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노와 예술의 경계는?](https://dimg.donga.com/egc/CDB/WEEKLY/Article/20/04/11/05/200411050500093_1.jpg)
‘잔다라’는 음란성 시비로 30년 동안 판금되었던 태국의 동명소설을 영화화한 것이다. 동성애, 근친상간 등 파격적인 성(性) 소재와 적나라한 성애 묘사로 논란이 되었던 작품을 스크린에 옮기는 작업인 만큼 촬영 초기부터 화제를 불러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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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인적 구성은 이 영화에 자극적인 포르노그라피 이상의 무엇이 있음을 시사한다. 영화는 미완성 필름 상태로 작년 칸영화제 마켓에서 엄청난 수출 실적을 올렸고, 세계 유수 영화제의 초청작으로 선정되어 이미 흥행성과 작품성 모두를 인정받았다. 비도덕적이고 무절제해 보이는 섹스 신이 이어지지만 ‘잔다라’는 포르노그라피와 예술영화의 경계선 사이에서 적절한 균형을 유지하면서 성에 대해 위선적 태도를 취하는 사회에 문제를 제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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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과 단절한 잔다라의 아버지가 벌이는 섹스 행각과 함께, 청년 잔다라가 여자들을 차례차례 경험하는 과정이 영화의 축을 이룬다. 학대로 유린된 어린 시절의 아픔에서 복수를 다짐하는 잔다라에게 섹스는 아버지의 권위를 상징하는 것. 잔다라가 자라면서 그토록 혐오했던 아버지와 닮아가는 것을 보면서 누군가에 대한 미움이 결국 자신에게 돌아온다는 인생의 역설을 느낄 수 있다.
서로를 증오하고, 서로에게 집착하면서 서서히 파멸해 가는 잔다라의 가족. 이들의 모습에서 프리섹스, 호모섹스 등 서양으로부터 들어온 성문화가 사회 구석구석에 영향을 끼쳤던 40년 전 방콕의 분위기를 그대로 느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