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침없는 외설! 그 도착의 즐거움](https://dimg.donga.com/egc/CDB/WEEKLY/Article/20/07/03/30/200703300500039_1.jpg)
서서 오줌 누는 여자들의 몸이 오브제
사실 장지아의 작품은 도착적 즐거움을 보여준다는 점, 즉 단순히 사회적 금기에 대한 저항 차원을 넘어선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그녀의 작품은 인간 본연의 욕망이라는 위반과 금기 자체에 존재하며, 오히려 부정과 외설 속에서 꽃핀다는 것을 역설한다. 그 속에서 우리는 욕망의 실체들을 끝까지 실험하고 밀고 나감으로써 사회적으로 어떤 의미를 갖게 된다는 역설을 경험한다.
이번 ‘오메르타-침묵의 계율’전에서 장지아가 선보인 소재는 옷을 벗고, 서서 오줌을 누는 여자들이다. 전시장에는 그 오줌에서 피어난 갖가지 오브제가 전시된다. 그리고 한편에는 마치 그 오브제(결정체)들을 만드는 노동으로서의 과정, 즉 오줌을 누는 행위, 생산을 위한 과정이 비디오로 상영된다. 사진작품에는 오줌을 누는 여자들의 몸이 부각됐는데, 몸은 마치 오브제들의 창조를 위한 어떤 결정적 메커니즘으로 보이기도 한다.
여자들이 서서 오줌을 누는 것보다 더 어려운 것은 오줌을 누는 장면, 그 순간을 노출하는 것이다. 그것만큼 외설적이고 부끄러운 순간이 없을 것이다.
그런데 그 외설적 순간이 장지아의 작품에서는 다소 통쾌하고, 심지어 즐거워 보인다. 그 외설-부끄러움의 과정을 거친다는 것, 즉 겪어낸다는 것은 일종의 불쾌한 쾌락 혹은 고통스러운 즐거움이라 일컬을 수 있는 향유의 과정일 것이다. 이를 통과해 만들어진 결정체들, 그리고 그것을 만들어가는 도착적 즐거움의 과정을 보면서 우리는 사소하고 심지어 파괴적인 욕망들의 실체와 그것에 대한 향유가 사실은 우리 사회를 이끌어가는 원동력임을 느낄 수 있다. 4월10일까지, 대안공간 루프, 02-3142-1377
이병희 미술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