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료 인공지능(AI) 기업 ‘템퍼스AI’ 로고. 템퍼스AI 제공
“템퍼스AI는 3년 안에 의료계 팔란티어가 될 것이다. 낸시 펠로시 전 미국 하원의장도 템퍼스AI 콜옵션을 사지 않았나. 트럼프 때문에 망설여지겠지만 주가가 싼 지금 사야 한다.”
낸시 펠로시도 매수
3월 11일 주식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의료 인공지능(AI) 기업 템퍼스AI와 관련된 투자 게시 글이다. 트럼프발(發) 관세전쟁으로 미국 증시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지난해 6월 나스닥에 상장된 템퍼스AI가 ‘서학개미’의 순매수 종목 상위권에 올랐다.
3월 12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서학개미는 최근 한 달간(2월 11일~3월 11일) 템퍼스AI를 1억326만 달러(약 1500억7800만 원)어치 순매수했다(표 참조). 이 기간 템퍼스AI는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하고 서학개미가 순매수한 해외주식 4위에 올랐다. 지난달 (2월 1~28일)에는 테슬라와 ‘디렉시온 데일리 테슬라 2배 불 셰어즈 ETF(TSLL)’에 이어 서학개미가 순매수한 종목 3위에 오르기도 했다. 올해 34.25달러로 출발한 템퍼스AI 주가는 2월 14일(이하 현지 시간) 장중 91.45달러까지 올랐다가 3월 11일 현재 45달러(약 6만5000원)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템퍼스AI는 AI를 활용해 환자 상태를 진단하고 환자에게 맞는 약물과 치료법을 찾아주는 회사다. 지난해 템퍼스AI가 개발한 NGS(차세대 염기서열 분석) 기술 기반의 체외 진단기기 ‘xT CDx’와 심전도 기록을 분석해 심장질환이 있는 환자를 식별하는 AI 소프트웨어 ‘ECG-AF 알고리즘’이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았다. 템퍼스AI는 자사가 보유한 임상 및 유전체 데이터를 제약사, 의료진, 연구자 등에게 판매하기도 하는데, 데이터 제공을 통해 얻은 매출은 지난해 기준 전체 매출의 약 35%다.
템퍼스AI가 지난해 미국특허청(USPTO)에 제출한 특허 출원 문서 ‘임상 반응을 예측하는 시스템 및 방법(Systems and methods for prediction clinical response)’을 보면 템퍼스AI가 암 환자에게 맞춤형 약물과 치료법을 추천하는 과정에서 AI를 어떻게 활용하는지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우선 환자의 실제 암 조직에서 채취한 세포를 실험실에서 배양해 종양 오가노이드(Tumor Organoid)를 만든다. 평평한 플라스크에서 배양한 종양보다 실제 암 조직에 더 유사한 ‘3차원 종양 복제물’을 만드는 것이다. 이 종양 오가노이드에 여러 약물을 투입해 암세포의 생존율, 오가노이드 내 세포 유형 변화, 세포 내 단백질 변화 등 약물 실험 결과를 수집한다.
이후 AI 다중 작업 모델(Multi-task Model)이 수집된 약물 실험 데이터를 학습한다. 한 번에 하나의 작업을 수행하는 기존 AI와 달리 다중 작업 모델은 암세포 유형 분석, 약물 반응 예측, 약물 추천 등 여러 작업을 동시에 수행한다. 각 작업이 서로 관련된 정보를 공유하면서 작업 정확도를 높이는 것이다. 학습이 완료된 AI 모델에 환자의 종양 조직에서 채취한 RNA 정보, 암 유형과 진행 정도 등 환자 관련 데이터를 넣으면 AI가 환자에게 가장 적합한 약물과 치료법을 추천한다.

올해 매출 79% 상승 예상
템퍼스AI의 매출은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2022년 3억2067만 달러(약 4660억 원)였던 매출은 지난해 전년 대비 30% 증가한 6억9340만 달러(약 1조 원)를 기록하며 3년 만에 2배가 됐다. 템퍼스AI는 올해 매출이 연간 79% 상승해 약 12억4000만 달러(약 1조8000억 원)에 달할 것이라 보고 있다. 다만 순손실은 2022년 2억8980만 달러(약 4210억 원), 2023년 2억9774만 달러(약 4327억9000만 원)에서 2024년 7억580만 달러(약 1조250억 원)로 커졌다.
템퍼스AI 재무제표를 분석한 고은미 이케이미국회계사무소 대표는 “올해 매출이 연간 79% 상승한다는 것은 높은 성장세라 만약 비용 증가율이 이것보다 낮다면 영업 레버리지 효과를 통해 수익성이 자연스레 개선될 수 있다”고 말했다. 고 대표는 “템퍼스AI가 나스닥 상장 이후 성장에 필요한 기술과 인프라에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있지만 매출이 급격히 성장하면 손익분기점을 넘어 흑자로 전환될 가능성이 크다”며 “템퍼스AI가 장기적으로 지속될 수 있는 매출 증가를 만들어낼지 면밀하게 모니터링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임경진 기자
zz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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