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6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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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을 위한 와인 샤토뇌프 뒤 파프 ‘레 시나르’

  • 조정용 ㈜비노킴즈 대표·고려대 강사

    입력2009-08-13 11:3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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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명상을 위한 와인 샤토뇌프 뒤 파프 ‘레 시나르’
    프랑스 남부 론 지역 최고의 와인 샤토뇌프 뒤 파프는 마을 이름이기도 하다. 와인 초보자들에게 불가사의한 주문처럼 들리는 이 고급 와인은 그 유명한 아비뇽 유수에 의해 태동했다. 1309년 프랑스 국왕이 신임 교황으로 선출된 보르도 추기경의 로마 입성을 차단하고, 그를 아비뇽에 유폐시킨 아비뇽 유수는 이스라엘 백성들의 바빌론 유수처럼 약 70년간 진행됐다.

    초대 아비뇽 교황 클레망 5세는 이미 샤토를 소유하고 있었던 보르도 출신 와인애호가였다. 그가 교황으로 선출된 뒤 그 샤토는 ‘교황 클레망의 샤토’란 이름, 즉 샤토 파프 클레망으로 이름이 바뀌었다.교황이 오기 전까지 아비뇽 북쪽에서 생산되는 와인은 소박한 시골와인에 불과했다.

    하지만 교황의 관심과 열정으로 점차 품질이 향상됐다. 두 번째 아비뇽 교황은 샤토뇌프 뒤 파프에 여름 별장인 성을 건축해가며 포도밭 개간에 힘썼다. 그 성은 ‘교황의 신성’으로 불렸으며, 거기서 나온 와인 이름이 바로 샤토뇌프 뒤 파프다.

    샤토뇌프 뒤 파프는 검은 포도, 청포도 등 모두 13가지 포도를 혼합해 만들 수 있다. 한 가지 포도로만 만든 것도 있고(샤토 하야스), 어떤 곳은 13가지를 다 쓰거나(샤토 드 보카스텔) 검은 포도 서너 가지만 혼합하는 와인도 있다. 대부분은 레드이나 화이트로도 시판된다.

    페랭 에 피스(Perrin et Fils)가 만드는 샤토뇌프 뒤 파프 ‘레 시나르(Les Sinards)’ 2006은 그르나슈, 시라, 무르베드르 등 검은 포도로만 만든 레드다. 명주 샤토 드 보카스텔 포도밭의 어린 나무에서 얻은 포도와 일부 매수한 포도로 양조한다.



    잉크같이 불투명한 검붉은 빛깔에 담배, 감초, 건포도의 농익은 향내가 풍기며, 두터운 질감과 진한 감촉의 풀바디 와인이다. 이것은 명상을 위한 와인이다. 육류와도 잘 어울리지만, 홀로 침잠할 때 깊은 맛을 음미하는 희락이 있다. 강건하고 단단한 질감이므로 디캔팅을 하면 좀더 부드럽게 즐길 수 있다. 와인바에 가서 술술 발음한다면 애호가로 대접받을 것이다. 수입 신동와인, 소비자가격 10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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