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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맘마미아’ vs ‘미스 사이공’ 뮤지컬 서울大戰

비슷한 시기에 막 올려 경쟁 불가피 … 티켓링크 예매에선 ‘맘마미아’가 근소차 1위

  • 전원경 기자 winnie@donga.com

‘맘마미아’ vs ‘미스 사이공’ 뮤지컬 서울大戰

‘맘마미아’ vs ‘미스 사이공’ 뮤지컬 서울大戰
양보할 수 없는 치열한 경쟁이다. 6월18일부터 9월10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무대에 오르는 뮤지컬 ‘맘마미아’와 6월28일부터 10월1일까지 성남아트센터, 세종문화회관을 오가며 공연되는 ‘미스 사이공’. 두 공연 모두 아직 시작도 하지 않았지만 현재 진행 중인 공연들보다 예매율이 훨씬 더 높다. 6월8일 집계된 ‘티켓링크’ 예매 순위는 ‘맘마미아’가 20.2%로 전체 공연 중 1위,‘미스 사이공’이 그 뒤를 이은 15.7%로 2위다. 10일 차이로 무대에 오르는 만큼, 준비도 거의 끝난 상태다.

2004년 초연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 공연인 ‘맘마미아’는 상대적으로 좀 느긋해 뵌다. 2004년에 20만 명의 관객이 검증한 작품인 만큼, 이번에는 크게 홍보에 주력하지 않아도 티켓 판매가 수월하다는 것. 예매 첫날에만 5000장의 표가 나갔단다. “대작인 ‘미스 사이공’ 개막과 맞붙은 데다 조승우가 다시 출연하는 ‘지킬 앤 하이드’도 있고, 여러모로 힘든 싸움이지요. 하지만 2004년의 초연을 통해 ‘재미있고 세련된 작품’이라는 인식이 생긴 상황이라서 큰 걱정은 안 해요.” ‘맘마미아’를 기획한 신시뮤지컬컴퍼니 정소애 기획실장의 말이다. 2004년과 마찬가지로 중·장년층의 예매율이 높은 편이라고.

‘맘마미아’는 ‘워털루’‘댄싱 퀸’ 등 ‘아바’의 노래 22곡으로만 이뤄진 경쾌한 뮤지컬이다. 아버지가 누군지 모르고 자란 스무 살 처녀 소피가 엄마 도나의 일기장을 훔쳐보고 아버지일 가능성이 있는 엄마 애인 세 사람을 자신의 결혼식에 초청한다는 내용. 2004년에 도나로 발탁돼 스타덤에 오른 박해미, 그리고 2004년 당시 박해미와 마지막 오디션까지 갔다가 고배를 마신 이태원이 도나 역에 더블 캐스팅돼 무대에 오른다. 드라마 ‘하늘이시여’의 배득 역으로 대중에게 알려진 박해미는 “‘맘마미아’는 내겐 친정 같은 작품이다. 공연에 기여할 수 있다면 언제든 이 무대에 다시 오를 것”이라며 오디션에 응시, 또 한번 도나 역을 따냈다.

인터뷰|맘마미아 ‘소피’역 이정미

“처음 맡은 큰 배역 … 오디션 되고 밤잠 못 잤어요”




‘맘마미아’ vs ‘미스 사이공’ 뮤지컬 서울大戰
‘맘마미아’의 주요 배역들은 대부분 2004년에 초연을 했던 배우들이 다시 맡았다. 도나의 박해미, 타냐의 전수경을 비롯해 이경미, 성기윤 등이 모두 초연의 주요 배역으로 무대에 선 경험이 있다. 소피를 맡은 이정미만 새 얼굴이다. 2004년의 ‘맘마미아’에서 앙상블 중 한 명이었던 그녀는 2년 만에 주인공으로 수직 상승했다.

“2004년에 오디션을 볼 때는 정말 어렸던 것 같아요. 제 스스로가 뭐가 뭔지 몰랐던 거죠. 이번에는 4차 오디션까지 가서 소피 역으로 결정됐는데 정말 날아갈 것 같았어요. 소피 역을 해보고는 싶었지만 설마 내게 기회가 올까 싶었거든요.”

이제 만 스물네 살. 대학(단국대 연영과) 1학년 때부터 뮤지컬 무대에 뛰어든 그녀는 지금껏 조역이나 단역만 맡아온 신참이다. 큰 역할이라고 해봤자 ‘둘리’의 또치 정도였다. “대선배들 사이에서 저 혼자 신인이라 부담이 크죠. 오디션에 합격한 뒤 두 달 정도는 잠도 안 오더라고요. 그렇지만 연습을 거듭하면서 나 이정미가 보여줄 수 있는 소피를 표현하면 된다고 생각하니까 점점 더 자신감이 생기는 것 같아요. 가끔 선배들이 ‘너한테 소피가 잘 어울리는 것 같다’고 말씀해주시는데, 그럴 때는 진짜 용기백배예요.”

이정미가 말하는 ‘맘마미아’의 매력은 ‘배우와 관객이 모두 춤추면서 즐길 수 있는 작품’이라는 점. 3개월간의 공연 내내 혼자 소피를 해나가야 하는 그녀는 “‘맘마미아’가 체력 소모가 큰 작품이긴 하지만 체력 관리도 배우의 능력이라고 생각해요. 잘할 테니까 지켜봐주세요”라고 야무지게 말했다.


‘맘마미아’ vs ‘미스 사이공’ 뮤지컬 서울大戰
예매율에서 ‘맘마미아’와 엎치락뒤치락하고 있는 ‘미스 사이공’은 세계 4대 뮤지컬로 평가받는 걸작이다. 이 작품의 저작권을 가지고 있는 카메론 매킨토시 측은 몇 년 전부터 여러 한국 뮤지컬 컴퍼니의 끈질긴 러브콜을 받아왔다. 그러나 매킨토시 측은 1996년과 2002년 두 차례에 걸쳐 ‘레 미제라블’ 공연을 성공적으로 해낸 CMI 측에 라이선스 공연권을 줬다. “자금력이 아니라 오랜 기간 동안 매킨토시와 쌓아온 신뢰 덕분에 공연권을 따냈다”는 것이 CMI 측의 귀띔이다.

CMI 측은 정확한 제작비를 밝히지는 않았지만, ‘미스 사이공’은 무대에 헬기가 등장하는 등 스펙터클한 무대장치 때문에 ‘4대 뮤지컬’ 중에서도 제작비가 가장 많이 든 작품으로 꼽힌다. CMI 측은 헬기 장면을 영상으로 처리할 예정이라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제는 영국에서도 3D 영상으로 이 장면을 대체하고 있다. 제작비도 제작비지만 실제 헬기가 들어가는 무대를 구하기란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이다”는 것이 CMI의 설명이다.

‘미스 사이공’의 무대는 베트남전이 한창인 1970년대의 호치민 시. 미군 크리스와 결혼해 아이를 낳은 베트남 여성 킴이 아이를 미국에 보내기 위해 결국 자살한다는 줄거리는 오페라 ‘나비부인’을 연상시킨다. 크리스 역은 재미교포 배우인 마이클 리가 맡았으며 한국과 필리핀에서 진행된 ‘킴’ 역 오디션에서는 1600여 명의 경쟁자를 제치고 김아선, 김보경이 더블 캐스팅됐다.

인터뷰|미스 사이공 ‘킴’ 역 김아선

“오디션만 4~5개월 …‘킴’으로는 이제 시작이죠”


‘맘마미아’ vs ‘미스 사이공’ 뮤지컬 서울大戰
한양대 성악과를 졸업한 김아선은 대학 때까지 클래식만 알고 살았다. 그러다가 2001년 ‘오페라의 유령’에서 조역인 마담 지리의 커버(대역)로 엉겁결에 뮤지컬 세계에 발을 디뎠다. 7개월의 장기공연 중 단 여섯 번밖에 무대에 서지 못했지만 ‘자유롭고 아름다운 뮤지컬 넘버들과 관객과 가수가 호흡을 함께하는’ 뮤지컬의 매력에 흠뻑 빠져버렸다. “그때부터 뮤지컬을 해야겠구나 생각했어요. 그리고 한 작품씩 하면서 뮤지컬을 배워나갔지요.” ‘지하철 1호선’의 선녀, ‘지킬 앤 하이드’의 엠마, ‘사운드 오브 뮤직’의 마리아 등을 통해 차근차근 뮤지컬 배우로 커나가던 그녀는 마침내 ‘미스 사이공’의 주인공 ‘킴’으로 화려하게 등극했다.

“4~5개월에 이르는 오디션 기간이 너무도 버티기 힘들었어요. 그런데 막상 최종 오디션에서 킴으로 선발된 순간에는 ‘그래, 이제 시작이구나’ 하는 각오부터 들더군요. ‘미스 사이공’이 워낙 대작이기도 하고, 또 연습하면 할수록 어려운 역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다행히 상대역 크리스를 맡은 마이클 리가 런던의 오리지널 ‘미스 사이공’ 무대에 섰을 정도로 관록 있는 배우라 그의 리드에 따라 극을 빨리 파악할 수 있었다고.

“킴은 아주 당차고 용기 있는 여자예요. 사랑을 위해 목숨을 내놓고 아이를 지키기 위해 살인까지도 하지요. 단순한 여자가 아니라 복합적이고 강한 캐릭터예요.” 얌전해 보이는 김아선은 자신의 내면에 있는 냉정함과 고집을 킴 역할을 통해 표현하고 싶다고.

“‘오페라의 유령’ 시절부터 막연히 ‘언젠가는 ‘미스 사이공’을 해봤으면’ 하고 꿈꿔왔는데 너무 빨리 꿈을 이룬 셈이에요. 앞으로는 큰 무대만 고집하지 않고 살롱 뮤지컬이나 모노드라마에도 도전해보고 싶어요.”




주간동아 2006.06.20 540호 (p56~57)

전원경 기자 winni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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