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3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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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지 유방암 걸릴 확률이 높다는 이유로 ‘유방 절제’

  • 입력2002-11-21 12:4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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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지 유방암 걸릴 확률이 높다는 이유로 ‘유방 절제’

    미국의 사진작가 헬라 해미드가 찍은 유방암 절제수술을 받은 작가 디나 메츠거의 상반신 사진.

    건강에 대한 관심으로 따지자면 한국 사람만큼 유별난 국민이 또 있을까? 하지만 유방암에 대해서만큼은 그렇지 않다. 캐나다 토론토대학 켈리 메칼페 교수팀이 최근 발표한 조사자료는 서양 여성들이 유방암을 얼마나 두려워하는지 여실히 보여준다. 켈리 교수팀 조사 결과에 따르면 1991년에서 2000년 사이 유방암 가족력이 있는 환자 75명 중 단지 유방암에 걸릴 확률이 높다는 이유로 미리 유방 절제술을 받은 환자만 25명. 실제 유방암에 걸린 것도 아닌데 가족 중에 유방암에 걸린 사람이 많다는 이유만으로 유방을 절제했다는 것.

    문제는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켈리 교수팀의 연구 결과 실제 이들이 유방암에 걸릴 확률은 17%에 불과했으며, 유방암 결정 유전자인 BRCA1, BRCA2 유전자를 가진 여성이라 할지라도 유방암으로 발전할 가능성은 59%에 지나지 않았다. 결국 자르지 않아도 될 유방을 절제한 여성이 절반을 훨씬 넘는다는 결론이다.

    켈리 박사는 “유방암 가족력이 있는 많은 여성들이 유방암에 걸릴 것이라는 지나친 걱정 탓에 예방 차원에서 유방 절제 수술을 받고 있다”며 “여성들이 왜 이런 생각을 하게 됐는지에 대해서는 알 수 없다”고 의아해했다.

    유방전문 클리닉으로, 원스톱 유방암 검진 시스템을 도입한 청담서울여성외과 권오중 박사(유방외과 전문의)는 “유방 절제 수술은 유방암 환자 중 보존술이 불가능한 경우에만 시행되고 있으며 발병 가능성만으로 수술을 하는 것은 국내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유방암 환자 중 20% 정도는 보존술이 가능하고 자국이 덜 남기 때문에 환자나 의사 모두 이 수술을 선호한다”고 말한다.

    유방암은 조기에만 발견하면 절제하지 않고도 충분히 치료가 가능한 질병이다. 국내에는 이미 한 시간 안에 유방암 조직검사까지 해주는 병·의원도 생겼다. 검사받는 게 귀찮아 병을 키우고, 소중한 유방을 잘라내는 일은 더 이상 없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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