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0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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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 대통령의 그림자 권력

최순실 지고 최외출 뜬다?

대선캠프 기획조정특보 출신, 최외출 영남대 전 부총장 발탁 가능성

  • 구자홍 기자 jhkoo@donga.com

    입력2016-10-28 16:4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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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혜 대통령은 10월 중순 연이어 새마을운동 행보에 나섰다. 18일에는 강원 평창군 알펜시아에서 열린 ‘2016 지구촌 새마을지도자 대회’ 개막식에 참석했고, 그다음 날인 19일에는 새마을운동을 주제로 문화관광형 전통시장으로 변신한 경북 구미새마을중앙시장을 찾았다.

    박 대통령은 10월 18일 지구촌 새마을지도자 대회 개막 연설에서 “(새마을운동은) 근면, 자조, 협동의 정신과 ‘우리도 잘살 수 있다’는 자신감을 일깨워 농촌 현대화와 국가 발전을 이룬 정신혁명운동”이라며 “한국은 각국 현실에 맞는 새마을운동을 추진할 수 있도록 필요한 부분을 적극 지원할 것”이라면서 “새마을운동지수를 개발해 각국 상황에 맞는 새마을운동이 추진될 수 있도록 맞춤형 컨설팅 기능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10월 19일 구미새마을중앙시장을 찾은 박 대통령은 시장 상인들과 이른바 ‘새마을도시락’으로 오찬을 함께 했다. 뉴스1은 ‘새마을 도시락’에 대해 ‘시장을 찾은 고객이 도시락통과 엽전을 구매한 후, 엽전으로 시장 내 반찬가게 등에서 먹거리를 조금씩 구매해 도시락통에 담아 고객쉼터에서 식사하는 것으로 밥·국이 무료로 제공되는 등 가격이 저렴해 고객들의 인기가 높다’고 보도했다.

    박 대통령이 연이어 새마을운동 행보를 선보이자, 여의도 정치권에서는 새삼 ‘새마을운동 전도사’로 알려진 최외출 영남대 전 부총장을 주목하기 시작했다. 최 전 부총장은 지난 대통령선거(대선)를 거치면서 ‘박근혜 브레인’으로 언론에 이름이 오르내린 인물. 박근혜 정부 출범 직전인 2013년 2월 발간된 ‘월간중앙’은 ‘논리적으로 직언하는 측근 중 측근’이라며 당시 최외출 영남대 교수를 크게 조명하기도 했다. 당시 당선인이던 박 대통령이 최 교수에게 비서실장을 제의했으나 최 교수가 정중히 고사했고, 그러자 다시 박 당선인이 재차 제안했다는 보도가 나와 최 교수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시점이었다. 2013년 2월 월간중앙 기고에서 서상현 매일신문 정치부 기자는 최 교수에 대해 “한마디로 ‘박근혜 브레인’이라 할 수 있다”며 “현안에 대한 정무적 판단 능력이 뛰어나다고 평가받는다. 드러내놓고 하지 못할 일을 조용히 해결하는 ‘홍반장’ 역할을 해왔고, 지금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썼다.





    박근혜 브레인=새마을운동 전도사

    최 전 부총장이 최근 정치권에서 다시금 주목받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박 대통령의 잇단 새마을운동 행보 때문이고, 다른 하나는 최순실 씨의 국정 농단 파문 때문. 영남대 새마을국제개발학과(옛 지역 및 복지행정학과) 교수인 최 전 부총장은 2009년 박정희리더십연구원 초대 원장을 지내고, 2011년 11월부터 2013년 1월까지 영남대 초대 박정희정책새마을대학원(현 박정희새마을대학원) 초대 원장을 역임한, 누구나 인정하는 ‘새마을운동 전도사’다. 이 때문에 최근 박 대통령의 잇단 새마을운동 행보와 최 전 부총장을 연결 지어 해석하는 이가 많다. 여권 한 관계자는 “박 대통령 취임 이후 최 전 부총장이 정치권을 떠나 교수직에 복귀했지만,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을 고리로 늘 박 대통령의 관심권에 머물러 있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른 이유는 최근 비선(秘線) 실세 논란의 중심으로 떠오른 최순실 씨 때문이다. 최씨의 국정 농단 의혹으로 고립무원 처지에 놓인 박 대통령이 믿고 의지할 만한 측근으로 최 전 부총장이 급부상하고 있는 것. 그는 2012년 새누리당 대선후보 경선 때는 박근혜 대선캠프 ‘국민행복캠프’에서 기획조정특보를 맡았고, 이후 대선 본선에서는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 기획조정특보를 지냈다. 대선 경선과 본선이라는 가장 긴박한 상황에서 박 대통령이 그에게 중책을 맡겼다는 점에서 여권 일각에서는 박 대통령이 작금의 위기 국면을 타개하기 위해 다시 그를 불러들일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박근혜 정권 초 최 전 부총장은 막후 실력자로 한때 관가에 회자되며 ‘그림자 비서실장’으로 불리기도 했다. 특히 새 정부 출범 초기 영남대 출신인 이동필 한국농촌경제연구원장이 농림축산식품부(농림부) 장관에 임명되자 당시 관가에서는 “영남대 최외출 부총장의 추천으로 장관이 됐다는 얘기가 흘러다닌다”는 뒷말이 나왔다.



    영남대 라인이 경북고 라인 꺾었다

    당시 사정을 잘 아는 한 인사는 “2013년 3월 이동필 장관이 박근혜 정권의 초대 농림부 장관으로 결정됐을 때 그 인사를 예상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 선거와 무관한 농촌경제 연구자로 알려진 이 장관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인수위) 시절 또는 대선 과정에서 존재감이 크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1980년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입원해 30년을 연구원으로 보낸 그가 2011년 원장이 됐을 때도 주변에서는 깜짝 놀랐다고 한다. 하마평에 오르지 않은 의외의 인물이었기 때문.

    2013년 초 농림부 장관 후보로는 이명박 정권에서 농축산부 1차관을 지냈던 현 김재수 농림부 장관(당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사장)과 대선 과정에서 새누리당 국민행복추진위원회 행복한농어촌추진단장을 맡아 농정 분야 공약 작업을 진두지휘한 현 이상무 한국농어촌공사 사장이 하마평에 올랐다. 이 사장 또한 농림부 기획관리실장 출신으로 박 대통령에게 실질적인 농촌 공약을 만들어준 주인공이기도 하다. 두 사람은 공교롭게도 경북고 선후배 사이. 그런데 하마평에 오르지도 않았던 이동필 원장이 장관에 오르자 농림부에서는 영남대 라인이 경북고 라인을 꺾었다는 얘기가 흘러나왔다. 관가에서 최 전 부총장의 추천설이 나돈 것도 이 무렵이었다. 최 전 부총장이 인수위 시절부터 박 대통령의 측근 중 측근으로 소문이 자자했기 때문이다.

    이동필 장관이 대구고 출신으로 새누리당 최경환 의원의 뒷배가 있었다는 얘기도 나왔지만, 그보다 영남대 출신 인맥이 작용했다는 설이 우세했다. 대구·경북지역에서는 경북대 농대가 최고 대접을 받는 상황에서 영남대 축산경영학과 출신이 장관이 되리라는 것은 어느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상황이었다고 한다.

    한때 정치권 일각에서 박 대통령의 ‘그림자 비서실장’으로 여겨지던 최 전 부총장이 최순실 국정 농단 의혹으로 총체적 위기에 빠진 박근혜 정부를 구할 구원투수로 부상해 박 대통령 곁을 지키게 될까. 영남대 박정희새마을대학원 인터넷 영문 홈페이지에는 최 전 부총장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나란히 찍은 사진이 올라와 있어 눈길을 끈다. 박근혜 정부 출범의 산파역을 담당했던 그가 임기 말 정권을 구하고 반 총장을 매개로 차기 정권 창출의 중책을 맡을지 자못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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