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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맞춤여행|전북 남원

춘향아 봄이로다, 고운 한나절 보내고 싶다

  • 글·사진=양영훈 한국여행작가협회 회장 blog.naver.com/travelmaker

춘향아 봄이로다, 고운 한나절 보내고 싶다

춘향아 봄이로다, 고운 한나절 보내고 싶다

고전소설 ‘춘향전’의 무대 광한루원(작은 사진).

높고도 큰 지리산은 언제나 아버지처럼 듬직하고 넉넉하다. 때묻지 않은 자연미를 간직한 섬진강은 어머니처럼 자애롭고 푸근하다. 아버지 같은 지리산에 등을 기대고 어머니 같은 섬진강을 젖줄로 삼은 전북 남원시는 오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멋과 맛의 고장이다. 우리나라의 대표적 고전문학인 ‘춘향전’과 ‘흥부전’의 무대이자, 동편제 판소리와 추어탕의 본고장이다. 그러니 남원 땅 어딜 가나 정겨운 우리 가락이 들려오고, 발길 닿는 곳곳마다 세월의 더께가 두껍게 쌓인 역사유적이 산재하다.

지리산 자락의 산내면 입석리에 자리한 실상사는 거대한 박물관이나 다름없다. 단일 사찰로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국보급 문화재를 보유한 곳이기 때문이다. 백장암 삼층석탑(국보 제10호)과 석등(보물 제40호)을 비롯해 국보 1점, 보물 11점 등의 국가지정 문화재가 있다. 그 가운데서도 유독 눈길을 끄는 것은 약사전의 철제여래좌상(보물 제41호)이다. 지리산 천왕봉을 정면으로 바라보고 있는 이 철불은 백두대간의 지맥이 일본 후지산으로 빠져나가는 것을 막기 위해 주조됐다고 한다.

정겨운 우리 가락의 고장, 발길 곳곳 역사유적

통일신라의 구산선문(九山禪門) 중 하나였던 실상사는 산사다운 고즈넉함도 인상적이지만, 절 초입의 동구 밖에 세워진 돌장승들(중요민속자료 제17호)도 눈여겨볼 만하다. 벙거지를 쓴 머리에 왕방울 같은 눈을 부라리고, 꾹 다문 입술 사이로 어금니와 송곳니가 드러난 형용이다. 조선 영조 1년(1725)에 세워진 이 장승들은 사찰의 수호신인 사천왕상이나 인왕상 같은 위엄을 풍긴다.

실상사에서 남원시내를 찾아갈 때는 좀 에돌더라도 지리산관광도로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이 길을 따라가면 뱀사골, 달궁, 정령치, 구룡계곡 등 지리산 서북지역의 여러 명소와 절경들을 한꺼번에 둘러볼 수 있다.



춘향아 봄이로다, 고운 한나절 보내고 싶다

영화 ‘춘향뎐’의 세트장(위). 온몸이 땅에 묻힌 채 머리만 내민 만복사지의 석인상.

남원시내 광한루 근처의 요천 둑길은 매년 4월 초순경이면 눈부시게 화사한 벚꽃길로 탈바꿈한다. 남원시내에서는 ‘춘향전’ 무대인 광한루원, 남원의 새로운 명소로 등장한 춘향테마파크, 동편제 판소리의 진수를 보여주는 국립민속국악원, 매월당 김시습의 ‘만복사저포기’ 무대인 만복사지, 동학혁명군 김개남 부대의 본거지였던 교룡산성 등도 둘러볼 만하다.

그 가운데서도 남원의 대표적 명소는 역시 광한루원(사적 제303호)이다. 요천변에 자리한 광한루원은 광한루(보물 제281호)라는 누각과 연못, 그리고 연못 한가운데의 세 섬과 오작교 등으로 이루어진 조선시대의 대표적인 누원(樓園)이다. 조선의 성리학적 세계관을 바탕으로 조성된 광한루원에는 천체와 우주를 상징하는 요소들이 군데군데 흩어져 있다. 예컨대 연못은 은하수를 상징하고, 그 연못 속의 세 섬은 신선들이 산다는 전설 속 이상향 삼신산(三神山)을 본떠 만들었다. 그런 상징들을 되새기며 광한루원을 소요하노라면 ‘…남문 밖 나가오면 광한루 좋사온데, 오작교 영주각은 삼남 제일의 승지로소이다”라는 ‘춘향전’의 한 대목을 실감하게 된다.

광한루에서 그리 멀지 않은 만복사지(사적 제349호)도 한 번쯤 들러봐야 할 곳이다. 고려시대 창건된 만복사는 한때 남원 최대의 사찰로 번창했으나 1597년 정유재란 당시 남원성을 함락한 왜군에 의해 모두 불타버렸다. 지금은 오층석탑(보물 제30호), 불상좌대(보물 제31호), 당간지주(보물 제32호), 석불입상(보물 제43호) 등의 석물들만 남아서 옛 시절의 영화를 짐작게 한다.

하지만 그런 유물보다 더 마음을 잡아끄는 것은 절터 밖의 도로변에 위태롭게 놓인 석인상(石人像)이다. 우락부락한 인상으로 봐서는 만복사를 수호하던 인왕상으로 추정된다. 그런데 이 석인상은 온몸이 땅에 묻히고, 목 위만 간신히 드러낸 채로 분주히 오가는 자동차와 행인들을 응시한다. 주변에는 보호용 철책까지 옹색하게 둘려 있다. 불도량(佛道場)의 수호신치고는 그 처지가 옹색하고 답답하기 그지없다. 그래도 석인상의 근엄한 표정에서는 자신의 소임을 끝까지 수행하겠다는 결연함과 카리스마가 느껴진다. 닮고 싶어지는 석인상이다.

추천 일정



첫째 날 07:00 경부고속도로 서울톨게이트 진입`→`09:30 통영대전고속도로 함양분기점을 경유해 88올림픽고속도로 지리산IC(서울톨게이트에서 271km) 통과`→`09:30~10:30 지리산IC(37번 국지도)~인월 소재지(60번 국지도)~백장암 입구 등을 거쳐 실상사(063-636-3031) 매표소에 도착`→`10:30~12:00 실상사 답사`→`12:00~13:30 산내면 소재지로 이동 후 점심식사(흑돼지구이)`→`13:30~15:30 산내면 소재지(861번 지방도)~뱀사골 입구~달궁삼거리(737번 지방도)~정령치~고기삼거리(60번 국지도)~내기~구룡계곡~주천면 소재지(730번 지방도)~남원대교 입구 삼거리(좌회전) 등을 거쳐 남원관광지에 도착`→`15:30~18:00 남원관광지 내의 향토박물관, 춘향테마파크(063-620-6836), 국립민속국악원(063-620-2322) 관람 및 요천 벚꽃길 산책`→`18:00~19:30 저녁식사(한정식)

둘째 날 06:30~07:30 기상 후 요천 강변길과 남원관광지 산책`→`07:30~09:30 아침식사(추어탕)`→`09:30~ 10:30 광한루원(063-625-4861) 답사`→`10:30~13:00 만복사지와 교룡산성 답사 후 점심식사(찌개백반 또는 두부요리)`→`13:00~14:30 남원시내(17번 국도, 전주 방면)~월평교차로(745번 지방도)~서도리를 경유, 혼불문학관(063-620-6788) 관람`→`14:30~15:30 혼불문학관~월평교차로(17번 국도)~전주역 앞~차량등록소 앞 삼거리(우회전, 봉동 방면)~소양교를 경유해 우회도로 익산포항고속도로 완주IC 진입


여행 정보



숙박 남원시내에는 중앙하이츠콘도(063-626-8080), 윈저호텔(063-625-1801), 퀸파크텔(063-625-2030) 등 숙박업소가 많다. 실상사와 뱀사골이 자리한 산내면에도 일성지리산콘도(063-636-7000), 지리산토비스콘도(063-636-3532), 지리산파크텔(063-626-9083), 하늘정원펜션(063-626-3013) 등의 숙박업소가 있다.

맛집 지리산관광도로가 지나는 주천면 고기리 내기마을의 에덴식당(063-626-1633)은 산채비빔밥이 기막히게 맛있는 집이다. 지리산에서 채취한 16가지 나물 반찬과 된장찌개가 나오는데, 상차림이 정성스럽고 재료도 정직하다. 산내면 소재지의 산내식당(063-636-3734), 유성식당(063-636-3046) 등에서는 비계가 얇아 담백하고 쫄깃한 지리산 흑돼지의 진미를 맛볼 수 있다. 광한루 근처의 새집(063-625-2443), 부산집(063-632-7823), 현식당(063-626-5163)은 추어탕과 추어숙회의 본고장인 남원에서도 알아주는 추어탕집들이다. 그 밖에 종가집(한정식 063-626-9988), 민속두부마을(063-626-8854), 우소보소(찌개백반 063-633-7484), 신촌매운탕집(민물매운탕 063-625-6291) 등도 맛의 고장 남원을 대표하는 식당들이다.




주간동아 2008.04.15 631호 (p86~87)

글·사진=양영훈 한국여행작가협회 회장 blog.naver.com/travelma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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