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예상보다 미국 고용시장이 양호한 가운데 한 회사가 내건 구인 광고. [GettyImages]](https://dimg.donga.com/ugc/CDB/WEEKLY/Article/67/89/df/d6/6789dfd61be4d2738250.jpg)
시장 예상보다 미국 고용시장이 양호한 가운데 한 회사가 내건 구인 광고. [GettyImages]

자발적 퇴직률과 신규 채용률 낮아져
12월 고용보고서만 보면 미국 노동시장은 여전히 양호하다. 금융시장 참가자들은 12월 고용보고서 발표 후 올해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의 금리인하 기대감을 낮추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선물시장은 연준이 3월 통화정책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할 확률을 75.5%로 반영했다. 한 달 전에는 33.6%였다. 6월 통화정책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인하할 확률은 현재 41.4%로, 역시 인하에 대한 확신이 약하다. 더 나아가 12월 통화정책 회의에 관한 시장 전망을 살펴보면 기준금리 4.25∼4.50%를 유지할 확률이 30.5%, 4.00∼4.25% 수준은 40.5%, 3.75∼4.00% 수준은 21.8%로 나타나고 있다. 올해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가 많아야 한 차례에 그칠 수 있다는 의미로, 일부에서는 연준의 금리인상이 지난해 12월로 마무리됐다는 의견도 나온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둘러싼 CME 페드워치의 금리인하 확률은 최근 20%대 초반으로 낮아졌지만 3월 19일 FOMC 회의 전까지 고용보고서 발표가 두 차례 남아 있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지표 결과에 따라 금리인하 전망도 수시로 바뀔 수 있다.
지난해 12월 고용보고서가 예상보다 양호했지만 계절적·일시적 요인일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 연말 연휴 시즌 소매 업종과 레저 및 접객업에서 고용이 증가하고,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선제적인 채용이 이뤄졌을 개연성이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미국 일자리 수 증가를 주도한 보건 서비스 업종의 경우 이민자 채용 비중이 다른 업종에 비해 컸다는 점도 고려해야 할 부분이다.
또한 지난해 11월 구인구직보고서에서 구인율은 소폭 상승했지만 자발적 퇴직률이나 신규 채용률이 낮아진 점도 감안해야 한다(그래프2 참조). 신규 채용률과 자발적 퇴직률 하락폭이 2006∼2009년과 비슷한 수준임을 고려할 때 노동시장 수요가 둔화되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현재와 동일한 채용률을 기록한 2010년대 초반 실업률이 8%를 상회하는 수준이었음을 고려하면 노동시장 진입자들의 실업 기간이 장기화할 수 있어 실업률 상승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
만약 미국 비농업 신규 고용과 구인 건수가 줄어든다면 노동시장 수요 둔화에 대한 우려가 제기될 수 있다. 점진적이긴 해도 노동시장이 둔화되고 있다는 사실은 연준이 금리인하를 결정하는 명분이 된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고강도 관세나 이민 억제가 인플레이션 우려를 자극할 수 있지만 그것보다 먼저 노동시장 수요가 둔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달러, 당분간 하락보다 상방 압력 우위
지난해 12월 연준은 FOMC 정례회의에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정책 불확실성과 인플레이션 우려를 선제적으로 반영해 통화정책에 변화를 줬다. 하지만 그동안 연준의 점도표나 경제전망은 상황에 맞춰 수시로 바뀌는 모습을 보였다. 이번에도 노동시장 둔화가 이어지고 트럼프 2기 정책에 대한 우려가 완화될 경우 3월 FOMC 정례회의에서 비둘기적인 입장으로 돌아설 수 있다. 이에 따라 금리인하 폭이 추가로 축소될 가능성이 낮다면 연준의 통화정책이 금융시장에 미치는 매파적 영향은 점차 완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12월 고용보고서 발표 이후 달러 하락은 당분간 제한될 전망이다.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달러 약세 기대가 약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달러 가치에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고강도 관세에 대한 우려나 연준의 매파적인 통화정책 스탠스가 반영돼온 만큼 당분간 달러 하락보다 상방 압력이 우위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1월 20일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이어질 정책 변화에 대한 확인 과정이 당분간 필요하다. 관련 뉴스 흐름과 경제지표 결과에 따라 물가, 금리, 환율 등 주요 가격변수의 변동성도 확대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1분기 중 미국 달러화와 국채금리 상단이 점진적으로 형성될 것이라는 전망은 아직 유효하다. 단기적으로 주요 가격변수의 변동성이 확대돼 금융시장의 우려를 자극할 수 있지만 미국 달러화와 국채금리 급등세가 점차적으로 진정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한국 경제와 원화에 대한 과도한 비관론을 경계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