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4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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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화된 인구 감소 국가 한국, 머스크에겐 ‘휴머노이드 로봇’ 고객”

박철완 서정대 교수 “AI 탑재한 첨단 휴머노이드, 전통 로봇과 완전히 다른 기술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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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한경 기자

    hklee9@donga.com

    입력2025-02-11 09: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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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철완 서정대 스마트자동차과 교수. [박해윤 기자]

    박철완 서정대 스마트자동차과 교수. [박해윤 기자]

    “로봇의 챗GPT 모멘트가 오고 있다.”

    2022년 말 챗GPT 출시로 촉발된 ‘인공지능(AI) 붐’의 최대 수혜자인 젠슨 황 엔디비아 최고경영자(CEO)가 1월 6일(현지 시간) 세계 최대 정보기술(IT) 박람회 ‘CES 2025’의 기조연설자로 나서 한 이 말은 전 세계인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AI가 챗GPT를 통해 폭발적으로 성장했듯이 이제는 로봇이 AI를 통해 급격히 발전하는 세상이 온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황 CEO는 CES 2025에서 로봇용 AI 개발 플랫폼 ‘코스모스’를 공개하며, 엔비디아 기술력으로 만든 14개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도 소개했다. 자동차 등 제조업 분야에서 생산성을 향상시켜온 로봇이 AI와 만나 휴머노이드 로봇 시대가 열렸음을 보여준 것이다. 현재 해외에서는 테슬라를 비롯한 세계적인 로봇 기업들이 올해 신제품 출시를 예고하며 시장 선점에 도전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삼성전자가 레인보우로보틱스를 자회사로 편입하며 휴머노이드 로봇 사업을 적극 키우겠다고 선언했다.

    1월 6일(현지 시간) ‘CES 2025’에서 기조연설자로 나선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황 CEO 옆으로 중국 푸리에의 GR-2, 미국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아틀라스, 미국 어질리티로보틱스의 디짓(왼쪽부터) 등 인간형 로봇이 보인다. [GettyImages]

    1월 6일(현지 시간) ‘CES 2025’에서 기조연설자로 나선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황 CEO 옆으로 중국 푸리에의 GR-2, 미국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아틀라스, 미국 어질리티로보틱스의 디짓(왼쪽부터) 등 인간형 로봇이 보인다. [GettyImages]

    “로봇에 관한 패러다임 전환 일어나”

    오랫동안 유망 산업으로 꼽히면서도 도약하지 못했던 로봇 산업이 지금 핵심 사업으로 떠오르는 이유는 무엇일까. 지난해 한국로봇산업협회 상근부회장으로 재직하며 휴머노이드 로봇 기술의 국가첨단전략기술 신규 지정을 이끌었던 박철완 서정대 스마트자동차과 교수에게 물었다.

    로봇 산업이 지금 핵심 신산업으로 부각한 이유는 무엇인가.
    “일단은 황 CEO가 1월 CES 2025에서 ‘로봇의 챗GPT 모멘트가 오고 있다’고 공식 선언한 것이 큰 역할을 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지금 로봇에 관한 패러다임 전환이 일어나고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 원래 로봇은 1921년 체코 극작가가 쓴 희곡에 처음 등장하는데, 인간이 해야 하는 특정 노동을 대신 수행하도록 만들어진 존재를 의미했다. 하지만 그런 휴머노이드 로봇은 기술적 한계로 구현될 수 없었고, 지금까지는 산업화 과정에서 등장한 자동화 장비들이 지능형 로봇으로 불려왔다. 그런데 2022년 말 생성형 AI인 챗GPT가 등장하면서 비로소 우리가 마블 코믹스에서나 보던 휴머노이드 로봇을 ‘진짜 로봇’이라고 부를 수 있게 된 것이다.”

    챗GPT가 어떤 변화를 일으켰나.
    “2021년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 젠1’을 내놓은 테슬라를 제외하면 미국 피겨AI, 노르웨이 원엑스(1X), 중국 유니트리 등 많은 업체가 2022~2023년 로봇 산업에 뛰어들었는데, 바로 챗GPT라는 모멘트 때문이다. 인간 수준의 범용인공지능(AGI)에 가까운 챗GPT라는 AI가 등장하면서 로봇이 인간처럼 중심을 잡고 걷고 손가락을 움직이는 제어가 가능해졌다.”

    앞서 로봇과 관련해 패러다임 전환이 일어나고 있다고 했다.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한다면.
    “일찌감치 로봇 사업 계획을 밝힌 테슬라 외에 올해 엔비디아도 로봇 산업에 본격적인 참여를 선언했다. 두 곳 모두 로봇 사업을 하던 곳이 아니다. 그 말은 이제부터 로봇 산업은 ‘새로운 플레이어가 새로운 기술로 새로운 시장을 만든다’는 의미다. 앞으로 시장은 지금까지 로봇으로 여겼던 전통 로봇(지능형 로봇 등)과 연속성이 없는, AI를 탑재한 첨단 로봇(휴머노이드 로봇 등)이 주도할 것이다.”

    글로벌 기업이 로봇 산업에 뛰어드는 이유는 무엇인가.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종종 X(옛 트위터)에 한국에 관해 언급할 정도로 관심이 많다. 왜 그럴까. 머스크가 봤을 때 한국은 산업화가 잘 된 국가다. 하지만 인구 감소가 본격화하면서 노동력이 부족한 국가가 될 것이다. 이런 한국 모습은 머스크 눈에 2026년부터 대량생산에 들어갈 옵티머스를 팔 수 있는 고객 국가로 보일 수밖에 없다. 현재 로봇 산업에 뛰어드는 기업은 모두 그런 국가들을 노리고 있을 것이다.”

    한국 새로운 플레이어는 현대차와 네이버

    한국 로봇 산업 현황은 어떤가.
    “한국은 그동안 산업용 로봇이나 협동 로봇에 초점을 맞춰 산업 규모를 키워왔다. 삼성이 인수한 레인보우로보틱스 정도가 휴머노이드 로봇 계열이라고 볼 수 있다. 이 때문에 첨단 로봇에 들어가는 AI·센서·액추에이터 등 핵심 요소에서 경쟁력이 떨어지고 정책·산업·과학기술 전반에서 많은 보완이 필요한 상황이다.”

    ‘새로운 플레이어’로서 주목해야 할 한국 기업이 있다면.
    “현대차·기아와 네이버다. 현대차·기아는 2021년 인수한 보스턴다이내믹스 말고도 자체적으로 로봇 개발을 하고 있다. 지금 로봇 산업을 하는 미국 테슬라, 중국 샤오펑과 리오토 같은 곳은 모두 전기차에서 출발했다. 현대차·기아 역시 전기차도 잘 만드는 기업이다. 새로운 플레이어가 될 수 있는 조건을 갖췄다. 또 네이버는 국내에서 AI에 강한 기업 아닌가. 이미 로봇 연구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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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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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주간동아 이한경 기자입니다. 관심 분야인 거시경제, 부동산, 재테크 등에 관한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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