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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만화의 힘
청소년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만화가 어른들의 세계에서도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치밀한 문헌 고증과 취재를 바탕으로 한국의 음식문화를 풀어낸 허영만의 ‘식객’은 밀리언셀러에 올랐고, ‘타짜’ ‘올드보이’ 등은 영화로 만들어져 관객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고전음악과 미술, 신화와 역사, 낚시, 바둑 등 교양과 전문영역의 다양한 소재 및 내용이 만화로 창작되고 있다. 만화는 딱딱하고 난해한 내용을 쉽게, 생동감 넘치는 그림으로 표현함으로써 현대 대중문화의 핵심 코드로 자리잡았다. 만화는 또 과거 음침하고 폐쇄적인 공간에서 벗어나 취미나 교양, 학습의 중요한 매체로 자리잡았다. 뿐만 아니라 영화나 애니메이션 등 문화산업의 핵심 원동력이 되고 있다.
2. 만화 왕국, 일본
만화의 위력이 가장 큰 나라는 일본이다. 일본의 경우 전체 출판물의 3분의 1이 만화이며, 일본 영화사상 가장 많은 극장비디오 수익을 올린 작품 역시 1997년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이 제작한 애니메이션 영화 ‘원령공주’다. 95년 일본에서 초등학생용으로 만들어진 오락게임 ‘포켓몬’은 미국에서 비디오 게임, TV 만화, 인형, 티셔츠 등 각종 캐릭터 상품으로 2억 달러 이상의 수익을 올렸으며, 99년 일본 경제에 6~7% 영향을 끼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전 세계 만화영화의 65%가 일본 만화일 정도로 일본 만화의 영향력은 막강하다. 일본 만화는 연애물에서 폭력·섹스 같은 자극적인 소재, 음식과 요리, 바둑, 스포츠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며, 스토리가 방대하면서도 치밀하다. 또한 일상을 섬세하게 포착해 완성도 높은 그림으로 그려낸다. 이렇게 수준 높은 만화를 영화, 게임, 애니메이션 등 다양한 문화산업으로 발전시킴으로써 문화산업 전체의 발전을 가져오고 있다.
3. 새로운 문화산업, 만화
21세기는 문화산업의 시대다. 문화산업이란 오락 요소가 부가가치 형성에 커다란 구실을 하는 산업으로 게임, 영화, 음반, 출판, 공연, 캐릭터, 애니메이션 등을 말한다. 문화산업의 대표적 특징은 ‘창구효과(Window Effect)’인데, 하나의 문화상품이 창조된 뒤 기술적인 변화를 통해 다른 상품으로 활용되면서 가치가 증대되는 것을 말한다.
이러한 문화산업의 특성을 가장 잘 보여주는 것이 만화다. 만화는 풍부한 예술적 상상력의 원천으로 주목받고 있으며 연극, 영화, 드라마 등 다른 예술 장르에 풍부한 콘텐츠를 제공해주고 있다. 원작만화를 이용한 애니메이션, 게임, 영화 등의 문화산업이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있으며, ‘만화로 보는 그리스 로마 신화’ ‘마법 천자문’ 등은 아동들의 학습서로서 역할을 훌륭히 수행하며 출판문화의 부활을 이끌고 있다.
4. 한국 만화의 발전을 위해
하지만 일본에 비해 한국 만화산업의 현실은 취약하다. 만화에 대한 기성세대의 인식이 아직도 오락물의 수준을 넘지 못하며, 만화가 문화산업으로 발전하기 위한 정부의 대책도 미약한 상황이다. 하지만 만화는 21세기 문화산업의 밑바탕이 될 뿐 아니라, 다양한 예술적 상상력의 원천이다. 만화에 대한 일반인의 인식 전환과 함께 만화의 발전을 위한 다양한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
5. 함께 생각해보기
- 요즘 많은 신화와 소설이 만화로 만들어지고 있다. 이는 만화와 소설이 공통점을 많이 지니고 있음을 뜻한다. 만화와 소설의 공통점과 차이점은 무엇인지 설명하시오.
- 일본 만화가 세계 만화시장을 석권한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본인의 생각을 말하시오.
이명우 엘림에듀 대표 집필위원·광주 종로학원 논술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