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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주청의 골프 雜說

스코틀랜드인들의 ‘링크스 코스’ 자랑

스코틀랜드인들의 ‘링크스 코스’ 자랑

스코틀랜드인들의 ‘링크스 코스’ 자랑

2004년 디오픈이 개최됐던 로얄트룬 3번홀. 페스큐의 깊은 러프에서 공을 찾고 있다.

지구촌 골프광들의 최대 관심사는 다가오는 두 번째 메이저대회 브리티시 오픈(7월20~23일)이다.

영국은 브리티시 오픈이라 부르지 않고 골프 종주국의 높은 콧대로 그냥 ‘디오픈(The Open)’이라고 부른다. 디오픈은 스코틀랜드와 잉글랜드의 8개 코스에서 개최된다.

디오픈 개최지 8개 코스는 말할 필요도 없이 세계적 명문코스로,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바로 링크스(Links) 코스라는 점이다.

링크스 코스란 무엇인가. 바닷가 코스? 항아리(Pot) 벙커로 이루어진 코스?

R&A의 총무이사 캐럴린 너스에게 “미국인들은 ‘페블비치 링크스’라는 이름을 붙였는데…”라고 했더니, 내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그녀는 “난센스!”라며 “페블비치는 해변(Sea Side)코스이지 결코 링크스 코스가 아니다”고 힘주어 말했다.



파도가 밀려와 해안선에 백사장을 만든다. 북해에서 몰아치는 바람은 백사장의 가는 모래를 바닷가 황무지로 날려 보낸다. 천년만년 조금씩 백사장에서 날아온 모래는 바닷가에 쌓이고 쌓여 작은 언덕들을 만든다. 이 땅을 링크스 랜드(Links Land)라고 부른다.

햇살이 비스듬히 내려앉는 아침이나 저녁에 링크스 랜드를 보면 공동묘지가 연상된다. 봉우리들이 사슬처럼 서로 연결되어 있다고 해서 링크스 랜드라는 이름이 붙었다.

염분에 절은 작은 입자의 모래가 쌓이고 쌓인 링크스 랜드에 비가 내려 염분을 씻어내지만 바다에서 불어오는 강풍은 바닷물의 염분 포말을 계속 뿌려 이 황무지에는 경작이 불가능하다. 그러나 대자연은 염분에도 적응하는 놀라운 능력을 보인다.

페스큐(Fescue)와 가시금작화(Gorse)가 링크스 랜드에 뿌리를 내리고 비바람과 싸우며 납작 엎드려 생존을 이어간다. 페스큐는 허리춤까지 올라오는 가는 풀이고 가시금작화는 키가 낮은 억센 관목이다.

가장 자연스런 땅에 최소한의 손질로 코스 만들어

이곳에 스코틀랜드 사람들은 골프코스를 만들었다. 띄엄띄엄 군락을 이루는 가시금작화를 피해 페스큐를 짧게 깎아 공이 갈 길을 만들고, 넓게 깎은 곳에 공이 들어갈 구멍을 판 것이 링크스 코스다.

스코틀랜드인들은 링크스 코스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다. 링크스 코스 정신에 조금이라도 반하는 것은 용서하지 않는다. 심지어 링크스 코스 특징의 하나인 항아리 벙커의 모래가 다른 곳에서 왔다면 그것은 링크스 코스가 아니라고 말한다.

링크스 랜드는 기나긴 세월 비바람이 만든 가장 자연스런 땅이어서 언덕을 뭉개고 골을 돋우는 인공적인 지형의 변경을 링크스 골수 보수주의자들은 결코 용납하지 않는다. 워터 해저드를 만들고 나무를 심고 꽃을 가꾸는 일은 부질없는 짓으로 치부한다.

링크스 코스엔 배수거, 배수관이 없지만 아무리 폭우가 쏟아져도 물이 고이지 않는다. 자연이 만들어놓은 땅이기 때문이다. 인간은 링크스 랜드에 조심조심 들어가 최소한의 손질로 골프코스를 만들어놓고 외경스런 마음으로 비바람 속에서 라운드를 한다. 링크스 주의자들은 페스큐를 자르며 가는 모래땅을 떠내는 아이언샷의 느낌은 링크스가 아닌 이 세상 어느 곳에서도 맛볼 수 없다고 말한다.

스코틀랜드에도 해변코스는 많지만 모두가 링크스 코스는 아니다. 링크스 랜드는 아무 데나 펼쳐진 게 아니다.



주간동아 2006.06.20 540호 (p5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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