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와 일본 경제는 그 규모가 다르고 발전단계도 다르다. 그러나 서로 비슷한 것 같으면서도 다르고, 다른 것 같으면서도 비슷한 점이 많은 ‘가깝고도 먼 관계’라는 느낌을 준다.
세계 1, 2위의 경제대국인 미국과 일본의 경제시스템을 보면 같은 자본주의 경제를 바탕으로 하고 있으나 내용 면에서는 서로 다른 점을 지니고 있다. 미국이 시장경제가 주도하는 국민자본주의 경제라면 일본은 정부가 주도하는 국가자본주의 경제의 성격을 지녔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한국 경제의 시스템은 어떠한가. 미국식에 가깝다기보다 일본식인 정부 주도의 시장계획성 경제로 국가자본주의적 성격을 지녔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한국과 일본은 세계적으로도 드물게 동일한 경제시스템을 바탕으로 한 경제의 틀을 지니고 있으며 다만 그 모양과 성격이 서로 다를 뿐이다.
한국과 일본 모두가 경제시스템을 같이하고 있기 때문에 경제구조, 산업구조, 기업구조가 같은 틀로 짜여졌다. 이 때문에 양국은 세계적으로 유례 없는 고도성장을 이룩하는 신화를 창조하기도 했으며 최근에는 심각한 구조적 불경기를 겪게 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한국의 불경기는 1997년 외환위기에서 시작된 금융불황이 그 원인이었다. 그러나 일본은 80년대 말 부동산과 주가의 거품이 사라지면서 소비위축과 그 결과로 나타난 디플레이션이 원인이 되어 경제전반이 침체를 겪고 있다.
한국의 경우 외환보유액이 38억 달러로 바닥을 드러내면서 환란으로부터 경제위기가 시작되어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금융을 요청하는 신세로 전락했다. 이에 따라 정부의 재정금융 정책은 IMF의 감독과 권고를 받아 경제개혁과 구조조정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 정책수단이 외자를 유치한다는 명분 아래 추진된 고금리 정책과 긴축재정 정책이었으며, 그 결과 재정부문은 물론 금융권을 비롯한 많은 기업이 자금난에 봉착, 도산하고 실업대란을 겪게 되었다.
일본의 장기불황은 수십년간의 무역흑자에 의한 엄청난 달러가 외환 인플레를 야기하고 그것이 장기간 부동산과 주식 붐을 조성하여 거품경제를 만들어냄으로써 시작되었다. 그런데 일본은 이를 발전의 결과로만 착각하고 거품 붕괴에 따른 대책 마련을 소홀히 하면서 오늘날과 같은 장기불황으로 빠져들었다.
당시 일본은 두 가지 착각에 빠졌다. 일본 경제의 붐이 절정에 달했을 때 ‘도쿄도(東京都)를 팔면 미국 전체를 살 수 있다’고 자랑할 정도로 일본사람들은 기세등등하여 그것이 거품경제인지조차 모르는 우(愚)를 범했다. 이것이 첫번째 착각이다. 그리고 그 거품이 서서히 가시면서 부동산 가격과 주가가 떨어지기 시작했으나 일본이 세계에거 가장 많은 외환을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정부가 도산할 리 없다는 자만심을 가지게 되었다. 이것이 두 번째 착각이다.
이러한 두 가지 착각 때문에 일본의 금융정책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제로퍼센트의 초저금리 정책으로도 경기를 살리지 못하는 한계점에 도달한 것이다. 그리고 재정정책은 복지정책에 매달려 재정적자를 면하지 못한 상태였는데 장기적인 불경기를 살리기 위해 감세정책을 실시했다. 그 결과 재정수입은 줄어들고 경기부양적인 재정지출이 늘어나 천문학적인 재정적자를 기록함으로써 일본이 파산할 것이라는 충격적인 주장까지 등장했다.
이처럼 한일간의 재정·금융 정책이 불경기를 극복하겠다는 같은 목표 아래서도 서로 다른 방법과 수단을 동원했기 때문에 결과는 상반되게 나타나고 있다. 한국의 경우는 재정·금융의 긴축정책으로 구조조정과 경제개혁을 추진한 만큼 어느 정도 경기가 살아나고 있다.
물론 구조조정과 경제개혁이 완벽하지 못했기 때문에 여러 가지 문제점을 노출하고 있으나 국제적인 신용등급은 올라가고 있다. 그러나 일본의 경우 경제구조의 거품을 파악하지 못한 채 방만한 재정·금융 정책을 고집한 결과 그 정책이 한계점에 달함으로써, 국제적인 신용등급이 계속 추락하여 일본발 세계공황의 가능성을 걱정할 지경에 이른 것이다.
장기적 불황의 심각성을 인식한 일본은 급기야 내각을 바꾸고 새롭게 들어선 고이즈미 내각으로 하여금 전반적인 경제개혁을 추진하여 잃어버린 10년을 되찾으려 노력하고 있다. 고이즈미 내각은 800조 엔에 달하는 재정적자를 줄이고 특수법인을 통폐합하여 방만한 국영기업의 민영화를 서두르고 있으며, 엄청난 불량채권을 공적자금으로 해결하려 하나 모두 강력한 저항에 부딪히고 있다.
최근에는 일본 경제가 극심한 디플레이션과 고실업, 마이너스 성장에 시달리면서도 해결책을 찾지 못한 채 엔저 전략으로 국제경쟁력 강화를 통한 경기활성화를 꾀하고 있으나 이 역시 대내외의 벽에 부딪혀 뚜렷한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이 같은 일본 경제의 절망적 상황은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무엇보다 일본 경제가 침몰하게 된 것은 정부와 기업, 국민 모두가 ‘일본 경제는 기본구조가 튼튼하니까 계속 발전할 것’이라고 착각함으로써 구조조정과 경제개혁을 소홀히 한 결과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는 10년 이상 불경기에 시달리는 일본 경제에서 많은 것을 배우고 그 대응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체격이 크고 볼품이 좋다고 해서 건강하다고 볼 수 없는 것처럼, 경제구조가 단단하고 그 틀이 크다고 해서 경제가 좋은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인식하는 데 일본 경제를 반면교사(反面敎師)로 삼아야 한다. 특히 최근의 일본 경제는 지나친 폐쇄성과 내핍생활, 엄살 디플레이션을 일으키고 경제를 더욱 꼬이게 한다는 사실도 보여주고 있다.
따라서 우리는 구조조정과 경제개혁을 마무리하여 21세기형 새로운 경제의 틀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적당한 운동과 식사로 몸을 날씬하게 하는 것이 건강을 유지할 수 있는 것처럼 이제부터라도 정부와 기업, 국민 모두 혼연일체가 되어 경제의 틀과 체질을 튼튼히 하는 새로운 ‘경제건강운동’을 전개해야 할 것이다.
세계 1, 2위의 경제대국인 미국과 일본의 경제시스템을 보면 같은 자본주의 경제를 바탕으로 하고 있으나 내용 면에서는 서로 다른 점을 지니고 있다. 미국이 시장경제가 주도하는 국민자본주의 경제라면 일본은 정부가 주도하는 국가자본주의 경제의 성격을 지녔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한국 경제의 시스템은 어떠한가. 미국식에 가깝다기보다 일본식인 정부 주도의 시장계획성 경제로 국가자본주의적 성격을 지녔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한국과 일본은 세계적으로도 드물게 동일한 경제시스템을 바탕으로 한 경제의 틀을 지니고 있으며 다만 그 모양과 성격이 서로 다를 뿐이다.
한국과 일본 모두가 경제시스템을 같이하고 있기 때문에 경제구조, 산업구조, 기업구조가 같은 틀로 짜여졌다. 이 때문에 양국은 세계적으로 유례 없는 고도성장을 이룩하는 신화를 창조하기도 했으며 최근에는 심각한 구조적 불경기를 겪게 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한국의 불경기는 1997년 외환위기에서 시작된 금융불황이 그 원인이었다. 그러나 일본은 80년대 말 부동산과 주가의 거품이 사라지면서 소비위축과 그 결과로 나타난 디플레이션이 원인이 되어 경제전반이 침체를 겪고 있다.
한국의 경우 외환보유액이 38억 달러로 바닥을 드러내면서 환란으로부터 경제위기가 시작되어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금융을 요청하는 신세로 전락했다. 이에 따라 정부의 재정금융 정책은 IMF의 감독과 권고를 받아 경제개혁과 구조조정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 정책수단이 외자를 유치한다는 명분 아래 추진된 고금리 정책과 긴축재정 정책이었으며, 그 결과 재정부문은 물론 금융권을 비롯한 많은 기업이 자금난에 봉착, 도산하고 실업대란을 겪게 되었다.
일본의 장기불황은 수십년간의 무역흑자에 의한 엄청난 달러가 외환 인플레를 야기하고 그것이 장기간 부동산과 주식 붐을 조성하여 거품경제를 만들어냄으로써 시작되었다. 그런데 일본은 이를 발전의 결과로만 착각하고 거품 붕괴에 따른 대책 마련을 소홀히 하면서 오늘날과 같은 장기불황으로 빠져들었다.
당시 일본은 두 가지 착각에 빠졌다. 일본 경제의 붐이 절정에 달했을 때 ‘도쿄도(東京都)를 팔면 미국 전체를 살 수 있다’고 자랑할 정도로 일본사람들은 기세등등하여 그것이 거품경제인지조차 모르는 우(愚)를 범했다. 이것이 첫번째 착각이다. 그리고 그 거품이 서서히 가시면서 부동산 가격과 주가가 떨어지기 시작했으나 일본이 세계에거 가장 많은 외환을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정부가 도산할 리 없다는 자만심을 가지게 되었다. 이것이 두 번째 착각이다.
이러한 두 가지 착각 때문에 일본의 금융정책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제로퍼센트의 초저금리 정책으로도 경기를 살리지 못하는 한계점에 도달한 것이다. 그리고 재정정책은 복지정책에 매달려 재정적자를 면하지 못한 상태였는데 장기적인 불경기를 살리기 위해 감세정책을 실시했다. 그 결과 재정수입은 줄어들고 경기부양적인 재정지출이 늘어나 천문학적인 재정적자를 기록함으로써 일본이 파산할 것이라는 충격적인 주장까지 등장했다.
이처럼 한일간의 재정·금융 정책이 불경기를 극복하겠다는 같은 목표 아래서도 서로 다른 방법과 수단을 동원했기 때문에 결과는 상반되게 나타나고 있다. 한국의 경우는 재정·금융의 긴축정책으로 구조조정과 경제개혁을 추진한 만큼 어느 정도 경기가 살아나고 있다.
물론 구조조정과 경제개혁이 완벽하지 못했기 때문에 여러 가지 문제점을 노출하고 있으나 국제적인 신용등급은 올라가고 있다. 그러나 일본의 경우 경제구조의 거품을 파악하지 못한 채 방만한 재정·금융 정책을 고집한 결과 그 정책이 한계점에 달함으로써, 국제적인 신용등급이 계속 추락하여 일본발 세계공황의 가능성을 걱정할 지경에 이른 것이다.
장기적 불황의 심각성을 인식한 일본은 급기야 내각을 바꾸고 새롭게 들어선 고이즈미 내각으로 하여금 전반적인 경제개혁을 추진하여 잃어버린 10년을 되찾으려 노력하고 있다. 고이즈미 내각은 800조 엔에 달하는 재정적자를 줄이고 특수법인을 통폐합하여 방만한 국영기업의 민영화를 서두르고 있으며, 엄청난 불량채권을 공적자금으로 해결하려 하나 모두 강력한 저항에 부딪히고 있다.
최근에는 일본 경제가 극심한 디플레이션과 고실업, 마이너스 성장에 시달리면서도 해결책을 찾지 못한 채 엔저 전략으로 국제경쟁력 강화를 통한 경기활성화를 꾀하고 있으나 이 역시 대내외의 벽에 부딪혀 뚜렷한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이 같은 일본 경제의 절망적 상황은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무엇보다 일본 경제가 침몰하게 된 것은 정부와 기업, 국민 모두가 ‘일본 경제는 기본구조가 튼튼하니까 계속 발전할 것’이라고 착각함으로써 구조조정과 경제개혁을 소홀히 한 결과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는 10년 이상 불경기에 시달리는 일본 경제에서 많은 것을 배우고 그 대응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체격이 크고 볼품이 좋다고 해서 건강하다고 볼 수 없는 것처럼, 경제구조가 단단하고 그 틀이 크다고 해서 경제가 좋은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인식하는 데 일본 경제를 반면교사(反面敎師)로 삼아야 한다. 특히 최근의 일본 경제는 지나친 폐쇄성과 내핍생활, 엄살 디플레이션을 일으키고 경제를 더욱 꼬이게 한다는 사실도 보여주고 있다.
따라서 우리는 구조조정과 경제개혁을 마무리하여 21세기형 새로운 경제의 틀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적당한 운동과 식사로 몸을 날씬하게 하는 것이 건강을 유지할 수 있는 것처럼 이제부터라도 정부와 기업, 국민 모두 혼연일체가 되어 경제의 틀과 체질을 튼튼히 하는 새로운 ‘경제건강운동’을 전개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