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붉은 빛깔, 부드러운 탄력‘카라바스 루즈’
‘카라바 공작’을 잊지 않았을 것이다. 세월이 흘러도 통쾌, 유쾌했던 독서의 추억은 잊히지 않으니까. 카라바 공작처럼 될 수 있다면, 장화 신은 고양이가 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라고 꿈꾸던 때가 가끔 그리워진다. 이런 카라바 공…
200912292009년 12월 23일이탈리아의 풍요로움 ‘2006 베라차노’
1170년부터 와인을 만들어왔다는 카스텔로 디 베라차노는 16세기에 유럽인으로서는 처음으로 뉴욕과 허드슨 강을 탐험한 이탈리아의 탐험가 조반니 다 베라차노에서 유래한다. 그가 호령하던 이 성(城)에서는 오늘날 이탈리아를 잘 표현하는…
200912222009년 12월 18일세 품종의 우아한 조화 ‘2006 마가리’
사업가라면 누구나 자신의 세력 확장을 열망할 텐데, 와인 분야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보르도의 유명 샤토가 남부 프랑스에 양조장을 개업하는 것처럼 피에몬테의 유명 와인회사가 토스카나에 양조장을 연다. 두 지역은 토양이나 기후가 달라도…
200912152009년 12월 10일풍만한 장미의 감촉 ‘2006 게부르츠트라미너’
알자스는 독일 향기가 풍기는 프랑스 와인이다. 라벨에 원산지만 표시하는 보르도, 부르고뉴와는 달리 독일처럼 품종을 라벨에 표시한다. 병 모양도 플루트처럼 독일과 비슷하다. 그리고 화이트가 대세를 이루는 점 또한 독일과 닮았다.보주 …
200912082009년 12월 03일본토 점령, 호주 와인 자존심 ‘하이 트렐리스’
호주 양조사의 뿌리 중 하나는 유럽 양조장이 해외 직접투자의 일환으로 호주를 선택한 데서 비롯된다. 그러나 대부분은 이민자들의 땀방울이 이룩한 역사로 평가된다. 사람에게 토지는 꿈이고 희망이다. 중세 장원에 속한 농노나 신분이 낮은…
200912012009년 11월 30일싱싱한 질감, 도멘 오트의 ‘방돌 로제’
필자의 첫 번째 단행본 ‘올댓와인’에는 로제 와인에 대해 다음과 같이 기술해놨다.“옛날 프로방스에는 태양을 절여 와인을 만드는 어부가 있었다고 한다. 그는 태양을 헹구고 빨아서 분홍빛을 얻었다. 그 분홍빛을 잔 속에 담아 만든 것이…
200911242009년 11월 18일‘J에게’ 바치는 캘리포니아 질감 ‘J’
스산한 가을 ‘J에게’를 위한 와인이 있다. 라벨 위에 덩그러니 붙은 ‘J’자를 보니 이선희의 노래 “J, 스치는 바람에…”가 들리는 듯하다. J는 캘리포니아의 러시안 리버 밸리에 있는 양조장에서 나온다. 애호가라면 이 대목에서 미…
200911172009년 11월 13일마술피리 멜로디 느낌 ‘블라우프란키쉬 가거 2005’
와인, 이 말에선 흙냄새가 난다. 풍요로운 대지에서 잉태한 와인은 그 풍미 속에 고장의 풍토가 스며 있고, 사람들의 희로애락이 담겨 있다. 예컨대 오스트리아 와인을 마시면 오스트리아로 날아가는 기분이 든다. 그 나라 와인에는 순수성…
200911102009년 11월 04일매혹적인 과일 향기…펠시나 샤르도네 ‘이 시스트리’
파리의 레스토랑에서 메인 요리 전에 나오는 파스타가 프랑스에선 더 이상 이국적이지 않듯, 토스카나에서 양조된 샤르도네 역시 마찬가지라고 말한다면 한편으론 약간 개운치 않을 것이다. 이는 토스카나의 향토적 정서가 강한 탓도 있고, 그…
200911032009년 10월 28일발효 포도의 온화한 질감 ‘빈트너스 리저브 샤르도네 2007’
와인산업에는 두 가지 영원한 로망이 있다. 하나는 소비자에게 이름을 각인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가능한 한 대량으로 양조하는 것이다. 전자는 와인이 브랜드로 팔리는 상품이기 때문이고, 후자는 규모의 경제를 통해 이익을 확대할 수 …
200910272009년 10월 21일프랑스 농촌 질박함 묻어나는 알로스 코르통 2004
프랑스를 상징하는 달팽이 요리. 이 요리의 본고장인 부르고뉴에서 이제 달팽이가 더 이상 프랑스산이 아니라 해도 관광객이 끝없이 밀려드는 것은 프랑스의 또 다른 상징인 부르고뉴 와인이 있기 때문이다. 부르고뉴는 보르도와 달리 단일 품…
200910202009년 10월 16일뜨는 럭셔리 와인 포데레 사파이오
럭셔리와 와인은 찰떡궁합이라고 여기는 사람이 많아 시장에서 무척 잘 통한다. 남다른 정성을 기울이고 스토리를 부여해 특별한 가치를 선사하는 와인은 그렇지 않은 와인과 다른 대접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루이…
200910132009년 10월 07일이탈리아의 상징 ‘라 브라체스카’
이탈리아 출신 와인 중 가장 고귀한 것은 무엇일까. 와인 맛의 표현만큼이나 주관적인 질문이다. 비노 노빌레 디 몬테풀치아노가 답이다. 말뜻은 ‘몬테풀치아노 마을의 고귀한 와인’이다. 이탈리아 고급 와인 중에서 긴 이름순으로 배치하면…
200909292009년 09월 23일원초적 광물 향, 파스칼 졸리베 상세르
상세르. 발음부터 뭔가 상서로운 느낌이 드는 상세르는 소비뇽 블랑으로 익히 알려져 있지만, 그보다는 마을 자체가 명소인 곳이다. 파리에서 기차가 들어오면서 관광지로, 와인 생산지로 유명해졌다. 상세르가 루아르 강 좌안에 위치한 화이…
200909222009년 09월 16일伊 돌체토 달바의 감춰진 매력
이탈리아에서 좋은 와인이 가장 많이 나오는 피에몬테 지방에는 일반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양조장 사람들의 비밀이 있다. 그들이 매일 마시는 레드와인은 무엇일까. 사람들은 그들이 한결같이 바롤로나 바르바레스코를 마실 것이라 생각한다. …
200909152009년 09월 11일샴페인의 원조 로랑 페리에
돈 클래드스트럽의 ‘와인전쟁’에는 프랑스 와인을 둘러싼 나치와 프랑스군의 대결이 잘 묘사돼 있다. 때는 제2차 세계대전 말기. 알프스에 있는 히틀러의 여름별장 ‘독수리 요새’를 접수하라는 명령이 프랑스군에게 떨어졌다. 그러자 하사관…
200909082009년 09월 02일샤르도네에 질렸다면 ‘부르고뉴 알리고테’
프랑스 명산지마다 토속적이고 이색적인 와인이 애호가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애호가들은 그런 와인 맛에 고장의 전통과 역사가 들어 있고, 응당 개성이 품어져 있다고 믿는다. 하지만 양달이 있으면 응달이 있는 법. 마치 피겨스케이팅에서…
200908252009년 08월 19일명상을 위한 와인 샤토뇌프 뒤 파프 ‘레 시나르’
프랑스 남부 론 지역 최고의 와인 샤토뇌프 뒤 파프는 마을 이름이기도 하다. 와인 초보자들에게 불가사의한 주문처럼 들리는 이 고급 와인은 그 유명한 아비뇽 유수에 의해 태동했다. 1309년 프랑스 국왕이 신임 교황으로 선출된 보르도…
200908182009년 08월 13일프랑스 여름사냥 ‘크로즈 에르미타주 블랑’
크로즈 에르미타주 마을은 프랑스 남쪽 론 지방에 속한다. 낙동강처럼 남하하는 론 강 계곡에 발달한 포도밭은 ‘론 밸리’라는 이름으로 불리는데, 이곳 포도밭의 명성은 보르도와 부르고뉴에 가려져 있다.그러나 19세기에는 달랐다. 최고급…
200908112009년 08월 05일엘도라도의 선물, 러더퍼드 랜치 나파 밸리 샤르도네
나파 밸리는 19세기에도 와인 산지였다. 어릴 적 동심을 흔든 ‘보물섬’의 작가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이 이곳을 여행하기도 했다. 그가 신혼여행에서 경험한 일을 묶은 얘기는 오늘날 ‘실버라도 무단점유자(The Silverado Sq…
200908042009년 07월 29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