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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지금은 연애시대

“온리 유라는 느낌 주는 상대가 곧 선수”

‘연애박사’ 안은영의 작업의 기술 “쿨한 연애는 없어 … 어떻게 헤어질까도 고민”

  • 김민경 기자 holden@donga.com

“온리 유라는 느낌 주는 상대가 곧 선수”

“온리 유라는 느낌 주는 상대가 곧 선수”
작금을 ‘연애의 시대’로 규정하는 한 가지 이유로 연애 상품이 많다는 사실을 들 수 있다. 대형 서점의 연애 관련 서적코너에는 ‘제인 오스틴의 연애론’, ‘연애교과서’와 그 속편 ‘연애의 정석’, ‘실용연애전서’, ‘연애기술’, ‘연애본능’까지 수십 종의 연애 교수법들이 진열돼 있다.

제목은 다르지만 한결같이 ‘니들이 연애를 아느냐’고 외치는 책들을 보노라면, 연애가 이렇듯 어려운 것이란 생각에 대부분 주눅이 들 게 마련이다. 누구나 최선을 다하지만 누구도 승패를 장담할 수 없는 것이 연애다. SBS 드라마 ‘연애시대’에 가장 자주 등장한 장면도 동진(감우성 분)이 여자들과의 관계가 잘 풀리지 않을 때 새로 나온 ‘연애 전략서’들을 뒤적거리는 것이었다.

최근 이 코너에 또 하나의 연애 매뉴얼 ‘여자생활백서’를 올려놓고 두 달 만에 4만여 부를 팔아치워 ‘연애계’ 스타가 된 안은영(30) 씨를 만났다. 현재 ‘메트로’지의 영화담당 기자인 안 씨는 KBS-FM 라디오 ‘유열의 음악앨범’에 출연하며 ‘리얼터치, 사람과 사람 사이’ 코너를 진행한다.

출판계의 뒷소문에 따르면 안 씨의 ‘엑스(ex) 보이프렌드’ 역시 잘나가는 연애 카운슬러로, 서점에 두 사람의 책이 등을 대고 진열돼 있다고 한다. 하나의 연애가 두 사람의 책에 ‘다르게’ 등장한다니 호기심이 확 동하는데, 그녀의 대답은 ‘노코멘트’였다.

-현대적 의미에서 연애란?



“정치란 말이 지금 부정적인 뉘앙스지만, 연애란 상대를 얻기 위한 정치적 행위가 아닐까.”

-영화 담당기자가 연애 전문서를 펴낸 이유가 궁금하다.

“온리 유라는 느낌 주는 상대가 곧 선수”
“‘여자생활백서’는 직장생활을 하는 여성들이 한 번쯤 고민한 문제들, 예를 들면 연애를 포함해 성형수술·저축·상사와의 갈등 등을 다루고 있는데, 워낙 ‘연애’가 동시대의 이슈가 되다 보니 연애전략서로 읽히고 있다. 내가 예전에 썼던 ‘20대에 여자가 해야 할 것들’이란 글을 출판사에서 보고 이 책을 써보라고 권유했다. 각종 ‘실용서적’에 대해 일종의 혐오감을 갖고 있었는데, 아이러니다. 책에 쓰인 지침대로만 산다면, 인생은 얼마나 재미없겠나.”

-초등학생에서 노인까지 모두 연애에 불이 붙은 것 같다.

“전에는 연애가 결혼에 이르는 과정이었는데, 지금은 연애와 결혼이 분리됐다. 그래서 결혼은 선택이 됐고, 연애는 나이와 상관없이 행복한 삶의 필수 비타민과 에너지로 여겨지게 된 듯하다. ‘비밀스런 연애’ 같은 건 사라졌다. 연애가 문화의 중심이 됐달까.”

-드라마 ‘섹스 앤 더 시티’에 나오는 ‘미란다’란 별명이 붙었던데, 마음에 드나.

“‘워너비(wannabe)’는 연애선수 ‘사만다’인데, 불가능할 것 같다. 미란다는 밋밋한 캐릭터지만 그녀가 없으면 주변 사람들이 허전해지는 ‘언니형’이다. ‘여자생활백서’가 그런 책이 되길 바란다. 이 책을 쓴 건 내가 20대에 너무 많이 깨지고 실패했기 때문이다.”

“온리 유라는 느낌 주는 상대가 곧 선수”
-연애를 많이 했나.

“나의 20대를 연애에 쏟아부었다. 연애할 땐 다른 건 보지 않았고, 걱정도 책임감도 없었다. 온 마음으로 사랑받고 있다는 느낌은 얼마나 좋은가. 내가 연애에 몰두하고 있음을 깨닫는 순간들이 가장 행복했다. 그래서 연애에 미쳤었고. 쿨한 사람은 있지만, 쿨한 연애란 없다. 서른이 되니, 포기할 것들이 보인다. 영악해졌다기보다는 성숙해진 기분이다.”

-일명 ‘선수’란?

“ 상대에게 ‘온리 유’라는 느낌을 갖게 하는 사람이다. 뒤늦게 내가 ‘원 오브 뎀’이고 뒤에 ‘갤러리’도 있었음을 알게 되면 배신감을 느끼지만, 사기꾼이 아니라면 그 순간의 감정은 진실이다. 연애가 끝난 뒤 공개적으로 떠벌리지 않는 등 예의만 지켜준다면 선수도 나쁘지 않다. 아, 아무리 ‘범생’이라도 모든 유부남은 미혼 여성에겐 ‘선수’가 된다. 또한 기혼 남성과 미혼 여성의 연애는 감정적으로 용기 없음과 게으름에서 시작되므로 내겐 가장 부정적인 연애 유형으로 보인다.”

-연애 카운슬러로서 가장 많이 하는 충고는?

“이성적인 여성들도 연애를 하면 사고의 유연성이 사라진다. 현명하게 계산해야 연애도 잘한다. 다른 가능성들을 생각하라는 것, 관계를 객관적으로 보려고 노력하라는 것, 끝난 사람은 잘 보내주라는 얘길 자주 한다. 요즘은 ‘어떻게 연애할까’보다 어떻게 헤어질까를 고민하는 사람들이 더 많더라. 같은 상대와 만나고 헤어짐을 반복하는 사람은 일종의 ‘연애 중독’일 가능성이 높다.”

-연애전략서를 그대로 따르면 연애에 성공하나?

“물론 아니다. 그게 연애의 ‘재미’인 것을! 연애란 당사자 두 사람이 새로 쓰는 역사다. ‘여자생활백서’ 몇 조에 쓰인 대로 했다는 독자 e메일을 받으면 정말 무섭다. 단, 책을 읽었다면 나와 똑같은 실수는 하지 않을 것이므로 그들은 더 나은 길을 선택할 것이다.”

연애 카운슬러 안은영 씨의 ‘금과옥조’

놀았던 ‘티’ 내기는 결정적 자살골


1. 절대 눈을 낮추지 마세요

‘제 눈에 안경’이라는 말은 연애의 늪이다. 짜릿하고 달큼하며 뜨거운 연애를 원한다면 턱을 추켜올려라. 특히 오랫동안 연애를 하지 않았다면 더욱 꿈꾸던 사랑과는 거리가 먼 상대를 만날 가능성이 높다. 연애에 대한 환상과 두려움 때문에 유혹당하기 쉬운 상태에 놓이기 때문이다. ‘남들이 봐서 괜찮은 정도’의 모호한 조건이 아니라 명확하고 구체적인 기준을 가져야 한다. 그에 걸맞은 멋진 남자, 멋진 여자가 되는 건 기본이다.

2. 팜므 파탈, 옴므 파탈을 유혹하세요

연애를 할 때마다 여자를 애달프게 하고, 난공불락의 여자도 간단히 정복하는 옴므 파탈. 저돌적이면서 순수하고, 진심과 내숭 사이를 자연스럽게 오가고, 본인은 할 짓 다 하면서 남자에게 ‘나만 사랑하도록’ 최면을 거는 팜므 파탈. 이들은 사랑 아닌 목적을 위해서 접근하기도 하지만 가장 매력적인 연애 상대라는 것도 틀림없다. 한 번쯤 그들을 먼저 유혹해보자. 팜므 파탈과 옴므 파탈의 가슴은 늘 공허하다. 중요한 것은 연애가 한창일 때 그들의 태도가 진정성을 갖춘 것인지 아닌지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

3. 내 ‘몸’을 부끄러워하지 마세요

남자들은 살덩이가 쌓여가는 복부와 점점 앙상해지는 엉덩이·허벅지 때문에, 여자들은 출렁거리는 팔뚝과 가라앉을 줄 모르는 뱃살 때문에 연애를 포기한다. 연애를 하고 있는 남녀 중 뜻밖에 많은 수가 ‘몸’이 창피해 섹스를 포기한다고 고백한다. 그러나 어느 누구도 연애할 때 상대의 결점을 먼저 찾지는 않는 법.

4. 스킨십의 첫 순간을 기억하세요

맨 처음 함께 나눈 순간을 기억하라. 사랑은 마음으로 시작해 몸으로 확인하는 감성 충만한 행위다. 처음 스킨십을 나눌 때의 떨림을 소중한 기억으로 간직하는 사람은 언제나 연애의 승자다. 관계맺기의 맛을 아는 사람이니까.

5. ‘놀았던’ 티 내지 마세요

소싯적에 ‘킹(퀸)카’ 아닌 사람이 없다. 과거의 영광된 순간을 자랑 삼아 떠벌리는 일은 축구의 자살골과 같다. 알고 보니 상대방이 ‘선수’라면 그 민망함을 어떻게 감당할까.

6. 이별의 순간을 두려워하지 마세요

이별도 연애의 한 과정. 만남과 헤어짐이 잦은 오늘날의 연애에서 이별은 가장 중요한 단계이기도 하다. 단, 오롯이 나 혼자 치러야 하는 의식이다. 혼자가 된다는 것은 첫맛은 쓰고 뒷맛은 개운한 홍차 같은 것. 마음 안에서 음미할수록 애틋하고 달콤해진다. 이별할 때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 진정한 킹(퀸)카다.




주간동아 2006.06.20 540호 (p32~33)

김민경 기자 holde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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