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추면 나오는 게 문화예술계 성추문이다. 문단에서 박범신(70), 박진성(38) 작가의 성폭력 의혹이 불거진데 이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미술과 공연 등 문화계 전반에서 성추문 폭로가 이어지고 있다. 내용은 유사하다. 기성 예술가가 레슨, 등단, 전시 기회 제공 등을 빌미로 접근한 뒤 위계나 ‘갑을관계’를 악용해 젊은 예술가 지망생을 대상으로 상습적인 성폭력, 성추행을 했다는 것이다.
그동안 우리 사회에 자성의 목소리를 내온 문화계에서 성추문이 이어지자 국민의 실망도 컸다. 한 누리꾼은 “예술인은 성추행 같은 행동을 기행으로 여기고 즐기는 것 같다”며 “일부 천재 예술인이 기행을 일삼는 경우가 있는 것이지, 기행을 즐겨야만 천재적 예술인이 된다는 착각이 문화계에 팽배한 듯”이라고 지적했다. 한 페이스북 이용자는 “다른 직종이라면 모르겠지만 고고한 척하던 예술인 사이에서 성추문이 쏟아지니 한국 문화예술계 전체가 싫어진다”고 말했다.
심지어 미성년자 성추행 사건도 드러났다. 배용제(53) 시인에게 문학 강습을 받았다는 문예창작과 학생 6명은 최근 트위터를 통해 배 시인에게 강습을 받으며 성폭행 등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당시 미성년자였던 습작생을 창작실로 불러 성추행하고 성관계를 요구하거나 나체사진을 찍었다는 것. 이에 배 시인은 10월 26일 자신의 블로그에 폭로 내용을 인정하는 사과문을 게재했다. 이와 함께 “자숙의 의미로 활동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한 누리꾼은 “미성년자 성폭행범은 자숙이 아니라 감옥에 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한 인터넷 커뮤니티 이용자는 배 시인을 향해 “본인의 경험을 살려 ‘전자발찌’를 시제로 시 한 편 발표하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