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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꼭 보살펴라, 머리카락 보이게!

PART 1_ 머리카락 하루 100가닥 이상 빠지면 탈모증 의심

PART 1_ 머리카락 하루 100가닥 이상 빠지면 탈모증 의심

PART 1_ 머리카락 하루 100가닥 이상 빠지면 탈모증 의심

탈모 상태를 진단받고 있는 한 여성 환자.

머리카락이 빠진다고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머리카락은 일정한 생명주기를 갖기 때문에 빠지고 새로 나는 것은 자연스러운 모발 재생과정이다. 그렇다면 탈모증 여부는 어떤 기준으로 판단할 수 있을까?

먼저 하루에 빠지는 머리카락 수가 100개를 넘으면 탈모증을 의심할 수 있다. 그러나 빠진 머리카락을 일일이 헤아려볼 수는 없는 노릇. 이때는 머리털을 가볍게 당겨보는 검사를 해보자. 즉 8~10개의 머리카락을 한데 모은 뒤 잡아당겼을 때 1~2개 빠지면 정상이다. 하지만 4~6개 이상 빠진다면 탈모증을 의심해야 한다.

안 그래도 머리카락이 많이 빠져 걱정인데, 검사를 위해 당길 머리카락이 어디 있냐고? 그렇다면 자신의 직감에라도 기대보자. 여느 때와 달리 부쩍 머리숱이 줄었거나 잔 머리털이 없어지고 모발이 가늘어지며 힘이 없다고 여겨지면 ‘탈모 경고등’이 켜졌다고 봐야 한다. 이런 증상이 있다면 피부과를 찾아 정밀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발생-성장-퇴화-탈모 주기 3~5년마다 반복

머리털은 ‘발생-성장-퇴화-탈모’의 주기를 3~5년 단위로 반복한다. 따라서 탈모기일 때 머리카락이 하루 50~100개 빠지는 것은 앞서 말했듯 아무 문제가 없다. 그러나 그 이상 빠지는 탈모의 경우, 머리털의 발생에서 탈모까지 주기가 갈수록 짧아지면서 건강한 모발로 성장하지 못한 채 솜털처럼 자라다 이내 빠져버린다.



이러한 탈모에 대해 피부과에서는 현미경 검사와 두피 펀치 조직검사 등으로 상태를 진단한다. 현미경 검사는 머리카락 50개를 모근까지 뽑은 뒤 현미경을 통해 각 머리카락의 상태를 검사하는 방법이다. 성장기에 있는 머리카락보다는 휴지기, 즉 성장이 멈춘 머리카락이 많은 사람일수록 탈모 상태에 근접하다고 볼 수 있다.

두피 펀치 조직검사는 펀치를 이용해 두피 조직 일부를 떼내 머리카락의 상태를 검사하는 방법이다. 이는 건강한 모근과 그렇지 못한 모근을 구분함으로써 좀더 근원적인 탈모의 상태와 앞으로 탈모 진행 정도를 가늠할 수 있게 한다. 간과하기 쉽지만 두피는 외부 충격과 자외선, 화학물질과 미생물로부터 머리를 보호하는 동시에 체온조절과 감각 기능도 지닌 중요한 인체 부위다.

치료제 찾아 헤맨 탈모의 오랜 역사

PART 1_ 머리카락 하루 100가닥 이상 빠지면 탈모증 의심
탈모는 흔히 현대사회에서 부각된 문제로 인식하는데, 이는 사실과 다르다. 이미 4000년 전 고대 이집트인들은 탈모 치료제를 찾으려 애썼다. ‘성경’에도 탈모에 관한 기록이 있다. 이처럼 탈모 치료제를 찾으려는 노력은 역사가 오래됐다. 수천 년 동안 모든 국가, 인종의 사람들은 조기 탈모의 ‘비극’으로 고통을 겪으면서도 언젠가는 완벽한 치료법을 찾을 것이라는 희망을 공유해왔다.

고대 중동에서 탈모는 수치스러운 일이었다. 탈모를 남성의 정력이 소실됐음을 상징하는 것으로 여겼기 때문이다. 고대 이집트인들에게 가발 사업은 꽤 큰 비즈니스였다. 그들은 청결과 시원함을 위해 머리털을 깎은 뒤 햇볕으로부터 보호하고자, 그리고 제왕적 지위에 대한 징표로 가발을 썼다. 파라오들은 사후에 호화로운 머리 장신구와 함께 묻혔다.

이집트인뿐만 아니라 로마인과 그리스인들도 머리카락이 날 것이라는 희망 혹은 최소한 탈모를 중지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희망 때문에 고약과 연고 소비에 많은 돈을 썼다. 일설에 따르면 로마 황제 카이사르는 자신이 대머리인 것을 크게 걱정해 이를 감추고자 의식용 월계수 화관을 착용했다고 한다. 또한 그는 적군을 정복했을 때 항복의 표시로 적군 머리카락을 베어 가지기도 했다.

탈모의 한 유형인 원형탈모증은 ‘옴에 걸린 여우(Mangy Fox)’라는 뜻의 그리스어에서 유래했다. 기원전 400년경 의학의 아버지 히포크라테스는 탈모 예방을 위해 커민(약용 열매의 일종) 혼합물과 비둘기 똥, 서양 고추냉이, 비트(명아줏과의 두해살이풀) 뿌리, 쐐기풀 등을 처방했다. 말할 것도 없이 그의 환자들뿐 아니라 그 자신도 대머리였다.

셰익스피어는 자신의 모든 비극 작품에서 나이 든 왕, 멍청한 사람, 악당 등을 묘사하는 데 대머리라는 설정을 사용했다. 정력적인 젊은 남성을 탈모 환자로 표현한 적이 없다. 아이러니하게 셰익스피어 또한 대머리였다.

어쨌든 그로부터 수백 년 흘러 21세기가 도래한 지금까지도 탈모는 맹위를 떨치고 있다. 그 대상이 남성이든 여성이든, 젊은 사람이든 나이 든 사람이든 말이다.

PART 1_ 머리카락 하루 100가닥 이상 빠지면 탈모증 의심

탈모증 치료의 중요성을 설명하는 경희대 동서신의학병원 피부과 심우영 교수.

무한경쟁 시대, 낙오하는 탈모 환자

젊음을 지향하고 활기찬 외모를 중시하는 경쟁시대를 살아가면서 탈모 환자들이 직면하는 압박감은 직장과 사회 곳곳에서 나타난다. 탈모에 관해서는 교육 수준이 상관없다. 지적인 남성도 탈모 스트레스에 시달리다 보면 아무 가치도 없는 치료방법과 비방을 믿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는 탈모 치료 관련업계에서 만든 과장광고 때문으로 보인다.

모발 관련 제품 산업의 규모는 상당히 크고, 수입 역시 많이 올릴 수 있는 분야다. 게다가 탈모 환자들은 머리털이 다시 나기만 하면 성적인 매력을 되찾을 수 있고 성격도 긍정적으로 변할 것이라는 브로슈어와 광고에 넋을 잃기 쉽다. 이런 광고는 대부분 머리카락이 다시 나자마자 매력적인 여성이 다가온다는 점을 부각한다. 그런데 불행히도 이는 사실이 아니지 않은가!

그럼에도 풍성한 모발은 여전히 아이디어를 표현하는 상징이자 젊음과 활력의 징후로 받아들여진다. 따라서 가발이나 이식모발이 21세기 이후에도 번창할 것이라고 전망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그뿐인가. 오늘날 탈모로 고생하는 환자 대부분은 탈모 해결책을 찾는 데 매우 열성적이다. 그들은 어떤 방법도 시도할 태세다. 먼 예를 들 필요도 없다. 2006년 기자가 ‘주간동아’에 첫 보도한 ‘탈모 막으려 피임약 복용하는 남성 탈모 환자들’ 기사는 이후 방송을 비롯한 여러 매체에 잇따라 보도되며 탈모 환자들의 심적 고통이 어느 정도인지 보여줬다.

탈모 환자들이 되돌리려 하는 것은 젊음이 아니다. 단지 자신의 나이보다 10~15년 더 들어 보이게 하는 탈모에 넌더리가 났고, 탈모에 대해 확실한 ‘무엇’을 해야 한다는 의무감에 사로잡혀 있을 뿐이다. 일부 남성 환자들은 남은 머리털이라도 길러서 ‘공백’을 메우기 위해 옆으로 빗어 넘기곤 한다. 그들의 미적 감각은 점수를 줄 만하다. 그러나 그렇게 해도 머리카락은 강한 바람과 운동 앞에선 여전히 견디기 힘들다.



주간동아 588호 (p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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