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40

2006.06.20

환상의 선율로 듣는 모차르트 소나타

  • 류태형 월간 ‘객석’ 편집장 Mozart@gaeksuk.com

    입력2006-06-14 17:5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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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환상의 선율로 듣는 모차르트 소나타
    ●●● 바이올린의 여제(女帝) 안네 소피 무터가 9년 만에 한국을 찾는다. 6월18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프로그램은 모차르트의 소나타만으로 구성돼 있다.

    우리나라 팬들에게 남아 있는 무터의 이미지는 역시 1976년 이뤄진 카라얀과의 첫 만남 이래 내놓았던 협주곡 시리즈일 것이다. 그녀는 카라얀과 모차르트, 베토벤, 멘델스존, 차이코프스키 등 고전과 낭만주의의 대표적 레퍼토리를 차례차례 녹음했다. 1989년 카라얀이 서거하자 무터는 기다렸다는 듯 현대음악에 매진했다. 루토스와프스키, 모레, 펜데레츠키, 림, 뒤티외, 쿠리에 등 작곡가들은 앞다퉈 무터에게 작품을 헌정했다. 그리고 2006년 모차르트 탄생 250주년과 함께 무터도 데뷔 30주년을 맞았다. 무터는 지금 협주곡과 트리오, 소나타로 이어지는 ‘모차르트 프로젝트’를 전개하고 있다. 1978년 카라얀과 무터의 첫 레코딩은 모차르트 협주곡 3, 5번이었다. 이 음반을 녹음하며 13세의 무터는 지금의 ‘모차르트 프로젝트’를 구상했다고 전해진다.

    무터는 모차르트 음악이 현대음악보다 훨씬 연주하기 어렵다고 말한다. 음표가 적은 대신 ‘숨을 곳이 없기’ 때문이다. 이번 내한공연에서는 K304, 376, 454, 481 등 다양한 시절을 아우르는 모차르트의 소나타를 연주할 예정이다. 여행 중에 어머니를 여의고 쓴 K304, 초연 하루 전날 바이올린 파트를 완성하고 공연 당일 피아노 파트 악보를 즉흥적으로 연주해 대성공을 거둔 K454 등 모차르트의 삶이 무터의 활 끝에서 생생하게 펼쳐질 듯싶다. 그녀는 1985년부터 사용한 스트라디바리우스인 ‘둔 라벤’을 들고 온다. 티켓은 이미 5월 중에 절반 이상이 판매되는 등 매진을 눈앞에 두고 있다.

    환상의 선율로 듣는 모차르트 소나타
    ●●● 클래식 음악 애호가들에게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는 마르지 않는 샘물일까. 미츠코 우치다의 베토벤 최후 소나타 3편(30, 31, 32번) 연주가 필립스 레이블에서 발매됐다. 피아니스트들에게 에베레스트 등정에 비유할 수 있는 이 명곡의 연주에서 미츠코 우치다는 예의 지적이고 풍부한 뉘앙스의 터치를 선보인다. 리처드 구드나 스티븐 코바세비치를 넘어 브렌델, 폴리니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연주다. 우리나라에서는 우치다를 단지 한 명의 일본 피아니스트로 폄하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것은 대개 그녀의 연주를 제대로 듣지 않은 경우다. 그녀의 모차르트와 슈베르트 소나타는 최고 수준에 놓고 음미할 만한 명품들이다. 올드버러 페스티벌로 잘 알려진 스네이프몰팅스 콘서트홀에서 녹음된 이 연주는 음장감도 화사하고 산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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