이중조영바륨관장검사 |
유방암 | 30세 이상 여성 40세 이상 여성 | 매달 2년 | 유방 자가검진 유방촬영술 + 유방임상진찰 권장 |
자궁경부암 | 30세 이상 여성 | 2년 | 자궁경부질세포검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