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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창|‘살롯의 거미줄’

‘고기’의 운명을 뛰어넘은 돼지들

  • 이명재 자유기고가

‘고기’의 운명을 뛰어넘은 돼지들

‘고기’의 운명을 뛰어넘은 돼지들

‘샬롯의 거미줄’

곧 개봉될 다코타 패닝 주연의 어린이 영화 ‘샬롯의 거미줄’은 한 꼬마 돼지를 그린 이야기다. 이름은 ‘윌버’. 이 꼬마 돼지는 자신이 죽어 인간의 저녁 밥상에 올려지는 것을 이해하지 못한다. 보통 돼지들이라면 처음부터 포기했겠지만, 아리따운 농장 주인의 딸이 아이처럼 곱게 키웠으니 삶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진 것도 당연한 일. 자신의 힘만으로는 어림없었지만 다행히도 윌버에겐 ‘샬롯’이라는 자상한 거미 친구가 있다. 샬롯과 동료 동물들의 도움을 받아 윌버는 그 아슬아슬한 기적을 실현한다. 이후 윌버를 돕고 응원했던 농장 동물들은 어떻게 됐을까?

이 영화를 본 사람들이라면 아마 비슷한 소재를 다룬 영화 ‘베이브’를 떠올렸을 것이다. 그렇다고 ‘샬롯의 거미줄’이 ‘베이브’를 표절한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마시길. 오히려 그 반대다. ‘샬롯의 거미줄’은 E. B. 화이트의 고전 동화가 원작이고, 이 작품은 이미 1973년 멋진 애니메이션 영화로 만들어진 적이 있다.

영화 ‘베이브’는 이보다 살짝 더 현실적인 이야기이고, 주인공도 더 진취적이다. 친구 거미에게 거의 전적으로 의존하는 윌버와는 달리 베이브는 적극적으로 자신의 존재를 증명한다. 돼지 역사에서 최초의 양치기 돼지가 되는 것이다.

운명을 인간의 관대함에 기대던 앞의 두 돼지와는 달리 BBC 텔레비전 영화 ‘탬워스 투의 전설(The Legend of the Tamworth Two)’의 주인공들은 더욱 전투적이고 혁명적이다. 게다가 이 이야기는 실화다.

남매 돼지 ‘부치’와 ‘선댄스’는 도살장에 끌려가는 트럭에서 탈출해 시골로 달아난다. 이들은 교묘하게 추적자들을 따돌리며 몇 주간의 자유를 만끽한다. 그 사이 미디어를 통해 이들은 모든 영국 국민의 관심 대상으로 떠오른다. 모든 사람들이 돼지 남매의 탈주를 응원한다. 결국 그들은 잡혔지만 걱정 마시길. 이들은 켄트 주의 동물보호소에서 현재 잘 지내고 있다. 결국 자유란 쟁취하는 자의 것이다.



인간들에게 잡아먹히기 싫은 돼지들의 가장 과격한 반응을 보려면? 역시 조지 오웰의 ‘동물농장’이 최고다. 오웰의 원작을 각색한 1954년의 동명 애니메이션에서 돼지들은 농장 동물들을 선동해 혁명을 일으킴으로써 자신들만의 독재국가를 세운다. 영화는 돼지들의 압제에 시달리던 다른 동물들이 다시 혁명을 일으키는 것으로 끝난다. 돼지라는 동물을 앞세워 권력의 탐욕스러움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주간동아 574호 (p103~103)

이명재 자유기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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