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월한 고객 서비스로 성공한 저가 항공사 제트블루의 카운터 전경.
이러다 보니 기내 서비스가 형편없다. ‘물 한잔’이 기내 음료서비스의 전부인 항공편이 대부분이다. 비용 절감이 지상 목표이기 때문이다. 6시간씩 걸리는 노선도 식사로 제공되는 음식이 비스킷 몇 조각일 때가 많다. 운 좋으면 샌드위치가 나오는데 질이 형편없어 억지로 삼킬 때가 많다.
비행기에서 쫄쫄 굶은 경험을 한 뒤 이제는 미국 국내선을 타기 전에 밥을 미리 먹거나 음식을 사서 기내에 가져가는 노하우도 생겼다.
그런데 2월 뉴욕 JFK공항에서 시러큐스까지 ‘제트블루’라는 저가항공사 비행기에 탑승하면서 ‘놀라운 경험’을 했다. 왕복항공권 요금이 192달러(약 18만원)로 기차 요금보다 훨씬 저렴했다.
처음엔 ‘싼 맛’에 타는 비행기니 서비스도 별로일 것으로 생각했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일단 직원들이 정말이지 ‘두드러지게’ 친절했다. ‘서비스 받는 기분이 이런 것이겠구나!’ 하는 생각이 저절로 들 정도였다. 기내 서비스도 부족함이 없었다. 한 시간 반도 채 걸리지 않는 짧은 거리였지만 주스, 커피, 스낵 등이 계속 나왔다. 이렇게 저렴한 항공료에 다양한 서비스를 해주고도 어떻게 이윤을 남기는지 궁금해졌다.
뉴욕으로 돌아온 뒤 제트블루의 지난해 실적을 인터넷에서 검색해보았다. 23억6000만 달러 매출에 1억2700만 달러의 영업이익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항공업계가 전반적으로 좋지 않은 점을 고려할 때 놀라운 실적이었다.
그렇다면 비결은? 항공료를 낮추면서 탁월한 고객 서비스로 탑승률을 높였기 때문이다. 제트블루 항공기는 다른 항공사보다 탑승률이 매우 높은 편이다. 그럼에도 비용을 줄이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주스 등 음료도 다른 항공사와 달리 캔음료나 미리 탄 커피로 대치한다. 덕분에 기내 서비스에 필요한 승무원을 적게 태우고도 만족할 만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
올해 2월 미국 동북부의 폭설로 제트블루에서 대규모 결항사태가 발생하자 제트블루 고객들은 “아니, 어떻게 제트블루에서 이런 일이…”라며 크게 놀랐다. 고객 서비스에서 항상 1, 2위를 다투던 제트블루로서는 있을 수 없는 사건이었기 때문. 이후 제트블루는 ‘고객 권리장전’을 발표해 고객들에 대한 보상책을 발표하는 등 고객마음 잡기에 나섰다. 역시 제트블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