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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종식 특파원의 뉴욕 통신

‘다양성’은 미국의 최고 경쟁력

‘다양성’은 미국의 최고 경쟁력

초등학교 4학년인 필자 딸의 학급에서 공부를 가장 잘하는 학생은 브리아나라는 인도계 여자아이다. 미국에서 태어난 브리아나는 성적뿐만 아니라 성격도 좋아 선생님과 아이들에게 인기가 높다. 브리아나 다음으로 공부를 잘하는 학생은 켄이라는 이름의 일본 아이다.

딸이 다니고 있는 학교는 뉴저지 주(州) ‘포트리 3 초등학교’. 그곳은 다리만 건너면 바로 맨해튼이기 때문에 맨해튼으로 출퇴근하거나 맨해튼에서 자영업을 하는 사람들이 많이 산다. 따라서 어느 지역보다도 이민자들이 많은 곳이다.

딸 학급만 해도 아이들의 출신 국가는 한국, 중국, 인도, 일본, 이스라엘, 예멘, 사우디아라비아, 스페인, 도미니카공화국, 대만, 러시아, 멕시코 등 매우 다양하다. ‘국적 전시장’을 방불케 한다.

아이들 상당수는 미국에 이민 온 가정의 아이들이다. 딸은 친구들과 서로 자신의 모국어를 가르쳐주기도 하고 동전을 교환하기도 한다. 학교 행사에 가보면 영어를 쓰는 학부모보다 외국어를 쓰는 학부모가 더 많다. 내가 미국에 있는지 믿어지지 않을 정도다.

미국 생활 1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신기한 것은 이렇게 다양한 국가, 종교를 가진 사람들이 모여 살지만 큰 문제 없이 미국이 잘 돌아가고 있다는 점이다. 물론 최근에는 이민법 개혁을 놓고 갈등이 깊어지기도 했지만 대체로 미국은 이민자들에 대해 어느 나라보다도 개방적이다.



이민자들은 대부분 미국에 동화되며 살아간다. 특히 2세들은 공교육을 통해 영어를 완벽하게 익히며 미국사회에 흡수돼간다. 미국은 고등학교까지는 이민자 신분의 불법 여부에 상관없이 공교육을 제공한다. 이민자들이 미국으로 몰려드는 이유는 기회가 많기 때문이다. 히스패닉계(중남미계 주민)는 비숙련 노동력을 미국 사회에 제공하고, 인도나 중국 유학생들은 정보기술(IT) 분야에서 활동한다.

이민자들은 미국 입장에서도 생산성을 높이고 경제를 움직이는 중요한 존재다. 실제로 미국은 선진국 가운데서는 유일하게 노령화 문제를 걱정하지 않는 나라다. 젊은 이민자들이 계속 몰려 들어오는 덕분에 국민의 평균 나이가 여전히 젊기 때문이다. 다른 나라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이 같은 ‘다양성’은 세계 최대 강국 미국이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는 힘의 원천이기도 하다.



주간동아 2006.06.20 540호 (p4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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