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3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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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반협 vs 네티즌’ 또 불붙은 저작권 전쟁

  • 김현미 기자 khmzip@donga.com

    입력2002-11-20 14: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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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반협 vs 네티즌’ 또 불붙은 저작권 전쟁
    한국음반산업협회(회장 박경춘)가 인터넷 음악사이트와 ‘저작권’ 전쟁을 벌이고 있다. 협회측은 10월28일 국내 최대 포털사이트인 ㈜다음커뮤니케이션(대표 이재웅)에 공문을 보내 11월7일까지 5000여 음악동호회가 불법게시하고 있는 음악자료에 대한 자진 삭제를 요청했다. 이 공문에는 음악, 뮤직, mp3 파일 등의 단어로 검색되는 약 5000개의 카페 리스트가 첨부됐다.

    협회의 음악카페 5000여곳 폐쇄 요구 소식이 알려지자 네티즌들은 즉각 ‘폭력적인 조치’라며 반발했고, 음반협회측은 “폐쇄를 요구한 적이 없다. 다만 불법행위가 발견되는 즉시 형사 고소 및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를 할 예정이니 사전에 통지해달라는 요청이었다”고 해명했다. 일부 네티즌들은 “음반업계 불황이 모두 mp3 파일 탓인가. 신인가수 홍보가 필요할 때는 음반사가 먼저 음악사이트를 이용해놓고 이제 와서 네티즌 탓만 한다”며 불쾌해했다.

    어쨌든 11월7일까지는 기간이 너무 촉박하다는 문제가 제기되자 협회는 25일까지로 게시물 자진 삭제 기간을 연장했다. 문제는 “억울하지만 삭제하겠다”고 한 네티즌들조차 “어떤 것을 삭제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할 만큼 저작권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음반협회의 압력과 네티즌의 반발을 모두 수용해야 하는 다음커뮤니케이션측의 입장이 난처해졌다. ㈜다음의 유창하 법무팀장은 “반드시 이번 일이 아니더라도 우리 회사는 저작권 침해가 명백한 경우 신속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 다만 권리관계가 불명확하고 저작권 침해 여부가 모호한 경우도 있어 이 문제는 문화관광부, 음반협회와 협의해서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사태에 대해 ‘함께하는 시민행동’측은 “음반산업협회가 무분별한 사이트 폐쇄 요구를 중지하고 ‘공정 이용의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시민행동 김영홍 정보정책팀장은 “음반산업협회가 소리바다를 고소한 후 소리바다가 폐쇄되기는커녕 진일보한 P2P(개인과 개인 간 파일 교환)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협회측은 효과 없는 무리한 법적 대응보다 네티즌과 상생의 길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실 7월 음반산업협회가 ‘소리바다’의 음반복제 방식이 저작권 침해’라며 법원에 서비스 중단 가처분 신청을 냈지만 소리바다는 8월부터 방식을 바꿔(중앙 서버를 거치지 않고 회원들이 직접 파일을 주고받는 ‘슈퍼피어’ 방식) 서비스를 재개했다.

    “복제(copy)는 인터넷 기술의 기반이요 상식”이라고 주장하는 네티즌들과 “디지털 음악 저작물도 엄격하게 저작권의 보호를 받아야 한다”는 음반협회의 충돌은, 인터넷 정보공유와 허용범위에 대한 구체적 법안이 마련되지 않는 한 반복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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