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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 노래 부르는 ‘姜 트리오’

한나라당 강재섭·강삼재·강창희 … 7월 全大·재보선 앞두고 발걸음 빨라져

  • 김시관 기자 sk21@donga.com

부활 노래 부르는 ‘姜 트리오’

부활 노래 부르는 ‘姜 트리오’

2005년 11월28일 강재섭, 강삼재, 강창희 등 ‘3강’이 손을 잡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왼쪽부터).

한나라당 강재섭 전 원내대표가 당권 도전에 나선 것은 1998년 7월. ‘대선 패배로 공황상태에 빠진 당을 구하겠다’며 그가 내놓은 승부수는 토니 블레어론에 입각한 세대교체였다. ‘강-강연대’의 한 축인 강삼재 전 사무총장이 강 전 대표 옆을 지켰다.

그러나 강 전 대표는 당권 도전 9일 만에 출마 의사를 접었다. 중도하차를 둘러싸고 추측이 무성했지만, 강 전 대표는 해명도 변명도 하지 않았다. 6월8일 강 전 대표의 한 측근은 9일천하로 끝난 당권 도전의 배경과 관련 “허주(고 김윤환 전 의원의 아호)의 방해였다”며 감춰진 진실을 공개했다.

“허주는 당시 강 전 대표의 당권 도전을 ‘도발’로 규정했다. 강 전 대표는 허주의 고교(경북고) 후배다. 후배가 당권에 도전한 것은 선배의 권위에 대한 도전으로 간주됐다.”

영남지역, 특히 TK 지역의 대부였던 허주는 강 전 대표의 지지기반이었던 TK 인사들을 불러 경고 메시지를 날렸다.

“재섭이를 주저앉혀라. (아니면) 당신들이 다친다.”



각 5選 만만치 않은 관록

그때만 해도 이런 정치문화는 통했다. 강 전 대표를 지지하던 사람들이 하나 둘 떨어져 나갔다. 강 전 대표의 고민이 깊어졌고, 보다못해 강 전 총장이 그를 찾았다.

“여기서 주저앉을 수는 없지 않느냐.”

강 전 총장은 출마를 독려했다. 그러나 자고 나면 세력이 이탈했다. 출마해도 이회창 전 총재의 벽을 넘기 힘들 정도였다. 사실상 백기를 들어야 할 상황에서 두 사람이 의지할 것이라곤 술밖에 없었다. 46세(52년생)의 혈기왕성한 강 전 총장이 울분을 토했다.

“무슨 세상이 이래….”

강 전 총장의 두 눈에 물기가 서렸다. 강 전 대표가 위로하듯 말했다.

“지금은 뜻을 굽히지만… 기회가 되면 언젠가 다시 한번 뭉치자.”

그날 두 사람은 부둥켜안고 울었다.

그로부터 8년여가 흐른 2006년 6월, 두 사람이 다시 만나 부활을 꾀하고 있다. 한 사람은 대권 또는 당권을 놓고 결단을 요구받고 있고, 또 한 사람은 7월 재보궐선거를 통해 명예회복을 노려야 하는 팍팍한 처지지만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려는 두 사람의 의지는 남다르다.

2002년 대선을 앞두고 한나라당에 합류해 ‘3강(姜)’을 형성했던 강창희 대전시당위원장도 이 대열에 합류했다. ‘강-강-강’ 트리오의 복원인 셈이다.

부활의 전주곡은 2005년 11월 말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울려 퍼졌다. 11월28일 63빌딩 한 음식점. 2003년 당시 옛 안기부 대선자금 전용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고 정계를 떠났던 강 전 총장이 10월 무죄가 확정된 것을 기념해 강 전 대표가 3강을 한자리에 불러 모았다.

“초심으로 돌아가 다시 한번 뭉치자. 정치적 역할도 하고 정권도 되찾고….”

강 전 대표가 건배를 제의하며 과거 맺었던 도원결의(桃園結義)를 되새겼다. 모두 거나하게 취했을 때 강 전 총장이 속에 담아두었던 말을 꺼냈다.

“언젠가 기회가 되면 나도 명예회복을 해야 하고…. 형님(강 전 대표)이 도와달라.”

강 전 대표가 “책임지겠다”고 말했다. 그날 2차 도원결의를 맺은 그들은 그 후 몇 달 동안 세월을 낚았다. 각각 5선(選)으로, 15선의 관록에서 나오는 정치적 판단력은 5·31 지방선거가 변곡점이 될 것임을 직감적으로 알아차렸던 것.

지방선거의 판세가 윤곽을 드러낸 5월 말, 강 전 총장이 강 전 대표를 찾았다.

“다른 곳도 아니고 마산에서 ‘빵구’가 났다. 명예회복을 할 수 있는 기회다.”

김정부 의원의 의원직 상실로 공석이 된 마산갑 재보궐선거에 나서고 싶다는 의사표현이었다. 강 전 대표가 “총대를 메겠다”고 약속했다. 6월6일, 강 전 대표가 한나라당 홈페이지에 글을 올렸다.

“강 전 총장의 통찰력과 결단력은 대선을 준비해야 하는 우리 당에 꼭 필요하다.”

사실상 명예회복의 길을 터준 것이다.

따지고 보면 강 전 대표는 강 전 총장의 재기가 무엇보다 절실하다. 강 전 대표가 가고자 하는 길에 강 전 총장의 역할과 임무가 주어져 있기 때문이다.

강 전 대표는 당초 대선 출마에 무게를 두었다. 그러나 최근 ‘당대표를 맡아 킹메이커 역할에 나서라’는 주문에 시달린다. 6월8일 전화 통화에서 강 전 대표는 “많은 사람들이 진로 변경을 요구해 더 고민해봐야 할 것 같다”고 말을 아꼈다.

강 전 대표가 어느 길로 가든 ‘강총(강 전 총장)’의 카리스마는 천군만마로 다가온다. 강 전 대표가 서둘러 강 전 총장의 재기를 지원하고 나선 배경이다.

강창희 위원장도 지방선거를 계기로 재기의 발판을 마련했다. 당과 충청권은 고토(대전) 회복에 성공한 그의 공로를 인정하는 분위기다. 이런 흐름을 타고 강 위원장은 7월 전당대회 출마를 고려 중이다.

강 전 대표와 강 위원장이 동시에 당권을 노리면 ‘강-강’연대가 정면으로 출동한다. 그렇지만 강 전 대표의 측근들은 그럴 가능성은 없다고 말한다. 강 전 대표의 출마가 확실할 경우 강 위원장이 지명직 최고위원으로 발길을 돌리는 교통정리가 이뤄질 것이란 설명이다.

‘3강’의 연대가 복원될 경우 그로 인한 상승효과는 향후 한나라당의 역학구도나 대권경쟁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박근혜-이명박 대리전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있는 당권 싸움의 균형을 잡을 수 있다. 내년 대선후보 경선전도 그들 페이스대로 끌고 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러나 한계도 있다. 새로운 세력이 만든 새로운 권력질서를 놓고 보면 3강은 구시대 인물에 속한다. 3강은 이런 당내의 시선을 극복해야 한다.

‘강-강-강’의 등장은 옛 정치를 복원하는 독(毒)이 될까, 아니면 한나라당의 허리를 보강하는 약(藥)이 될까. 7월 전당대회와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그들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주간동아 2006.06.20 540호 (p12~13)

김시관 기자 sk2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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