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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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견이 짖을 때 간식 주면 배고플 때마다 계속 짖어

[최인영의 멍냥대백과] 잘못된 표현 방법 강화해 매번 짖기로 의사 표현할 가능성↑

  • 최인영 러브펫동물병원장

    입력2024-09-25 09: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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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반려동물에게도 ‘올바른 양육’이 필요하다. 건강관리부터 문제 행동 교정까지 반려동물을 잘 기르기 위해 알아야 할 지식은 무궁무진하다. 반려동물행동의학 전문가인 최인영 수의사가 ‘멍냥이’ 양육에 관한 모든 것을 알려준다.
    반려견 보호자는 반려견이 하는 행동의 의미가 항상 궁금할 것입니다. 반려견은 언어가 아닌 짖기, 울기, 핥기, 긁기, 비비기, 배변(배뇨) 등 사람이 알아듣기 힘든 행동으로 의사표현을 하기 때문에 어쩌면 자연스러운 궁금증이라고 할 수 있죠. 또 겉으로 나타나는 행동은 동일하더라도 그 행동을 하는 원인, 배경은 가지각색이기에 반려견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어떤 도움을 원하는지 보호자가 이해하기란 어려울 수밖에 없습니다.

    반려견은 언어가 아닌 짖기, 울기, 핥기, 긁기, 비비기, 배변(배뇨) 행동으로 의사표현을 한다. [GettyImages]

    반려견은 언어가 아닌 짖기, 울기, 핥기, 긁기, 비비기, 배변(배뇨) 행동으로 의사표현을 한다. [GettyImages]

    보호자 반응 따라 의사표현 방법 결정

    반려견의 의사표현을 이해하려면 먼저 그것이 어떻게 형성되는지부터 알아야 합니다. 대개 반려견은 보호자와 소통을 기반으로 자신의 의사표현 방법을 결정합니다. 예를 들어 반려견이 큰 소리로 짖을 때 보호자가 시끄러운 나머지 사료나 간식으로 반려견을 달래곤 했다면 반려견은 이후 배가 고플 때마다 먹을거리를 달라고 짖을 가능성이 큽니다. 배변 후 칭찬받은 기억이 있는 반려견은 집에 혼자 남겨져 무섭고 두려운 마음이 들면, 보호자가 빨리 돌아와 자신을 예뻐해주기를 바라면서 집 안 곳곳에 실례를 하곤 합니다. 즉 반려견 행동의 의미를 알려면 평소 반려견이 신호나 공식으로 받아들일 만한 보호자 반응이 있었는지 돌아봐야 하죠.

    일반적으로 보호자를 가장 난감하게 하는 반려견의 의사표현은 ‘짖기’입니다. 공동주택에서 생활하는 경우 이웃에게 불편을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이때도 보호자는 반려견이 짖는 것 자체에 집중하기보다 근본적 원인을 먼저 파악해야 합니다. 짖기는 외부를 향한 두려움의 표현, 극도로 기분 좋을 때 표현, 무언가 전달하고 알리려는 표현, 사료나 물이 부족한 데 대한 불만의 표현 모두에 해당할 수 있고, 우리 집 반려견이 이를 통해 무엇을 표현하려는지는 보호자만 알 수 있습니다.

    실외 배변에 익숙한 반려견은 집 안에 있을 때 울거나 짖는 행동으로 배변 욕구를 드러낼 수 있다. [GettyImages]

    실외 배변에 익숙한 반려견은 집 안에 있을 때 울거나 짖는 행동으로 배변 욕구를 드러낼 수 있다. [GettyImages]

    ‌얼마 전 한 보호자가 반려견의 심한 짖음 때문에 행동의학 상담을 받고자 내원했습니다. 이 보호자는 아침에 가족이 모두 등교나 출근을 한 직후 반려견이 짖기 시작해 저녁에 가족이 귀가해도 멈추지 않는다고 어려움을 호소했습니다. 매일 이웃으로부터 항의 민원이 들어올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었죠. 반려견 생활습관을 면밀히 살펴본 결과 이 반려견은 배변 욕구를 짖기로 표현하고 있었습니다. 반려견이 실외 배변을 했을 때 가족이 많은 칭찬을 해줬고, 이 때문에 반려견이 매일 배변을 하고 싶어도 보호자가 집에 돌아와 자신을 데리고 산책을 나가줄 때까지 참았던 것입니다. 그 힘듦을 낑낑거림, 울기, 짖기 등으로 표출한 것이고요. 이 반려견에게 실내에서도 배변할 수 있도록 교육을 진행하자 짖기가 사라졌습니다.

    왜 짖는지 근본 감정·원인 파악해야

    이 한 가지 사례만 봐도 강아지가 왜 특정 행동을 하는지, 그 행동이 어떤 감정에서 비롯됐는지, 그 감정을 유발하는 원인이 무엇인지 파악하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습니다. 만약 반려견이 짖을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 보호자가 무작정 짖는 행동만 못 하게 제어한다면 불안이 또 다른 불안을 야기해 더 심하게 짖거나 온 집 안을 쑥대밭으로 만들어놓는 부작용이 생길 수 있습니다.

    반려견이 짖기 등으로 의사표현을 할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반려견을 울타리, 방 안에 가둬서 키우거나 목줄에 묶어서 생활하게 하는 경우 반려견이 답답함과 탈출 욕구를 짖기로 표현할 수 있습니다. 반려견이 짖을 때 보호자가 말로 반응하거나 간식을 지급하는 것도 반려견의 ‘요구성 행동’을 강화해 무언가를 원할 때 계속 울부짖는 문제가 발생하기도 하죠. 이처럼 반려견이 잘못된 의사표현을 하지 않도록 보호자가 미리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습니다.

    사람도 어릴 때부터 자기 생각이나 주장을 뚜렷하게 표현할 수는 없습니다. 나이가 들고 여러 사람과 어울리면서 의사표현을 정확히 하는 방법을 알게 되죠. 반려견도 마찬가지입니다. 느낀 감정을 어떻게 표현할지에 대한 방법을 보호자와 소통하는 과정에서 배우고 익히게 됩니다. 짖기로 표현한다고 그 반려견이 나쁘다고 할 수 없고, 표현을 안 하고 참기만 한다고 그 반려견이 바람직하다고 볼 수도 없는 거죠. 반려견이 건강하게 의사표현을 하고, 그것이 보호자 생활에 큰 지장을 주지 않도록 함께 호흡을 맞춰가는 것이 곧 최고의 반려견 교육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최인영 수의사는… 
    ‌2003년부터 수의사로 활동한 반려동물 행동학 전문가다. 현재 서울 영등포구 러브펫동물병원 대표원장, 서울시수의사회 이사를 맡고 있으며 대표 저서로 ‘어서 와 반려견은 처음이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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