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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조원대 巨富 차용규 잠적 미스터리

올해 초 주식 처분 후 행방 묘연 … 실종설에 마피아 납치설까지 떠돌아

  • 김시관 기자 sk21@donga.com

1조원대 巨富 차용규 잠적 미스터리

1조원대 巨富 차용규 잠적 미스터리

2005년 10월 카작무스를 영국증권거래소에 상장한 후 포즈를 취한 차용규 씨(왼쪽).

카작무스 차용규(Tips 참조) 대표가 연초 1조원에 상당하는 카작무스 주식(2100만주, 4.5%)을 모두 처분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포브스’지는 그가 여전히 4.5% 지분을 갖고 있다고 보도했지만, 그가 상당량의 주식을 팔아 현금화한 흔적들은 많다. 차씨는 이 시점을 전후해 카작무스 대표이사 자리에서도 물러났다.

5개월이 지난 요즘, 수천억원대의 현금을 손에 쥔 차씨는 거의 얼굴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공식석상에서 그를 봤다는 사람도 없다. 주식 처분으로 확보한 현금이 어디로, 어떻게 흘러갔는지에 대해서는 더더욱 알려진 바가 없다. 그를 둘러싼 온갖 의문이 제기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먼저 차씨의 잠적설과 실종설이 거론된다. 심지어 ‘마피아 납치설’까지 떠돈다. 그는 과연 어디서 뭘 하고 있을까.

5월 초, 미확인 정보인 차씨의 잠적설 및 실종설을 놓고 서울의 일부 기업과 정보기관 주변에서 소란이 벌어졌다. 먼저 그와 직간접적으로 비즈니스 관계를 맺고 있는 A사가 신경을 곤두세웠다. 정보력이 뛰어나다고 알려진 이 기업은 전방위로 채널을 동원해 그의 행방을 추적했다. 한 관계자는 “만약 차씨가 1조원대 돈을 우리와 동일 업종에 투자한다면 어떻게 되겠느냐”며 이 같은 움직임의 배경을 설명했다.

카자흐스탄서 구리생산회사 인수해 대박



차씨를 잘 아는 주변에서는 사람들을 피해 스스로 잠적했으리라는 추측을 내놓는다. 대중 앞에 얼굴 드러내길 싫어하는 차씨가 의도적으로 사람을 피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차씨의 언론기피증은 소문이 나 있다. 그가 세계적 부호로 떠오른 뒤 대부분의 국내 언론이 그와 인터뷰하기 위해 접촉을 시도했지만, 성공한 언론은 거의 없다. 특히 그는 부를 축적한 뒤 사람들이 주변으로 몰리는 상황을 매우 부담스러워했다고 한다.

주(駐)카자흐스탄 한국대사관에는 차씨의 성공담이 알려지면서 기자들과 출판사 관계자가 몰려들었다. 그의 연락처나 e메일 주소를 묻는 문의전화도 자주 걸려온다고 한다.

사업 구상을 위해 차씨가 스스로 ‘연락 두절’ 상태를 만들었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지난해 연말 비밀리에 서울을 방문한 차씨는 한 지인에게 “서울로 돌아올 수도 있다”는 언질을 던졌다고 한다. 이 얘기는 곧바로 ‘차씨가 강남에서 M·A 회사를 설립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라는 말로 확대 포장됐다.

실종설도 있다. 거액을 가진 그가 수개월째 얼굴을 드러내지 않자 영국 증시와 서울의 호사가들이 실종설을 입에 올린 것. 실종설은 이어 ‘마피아 납치설’로 확대된다.

차씨의 잠적설 및 실종설이 나돌자 정보기관이 움직였다. 거부(巨富)의 신변에 문제가 생길 경우 손 놓고 있을 수만은 없는 처지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정보기관의 한 관계자는 ‘주간동아’의 확인 요청에 “차씨는 유명한 교민이기 때문에 이름은 알고 있지만, 그의 동선을 확인해야 할 이유는 찾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 말대로라면 차씨의 신변에는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얼굴에 마피아와 다투다 생긴 흉터가 남아 있다는 차씨. 그런 영광의 상처를 가진 그가 언제쯤 모습을 드러낼까.

Tips

차용규는?


1956년생. 서강대 경영학과 졸업 후 삼성물산에 입사했다. 삼성물산의 카자흐스탄 알마티 지점으로 발령난 차씨는 카작무스라는 현지 구리생산회사를 위탁 경영했다.

2004년 삼성물산은 정정(政情) 불안 등을 이유로 카작무스 지분을 모두 매각하고 철수키로 결정했다. 그러나 차씨는 반대 길로 갔다. 삼성물산을 나와 카작무스 지분을 인수해 공동대표를 맡은 것. 2005년 10월 차씨는 카작무스를 런던증권거래소에 상장해 대박을 터뜨렸다. 국제 구리시세의 급등으로 카작무스의 주가가 치솟으면서 시가총액 100억 달러의 ‘블루칩’이 된 것. 현재 그의 재산은 1조원이 넘는다. 현대중공업 정몽준 회장과 엇비슷한 규모다.




주간동아 588호 (p20~20)

김시관 기자 sk2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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