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88

2007.06.05

핀란드에 ‘예술 한류’ 꽃피우다

  • 강지남 기자 layra@donga.com

    입력2007-06-04 09: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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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핀란드에 ‘예술 한류’ 꽃피우다
    산타클로스, 자일리톨 그리고 노키아.

    가본 적도 들어본 적도 별로 없는 북유럽의 부자 나라 핀란드에 대해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이라곤 이 정도가 전부다. 그런데 최근 반갑고도 신기한 소식이 들려왔다. 핀란드 국립 문화박물관에서 한국 관련 전시가 열리고 있다는 것. 전시 제목은 ‘한국의 가정-삶의 방식(Korean Home-The way of living)’이며, 전시 기간도 무려 8개월이다.

    이 전시가 가능했던 것은 핀란드에서 예술활동을 펼치고 있는 한인 예술가 안애경(Amie Ann) 씨 덕분이다. 한국에서 미술대학을 졸업한 그는 1995년 생면부지의 나라 핀란드로 건너가 12년째 그곳에서 미술작가이자 디자이너, 아트 커미셔너, 디렉터, 큐레이터 등 일인다역을 소화해내며 활발하게 예술활동을 하고 있다. 핀란드의 유명 댄스컴퍼니 위르키 카르투넨을 이끌고 최근 방한한 그를 만났다.

    안씨는 자신의 활동에 대해 “한국과 핀란드 양국에 서로의 문화와 예술을 소개하고 교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그는 여러 차례 핀란드와 북유럽 문화를 국내에 소개했다. ‘북유럽 예술 및 디자인 전시’(2006) ‘종이와 의미전’(2006) ‘핀란드 현대무용 공연’(2006) 등이 그것. 핀란드와 북유럽 여러 나라에서도 한국 작가 초대전을 몇 차례 기획했다. 그중 백미는 현재 핀란드에서 열리는 ‘한국의 가정’ 전시다.

    “5년 동안 이 전시를 위해 매달렸어요. 한국을 방문할 때마다 짬을 내 전국을 돌아다니면서 핀란드에 소개할 한국 문화를 찾았죠. 해남 땅끝마을까지 안 가본 데가 없어요.”



    이 전시는 핀란드 예술비평가들이 ‘주목해야 할 올해의 전시’로 꼽았을 만큼 반응이 뜨겁다. 실용적이고 모던한 디자인을 선호하는 핀란드인들이 특히 한국의 놋숟가락의 생김새에 경탄한다는 것이 안씨의 귀띔. 은은하게 햇빛이 비쳐 들어오는 창호지와 창살 무늬, 모던한 디자인의 한글 자음과 모음, 정갈한 전통그릇도 핀란드인들이 감탄하는 우리 문화다. 이 전시는 핀란드 일정을 마친 뒤 노르웨이 덴마크 등에서도 열릴 예정이다.

    낯설고 새로운 나라에 가고 싶어 20대 중반 핀란드로 향했다는 그는 핀란드인과 한국의 옛 조상들 사이에는 닮은 점이 많다고 말한다. 바로 자연에 대한 겸손한 마음이 그것이라고.

    핀란드에 ‘예술 한류’ 꽃피우다
    “핀란드 사람들은 주말이나 휴가 때마다 자연 속에서 조용히 지내는 것을 아주 좋아해요. 하지만 절대 자연을 훼손하지 않죠. 그 점은 우리 조상들이 자연을 대하던 태도와 무척 닮았어요. 그래서인지 핀란드가 낯설게 느껴지지 않아요.”

    앞으로도 안씨는 다양한 핀란드 문화를 가지고 한국을 방문할 예정이다. ‘혼자 보기 아까운 마음’에 이런 교류활동을 시작했다는 그는 “특히 어린 학생들과 젊은이들에게 새로운 문화와 예술을 많이 보여줌으로써 시야를 넓혀주고 싶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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