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월17일, 출마를 선언한 정후보의 지지율은 파죽지세였다. 필마단기라고는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를 압박했다. 이런 지지율로 정후보는 2강1중 구도를 유지했다. 반면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이 인기의 실체에 대해 논란이 있었다. 노풍(盧風)과 정풍(鄭風) 현상을 비교하기도 했고 출신지역이나 소속정당에 의한 선거 시대가 지나가고, 이미지 위주의 선거 시대가 도래했다는 견해도 있었다.
파죽지세 정후보 뒷심 부족 드러내며 단일화 압박 받아
11월 들면서 2강1중 구도에 변화가 감지됐다. 먼저 뒷심이 부족한 정풍의 기세가 한풀 꺾인다. 반대로 이후보의 지지율은 높아진다. 이후보가 마의 35%대를 넘어 36% 이상의 지지율로 올라선 것이 이때. 이후보의 상승 배경에는 정후보의 희생이 숨어 있다. 노후보도 소폭이나마 상승세로 돌아선다. 노후보 역시 정후보의 추락이 지렛대 역할을 했다. 2강1중 구도는 1강2중 구도로 재편됐고 후보단일화에 대한 압박은 커져갔다.

노무현의 상승세는 ㈜ 리서치 앤 리서치(R&R)가 실시한 10월 말 조사와 11월 중순 조사에서 이미 ‘싹’을 드러냈다. 세계일보-R&R 조사(10월27일)에서는 이회창 37.3%, 정몽준 25.4% 노무현 19.9% 순이었으나, R&R 자체조사(11월10일)에서는 이회창 36.7%, 노무현 21.7%, 정몽준 20.7% 순으로 2, 3위가 역전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노·정 후보의 지지율은 후보단일화 작업이 끝나는 25일 이후 또 한 번 변화를 보일 것이다. 여론조사는 현재를 찍는 스냅사진과 같다. 미래를 예측하기는 어려우나 추세를 파악하면 미래에 대한 전망은 어느 정도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