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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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서머퀸’ 전소미의 재발견

[미묘의 케이팝 내비]

  • 미묘 대중음악평론가

    입력2024-08-12 09: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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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머러스하고 흥겨운 기분으로 가득하다. 전소미의 신곡 ‘Ice Cream’은 브라스 사운드가 인상적으로 리드하는 댄스곡이다. 곡 전체가 영어 가사로 된 이 곡은 사람 마음을 뒤흔들어 놓는 사랑의 감정과 매력적인 인물을 무더위 속 치명적 유혹인 아이스크림에 빗대어 노래한다. 다소 애교스러운 데가 있다고 해도 좋을, 재미나고 기분 좋은 곡이다. 그리고 전소미는 이 곡에서 이전에 보기 어려웠던 매력을 매우 잘 보여준다.

    2016년 그룹 아이오아이(I.O.I)로 인상적인 데뷔를 한 전소미는 2019년 ‘BIRTHDAY’를 시작으로 솔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화려한 외모, 시원시원하게 느껴지는 퍼포먼스, 그리고 당당하면서도 쾌활한 성격이 여실히 드러나는 표정이 꽤나 준수하게 결합한 곡들이었다. ‘Fast Forward’의 테크토닉 댄스나 뮤직비디오, 시작 부분부터 금니를 보여주는 ‘금금금’ 등 눈에 확 띄는 스타일링과 콘셉트도 인상적인 경우가 많았다. 그는 늘 팬들의 주목을 받는 인물이고 작품 하나하나를 보면 야심도 느껴지지만, 그런 그의 행보는 통일성을 보여주기보다 그저 여러 가지 시도를 즐기며 이어지는 커리어 같은 인상을 주기도 했다.

    전소미가 신곡 ‘Ice Cream’을 발표했다. [전소미 X(옛 트위터) 계정]

    전소미가 신곡 ‘Ice Cream’을 발표했다. [전소미 X(옛 트위터) 계정]

    매력 넘치는 전소미의 숨은 목소리

    그래서일까. ‘Ice Cream’에는 “왜 이제야 들리지” 싶은 구석이 있다. 버스(verse)의 중저음에서 들리는 전소미의 인상적인 음색이다. ‘공기 반’의 비중을 살짝 줄이는 듯 옹골찬 발성으로 날카롭게 귀를 사로잡는 그의 목소리는 속이 후련한 고음이나 쩌렁쩌렁한 성량은 아니지만 도무지 그냥 지나칠 수 없다. K팝에서 자주 들어온 것도, 전소미의 음반에서 쉽게 들리던 것도 아니다. 그러고는 든든한 힘을 바탕으로 슬쩍 흘리며 미끄러지는 점도 굉장한 매력이다. 분명 꼭 한 번 귀 기울여 들어보라고 추천할 만한 보컬이다.

    그런 목소리가 잘 들리는 건 곡에 빈틈이 제법 있기 때문이기도 할 테다. 담담한 킥 위에 오밀조밀한 리듬이 더해지지만 그게 거의 전부다. 프리코러스가 신스 사운드를 서서히 시원하게 열어젖힌 뒤에도 곡은 후렴에서 다시 예의 웃음기 머금은 브라스를 더할 뿐이다. 비교적 단출한 편성 위에서 보컬 멜로디도 과하게 욕심을 부리지 않는다. 심지어 후렴 뒤에도 보컬 자리를 브라스에게 고스란히 내주면서 댄스브레이크처럼 드롭(drop)을 풀어놓는다. 아이스크림이라는 소재가 레트로한 무드의 유머러스한 톤을 띠는 건 드물지 않음에도, 파티 음악 분위기를 물씬 풍기면서도 이를 쿨하게 들리도록 하는 요소이기도 하다. K팝으로서 아주 흔한 구성은 아니다. 여름 스페셜 싱글이라 가능한 시도라고도 할 만하다. 그런 들썩임이 2절로 재출발할 때 전소미의 매력적인 중저음은 다시 한 번 매혹적인 반가움으로 다가온다.

    브라스의 존재감이 강하기는 하지만 비교적 단출한 편성, 발랄한 비트에도 자극을 잔뜩 주기보다 쉬엄쉬엄 지나가는 듯한 진행, 그래도 지루할 틈 없는 것은 분명 퍼포머의 몫이다. 뮤직비디오는 주먹을 맞부딪치는 안무 등 재미있는 요소와 함께 생동감 넘치는 전소미의 표정 연기가 힘을 발휘한다. 무대에서 활약도 기대해볼 만하다. 여름 노래로서 매력을 한껏 살림과 동시에, 익숙지 않은 시도를 펼칠 장으로 여름 싱글을 채택한 곡, 또한 전소미를 재발견할 만한 아주 좋은 기회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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