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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형수 살아 있는 상태서 장기 적출”

중국 반체제인사의 인권유린 실태 고발 “장기는 환자에게 팔고 사체는 보일러실서 소각”

  • 송홍근 기자 carrot@donga.com

“사형수 살아 있는 상태서 장기 적출”

“사형수 살아 있는 상태서 장기 적출”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과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이 열린 4월20일 미국 워싱턴의 맥퍼슨파크. 세계 언론이 양국의 정상회담에 주목하고 있을 때 이곳에선 중국의 인권 유린 실태를 고발하는 집회가 열렸다.

“중국이 나를 가만두지 않을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럼에도 나는 중국의 각 지역 교도소에서 (사형수의) 장기를 훔쳐 파는 죄악을 고발한다.”

수백 명의 청중 앞에서 중국의 사형수 장기 적출을 고발한 중국의 한 반체제 인사는 “나 역시 내가 조사한 것들이 사실이 아니기를 바란다”면서 중국 정부를 강력히 비판했다.

이 인사는 일본인 외교관 자살 사건(2004년 5월)과 광둥성 둥저우 유혈사건(2004년 12월)을 폭로하다가 ‘국가기밀누설죄’등으로 수감됐던 전직 언론인. 2005년 2월 보석으로 석방된 후 현재 미국에 거주하고 있다.

다양한 형태의 고문 아직도 존재



‘진중’이라는 가명을 쓰는 그는 ‘중국의 수감자 장기 적출 의혹’을 보도한 ‘워싱턴타임스’(3월24일자)의 핵심 취재원이다. 그가 이 신문에 폭로한 중국 내 인권 유린 실태는 일반의 상상을 넘어선다.

“수감자들의 장기가 적출돼 중국과 외국의 환자들에게 판매되고 있다. 장기가 적출된 시체는 병원의 보일러실에서 소각된다.”

중국 정부는 진중 등의 이 같은 주장을 “중국의 사법제도를 악의적으로 비방하는 것”이라고 부인하면서도 사형수의 장기가 일부 적출됐음은 공식적으로 시인하고 있다.

“본인의 서명과 당국의 허가를 받아 사형수의 장기를 이용한 경우는 있다.”(중국 위생부 마오췬안 대변인)

진중이 주장한 불법 장기매매를 비롯해 인신매매, 반체제 인사 탄압 등 인권 문제는 2008년 베이징올림픽과 2010년 상하이엑스포를 앞둔 중국의 아킬레스건이다. 인권 문제와 관련한 국제사회의 압력도 거세지고 있다.

미 국무부는 6월5일 발표한 연례 국제인신매매보고서에서 중국을 성적 착취와 강제 노동을 위해 인신매매된 여성·남성·어린이의 근원지(source), 경유지(transit), 정착지(destination)라고 규정하고 있다.

서울 종로구 효자동 중국대사관 앞에서 중국의 인권 상황을 규탄하는 시위를 벌여온 중국인 L(38) 씨는 요즘 하루하루가 불안하다. 한국 정부가 L 씨의 난민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아 중국으로 추방될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5월 난민 신청이 최종적으로 기각됐습니다. 3월에 태어난 둘째 아이 덕에 7월12일까지는 한국에 머물러도 된다더군요.”

L 씨는“중국에선 아직도 다양한 형태의 고문과 자백 강요가 이뤄지고 있다”면서 “반체제 인사들과 파룬궁 등에 대한 중국 정부의 인권 탄압은 입에 담기 어려울 만큼 잔혹하다”고 말했다.

“티베트와 신장(新疆)웨이우얼자치구의 민족주의자, 파룬궁 수련자, 비밀 집회를 열다가 적발된 기독교인, 인권운동가들이 고문의 표적이 되고 있다. 전기고문, 담뱃불 고문, 물고문, 잠 안 재우기, 독방 장기 감금, 신체 특정 부위에 고통을 가하는 ‘호랑이 의자’ ‘비행기 거꾸로 타기’ 등 갖은 고문이 자행되고 있다.”(지난해 11월20일부터 12월1일까지 중국을 방문해 인권실태를 조사한 유엔인권위원회의 만프레트 노바크 특별조사관)

L 씨가 중국으로의 추방을 두려워하는 것은 중국 공안의 이 같은 인권 유린 행태를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L 씨는 “중국으로 되돌아가면 고문과 감옥살이를 피할 수 없을 것 같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유아 인신매매해 앵벌이 시키기도

3월 산둥성(山東省) 웨이하이(威海) 중심가에선 사회주의국가답지 않게 앵벌이에 나선 어린이들을 쉽게 볼 수 있었다. 행인들에게 끈질기게 달라붙는 아이들은 ‘엄마’ 혹은 ‘아빠’로 보이는 사람의 감시를 받는다. 멀찌감치 떨어져 감시하는 이들은 십중팔구 아이들의 친부모가 아니다.

“유아 인신매매는 물론이고 영아 인신매매까지 이뤄지고 있지만 중국 당국은 실태를 숨기는 데만 급급하다.”(미국에 거주하는 중국 인권운동가 등리청)

아이를 ‘구입해’ 앵벌이 사업을 벌이는 이들은 외국인 출입이 잦은 중국의 어느 지방도시에서나 쉽게 볼 수 있다. 어린이 유괴 및 매매 조직은 300~500위안(약 3만6000원~6만원)의 헐값에 아이들을 중개인에게 넘기고, 중개인은 ‘수집한’ 아이들을 1만~2만 위안을 받고 되판다고 한다.

중국에서 벌어지는 성인 인신매매는 ‘탈북자 문제’라고도 표현할 수 있다. 중국에 거주하는 탈북 여성들은 신분상 인신매매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중국 인신매매 조직들이 ‘적발되면 북송된다’는 불안한 처지를 이용해 탈북 여성들을 농촌(노동력 착취)이나 유흥업소(성 착취)에 팔아넘기고 있는 것.

“한국인들은 원정 이식 가지 마세요”

미 국무부 국제인신매매보고서에 따르면 탈북 여성의 인신매매는 중국 남성과의 ‘혼인’ 형태를 통해 조직적으로 이뤄진다. 과거엔 주로 중국-북한 국경 지역과 동북 3성을 중심으로 인신매매가 이뤄졌는데, 최근엔 중국 전역으로 확대됐다고 한다. 수천 명의 북한 여성들이 성노예로 전락해 비참하게 생활하고 있는 것이다.

앞서 언급한 중국의 장기 적출 의혹은 인권의 불모지라고 할 수 있을 만큼 충격적이다. 국제전화를 통해 이뤄진 진중과의 일문일답을 소개한다(중국 당국은 이 같은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하고 있다).

-먼저 당신에 대해 간단히 소개해달라.

“중국과 해외에서 기자로 일했다. 일본 매스컴에도 중국 관련 기사를 제공해왔다. 위협을 받고 있기 때문에 자세한 정보는 밝힐 수 없다.”

-수감자 장기 적출 사건을 미국 언론에 폭로한 동기는?

“기자의 양심으로 참혹한 사실을 폭로할 수밖에 없었다. 이와 같은 인권 유린 실태는 지탄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는 중국의 여러 병원을 조사했다. 비밀 지하수용소, 노동교양소, 감옥 등에서 수감자를 대상으로 장기를 적출해 매매하고 있다. 이러한 장기매매 실태는 참혹하며 이성을 잃었다고 할 만큼 광기에 다다른 행위다.”

-어떻게 추적했나?

“수년 전 우연한 기회에 중국의 촬영 세트장에서 위생국의 고위층 관리가 장기 적출에 관해 얘기하는 것을 들었다. 나는 그때 경악했다. 그 후 2~3년간 이 문제를 조사해왔다. 조사 과정에서 여러 증인을 만났으며 그 가운데에는 중국 병원에서 수술하는 의사들도 포함돼 있다. 의사들은 나에게 각막, 심장, 신장 등의 장기 적출을 하고 있으며 그것도 사람이 살아 있는 상태에서 적출이 이뤄진다고 밝혔다.”

- 이 사건을 폭로한 후 국제사회의 관심과 성원은 어떠한가.

“미국의 고위층 인사 및 의원들과 접촉하면서 이 사건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논의해왔다. 또한 국제적으로 영향력 있는 매체와도 접촉했다. 나는 한국인은 정의감이 강한 민족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므로 나는 한국의 언론 매체가 이처럼 거대한 사실과 현실 앞에서 진정으로 용감하길 바란다. 또 한국인들이 (중국으로) 원정 이식수술을 가지 않길 바란다. 그 배후에는 사람을 놀라게 하는 잔혹하고 추악한 일들이 감춰져 있기 때문이다.”

중국 원정 장기이식 실태

인터넷 통해 환자 모집 … 간 이식 5만 달러


불법 장기매매 문제에 천착해온 박재완 의원에 따르면 중국 원정 장기이식을 알선하는 국내 인터넷 카페가 N사 5개(회원 수 517명), D사 9개(회원 수 1261명) 등 14곳에 달한다(5월 현재). 장기이식을 알선하는 사람들이 유명 포털사이트에서 버젓이 환자 모집 광고를 하고 있는 것.

장기이식 환자를 알선하는 한 인터넷 카페는 상하이의 한 병원에서 수술이 이뤄진다면서 신장이식 2만5000달러, 간 이식과 폐 이식 각각 5만 달러에 고객을 모집하고 있다. 병원 비용은 물론 숙박시설까지 자세히 소개하고 있는 이들 카페는 모두 ‘장기매매 알선 금지와 의료법’상 환자 유인 금지를 위반한 불법이다.

문제는 인터넷 카페 등이 알선하는 중국 원정 장기이식 수술은 장기 제공자의 신원이 불투명하고, 수술 후 많은 환자들이 부작용에 시달린다는 점이다. 대한이식학회의 조사에 따르면 중국에서 이식 수술을 받은 236명 중 절반(118명)이 수술 후 부작용을 겪고 있으며 사망자도 8명에 달했다.

서울대 의대 김연수 교수는 “중국 이식 환자군과 서울대병원 이식 환자군을 비교한 결과 중국 이식 환자군에서 감염증 발생률이 더 높았으며 속립성 결핵, 폐렴, 거대세포바이러스 감염도 중국 이식 환자군이 4배나 많았다. 중국 병원은 세균 감염에 신경을 덜 쓰기 때문에 원정 장기이식은 국내에서 수술받는 것보다 위험하다”고 밝혔다.

한편 세계의사회는 5월18일 프랑스 디본레벵에서 열린 173차 이사회에서 “사형이 집행된 중국 죄수들의 장기가 이식을 위해 적출되고 있다는 보고가 있었다”면서 중국 측에 수감자를 장기 기증자로 활용하는 행위를 중단할 것을 촉구하는 결의문을 채택했다. 세계의사회는 또 “사형집행된 죄수의 장기를 수술해서는 안 된다”고 중화의학회에 권고했다.






주간동아 2006.06.20 540호 (p48~50)

송홍근 기자 carr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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