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38

2006.06.06

월드컵 프로그램 중 ‘군계일학’

  • 손주연/ 자유기고가

    입력2006-06-05 09:4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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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드컵 프로그램 중 ‘군계일학’
    월드컵 열풍이 뜨겁다. 아드보카트 감독과 월드컵 국가대표팀의 일거수일투족이 각 방송사의 메인 뉴스로 등장하는 일은 이제 낯선 풍경이 아니다. 쇼·오락 프로그램들도 앞다퉈 축구와 연계한 코너를 선보이고 있다. MBC의 ‘일요일 일요일 밤에’는‘화제의 월드컵 동영상’을 공개할 예정이며, SBS ‘일요일이 좋다’의 ‘X맨’은 그룹 ‘신화’가 독일 경기장을 돌아보고 현지 분위기를 전하는 특집편을 마련했다. 6월엔 어느 프로그램이든 월드컵만 붙이면 ‘장사가 된다’는 것이 중론이지만, 시청자 입장에서는 요즘 방송의 월드컵 마케팅이 2002년 이미 봤던 것들이라 식상할지도 모르겠다. 그 와중에서 KBS2 ‘해피 선데이’의 ‘날아라 슛돌이’는 유독 눈에 띈다.

    ‘날아라 슛돌이’는 8명의 미취학 아이들이 축구를 통해 팀워크와 룰을 배워가는 과정을 담은 리얼리티 프로그램이다. 태어나 처음 축구를 해본다는 이 아이들은 ‘날아라 슛돌이’를 ‘눈물 없인 볼 수 없는 드라마’와 ‘배꼽 빠지는 황당 코미디’로 만들었다. 그들은 경기만 했다 하면 5, 6대 0으로 지고 돌아오기 일쑤였지만 사람들은 이 조그마한 선수들에게 열광했다.

    10경기 만에 첫 승을 올리고서도 천하태평이던 이들은 최고 인기를 누리던 가수 김종국이 불러주는 캐럴송에 “그건 유치원에서 들었어요. 지겨워!”라고 심드렁하게 반응하고, “‘사랑스러워’ 불러줘요!”라고 솔직하게 말한다. 힘겨웠던 독일 원정에서는 “저렇게 빠른데 어떻게 막아요”라는 직설화법을 구사하기도 한다. 이 순수한 모습에 많은 이들은 배꼽을 잡고, 공감했다.

    여기에 이병진, 최승돈 아나운서의 오두방정 경기 중계도 프로그램의 재미를 더해준다. 아이들의 일거수일투족에 일일이 반응하는 이들의 입담은 자칫 단순해질 수 있는 이야기에 맛깔스런 양념 구실을 한다. “1점 내준 것은 아무것도 아니죠” “그럼요. 4, 5점은 옵션이죠!” 이런 식의 대화는 듣는 것만으로도 웃음이 나온다.

    지난주 독일 원정경기를 마친 아이들은 이제 주한외국인 클럽 아이들과 함께 하는 ‘꼬맹이 월드컵’에 참가할 예정이다. 영국, 프랑스, 독일, 일본과 함께 치를 이 경기는 한 번만 져도 탈락인 토너먼트 식으로 진행된다. 그들의 전적을 살펴보면 2차전에 못 나갈 수도 있다. 하지만 그들에게 비난의 화살을 돌릴 필요는 없을 듯하다. ‘날아라 슛돌이’는 최재형 PD의 말대로 “실력이 없던 천진난만한 아이들이 열심히 하면 언젠가는 잘할 수 있다는 희망”으로 출발한 프로그램이기 때문이다. 아직 이들은 살아야 할 날들이 훨씬 더 많은 존재들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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