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는 정치테마주다. 지금이 매도 시점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한마디에 미국 증시가 출렁일 때마다 ‘서학개미’는 가슴을 쓸어내리며 일희일비하고 있다.
테슬라 2배 레버리지 ETF 수익률 –73.21%
국내 개인투자자가 미국 증시에서 가장 많이 담은 테슬라는 롤러코스터 같은 ‘미장’(미국 주식시장) 흐름을 잘 보여준다. 지난해 11월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상승세를 탄 테슬라 주가는 12월 17일 479.86달러로 최고가를 찍었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의 일등공신인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의 정치적 영향력이 테슬라에 대형 호재라는 시각에서다. 그러나 머스크의 정치 행보를 놓고 논란이 커지면서 테슬라 주가는 하향 곡선을 타기 시작했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직후인 1월 21일 424.07달러였던 테슬라 주가는 3월 11일 230.08달러로 45.74% 하락했다. 지난해 10월 말과 비슷한 수준으로 주가가 떨어져 트럼프 당선 호재에 따른 상승분을 반납한 것이다. 3월 10일 테슬라 주가는 하루 만에 15% 넘게 폭락해 4년 6개월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머스크와 테슬라 전기차를 시승하고 “테슬라에 무슨 짓을 하면 지옥을 겪게 될 것”이라고 엄포를 놓자 3월 12일(이상 현지 시간) 주가는 7.59% 급반등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우선주의’를 표방하며 세계 각국에 ‘관세 폭탄’을 투하 중인데, 이게 미국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트럼프표 관세 자체의 경제 리스크도 작지 않지만 더 큰 문제는 관세 부과의 불안정성이다. 미국 정부가 관세 부과율과 일정을 확정하면 관련 리스크도 예측 가능한 범주에 들겠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연일 돌발 발언으로 경제 불안을 키우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에서도 트럼프표 관세 폭탄이 국내 물가상승과 경기침체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이 3월 10일(현지 시간) 발표한 2월 소비자기대조사 결과를 보면 향후 1년 동안 예상되는 인플레이션 중간값은 3.1%로 1월(3.0%)보다 높아졌다. 골드만삭스(2.4→1.7%) 등 금융사들도 올해 미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낮춰 잡고 있다.
“美 1분기 GDP 역성장 지표 나오면 시장 더 흔들릴 것”
요동치는 미국 증시와 경제 전망에 국내 투자자들은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정용택 IBK투자증권 수석연구위원은 “4월 미국의 1분기 국내총생산(GDP) 발표를 앞두고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며 “미국 경제의 역성장이 데이터로 구체화될 경우 경기침체 우려로 시장이 더 흔들릴 수 있다”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정 수석연구위원은 “미국시장이 안 좋아지면 유럽, 일본 등 대체 투자처로 거론되는 시장 상황도 정도 차이가 있을 뿐 나빠질 것”이라면서 “지금 같은 시장 상황에선 채권이나 확정금리 상품 등 안전자산 비중을 늘리는 방향으로 포트폴리오를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현재 미국 증시가 저점을 다져가는 상황이라는 분석도 있다. 문남중 대신증권 수석연구위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부과가 시장 변동성을 키우고 있지만 현재 미국 경제가 침체(recession)를 우려할 상황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며 “3월 이후부터는 시장 변동성이 줄어들 여지가 있다”고 전망했다.
김우정 기자
friend@donga.com
안녕하세요. 주간동아 김우정 기자입니다. 정치, 산업, 부동산 등 여러분이 궁금한 모든 이슈를 취재합니다.
[오늘의 급등주] ‘트럼프 LNG 프로젝트 수혜주’ 하이스틸 장 초반 20.52% 급등
국세청‧금감원, MBK파트너스 ‘홈플러스 사태’ 조사 칼 뽑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