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작가 김옥선씨(35)의 말이다. 국제결혼한 가정의 모습을 찍은 사진전 ‘해피 투게더’(11월13~26일·대안공간 풀)를 열고 있는 김씨는 그 자신도 독일인 남편 랄프 도이츠씨(41)와 살고 있다. 남편은 ‘답답한 독일 사회가 싫다’며 아내의 나라에서 사는 것을 선택했지만 이들에게도 한국살이는 쉬운 게 아니라고.
“남편이 6년간 제주대 독문과 교수로 일했는데, 학교 당국과의 마찰이 한두 건이 아니었습니다. 다른 교수의 수업을 대신해주면 ‘외국인은 주당 10시간 이상 수업을 맡을 수 없는데 왜 규정을 어기느냐’고 시비를 거는 식이었죠. 이런 마찰 때문에 독문과 교수들이 학교의 외국인 교육관장을 상대로 소송까지 벌여야 했어요.”
김씨의 사진전 ‘해피 투게더’에 등장하는 부부는 8쌍이다. 모두 한국인 여성과 미국 캐나다 독일 등 외국인 남성이 결합한 쌍이다. 국제결혼한 부부들은 무언가 특별하게 살 것 같은데, 사진 속에 담긴 이들의 무덤덤한 표정은 그 또래 한국인 부부들의 모습과 별로 다를 게 없다. 사진을 본 모델들이 “꼭 이혼 직전의 부부들 같다”고 해 함께 웃었다고. “남편과 8년째 결혼생활을 하면서 크고 작은 갈등이 있었어요. 이 갈등이 부부라면 누구나 겪는 것인지, 아니면 국제결혼을 한 커플 사이에서 일어날 수 있는 갈등인지 알고 싶어서 이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명확한 대답을 얻지는 못했지만 다른 부부들의 사진을 찍으면서 제 스스로가 많이 치유된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