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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정치판 新나치 주의보

극우 국가민주당, 주의회 선거서 의원 5명 배출 ‘대약진’ … 연방정부·의회 우경화 바람 ‘걱정’

  • 슈투트가르트=안윤기 통신원 friedensstifter@gmail.com

독일 정치판 新나치 주의보

9월17일 치러진 독일 메클렌부르크포어포메른 주의회 선거는 독일 정가에 적잖은 파문을 던졌다. ‘신나치주의’를 표방하는 국가민주당(NPD)이 7.3%를 득표, 5명의 지방의회 의원을 배출하는 놀라운 결과를 낳았기 때문이다. 반면 여당인 사민당은 4년 전 선거에 비해 10%나 낮은 득표율(30.2%)을 기록했고, 기민련 역시 역대 최저치의 득표율(28.8%)을 보였다.

극우 정당이 주의회에 진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04년 국가민주당은 작센 주 선거에서 9.2%의 득표를 거둬 처음으로 주의회에 진출했다. 같은 해 다른 극우 정당인 독일국민연합(DVU)이 브란덴부르크 주의회에서 6석을 차지한 바도 있다. 메클렌부르크포어포메른은 극우 정당이 지방의회에 진출한 세 번째 주가 되는데, 주목할 사실은 세 곳 모두 옛 동독 지역이라는 점이다. 통일 이후 여전히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옛 동독 지역을 중심으로 극우 세력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이번 선거에서 국가민주당은 ‘독일이 연방공화국보다 크다’를 구호로 내걸었다. 제2차 세계대전에서 패한 후 아데나우어에 의해 수립된 현재의 독일연방공화국은 전 유럽을 지배했던 옛 독일보다 ‘위축된’ 국가라는 말이다. 위축됐다는 것은 비단 영토 차원뿐만 아니라, 독일 민족의 우수성을 마음껏 자랑하지 못하게 하고 움츠려 지낼 것을 강요하는 사회 분위기를 지적하는 말이다. 국가민주당은 위축된 현 체제의 한계를 떨쳐버리고 다시금 독일 민족이 세계의 중심에 우뚝 서는 날이 오기를 꿈꾼다. ‘게르만 민족의 영광!’ 이것이 신나치를 표방하는 자들의 꿈이다.

달콤한 구호는 현 상황에 만족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잘 통하는 법. 메클렌부르크포어포메른 주는 실업률이 18.2%로 독일 내에서 가장 높다. 특히 청년 실업률은 30%를 육박한다. 그나마 쓸 만한 인재들은 모두 서독 지역으로 떠나 버려진 자들만 남았다는 패배의식이 팽배하다.

사회 불만세력에 접근 지지율 끌어올려



신나치주의자들은 이렇게 암울한 상황에 처한 이들에게 전략적으로 접근했다. 과거처럼 과격 행동으로 시위하는 대신 민생과 복지를 챙기면서 은근히 독일 민족의 우수성과 현 체제의 문제점을 속삭였던 것이다. 이러한 전략은 특히 젊은이들과 저학력층에 효과가 있었다. 그 결과 국가민주당의 지지율은 4년 전보다 무려 10배나 상승했다.

독일인 대다수는 신나치주의자들의 세력이 옛 동독 지역을 중심으로 확산되는 것을 우려 섞인 눈으로 바라보고 있다. 사민당 사무총장 후베르투스 하일은 국가민주당을 ‘히틀러의 돌격대’에 비유하며 “극우주의자는 의회가 아니라 법정에 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선거 결과 가까스로 자리를 지키게 된 하랄트 링스토르프 주지사는 신나치주의자들의 의회 진출로 인해 지역 이미지가 나빠져 그렇지 않아도 부족한 일자리가 더욱 줄어들지는 않을까 염려했다.

2004년 한때 연방정부와 의회는 신나치 정당활동 금지법 제정을 추진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 시도는 헌법재판소의 위헌 판정에 걸려 실패했다.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자신의 정치적 고향인 메클렌부르크포어포메른에서 국가민주당이 의회에 진출한 사실에 큰 유감을 표하며 “경제적 부흥만이 젊은이들을 신나치주의의 유혹에 빠지지 않게 할 방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과연 국가민주당의 의회 진출 못지않게 주목해야 할 현상, 즉 연방정부를 구성하고 있는 기민련-사민당 양당이 이번 지방선거에서 동반 몰락한 이유를 알고 있을까? 독일 주류사회가 버린 사각지대에서 힘겹게 사는 이들을 위로해주지 못한 현 정권에 대한 불만과 울분이, 극우주의자들에게 표를 던지는 반항심으로 표출되었다고 보는 것이 옳지 않을까 싶다.



주간동아 555호 (p118~118)

슈투트가르트=안윤기 통신원 friedensstifter@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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