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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리백→포백→자유자재 변형 능력 갖춰

한국 수비 변천사

  • 최원창 축구전문기자

스리백→포백→자유자재 변형 능력 갖춰

32년 만에 본선에 올랐던 1986년 멕시코월드컵에서 한국이 사용한 주요 전형은 4-3-3 시스템이었다. 하지만 당시 4-3-3은 현재와는 개념이 달랐다. 현재 포백 수비라인은 철저히 지역을 위주로 수비를 펼치는 반면, 당시는 대인 마크에 전념했기 때문이다.

한국은 1990년 이탈리아월드컵 이후 스위퍼를 두는 스리백에 기반한 3-5-2 시스템을 주요 포메이션으로 사용해왔다. 94년 3월 미국월드컵을 앞두고 당시 김호 감독이 ‘공간을 활용한 유연한 수비’를 선수들에게 이해시키기 위해 잠시 포백을 가동한 바 있지만 본선에서는 스리백이 주류였다. 차범근 감독이 이끌던 98년 프랑스월드컵 때도 맨투맨 수비가 기본이 된 3-5-2의 틀은 변화가 없었다.

따라서 히딩크 감독 부임 이후 포백 수비를 가동한 것은 10년이 넘도록 스리백에만 젖어 있던 한국축구 풍토에서는 혁명적인 사건일 수밖에 없었다. 히딩크 감독은 세 차례에 걸쳐 포백을 가동했지만 주요 전형으로 삼기에는 불안하자 일자형 스리백에 기반한 3-4-3 시스템을 채택하는 대신, 상대 공격수가 원톱이나 스리톱이 가동될 때는 오른쪽 미드필더인 송종국을 내려 일시적인 포백 형태를 취하는 전술로 2002년 한일월드컵을 치렀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한국에서 포백을 꽃피우고 있다. 4-3-3(혹은 4-2-3-1, 4-2-1-3)을 집중 훈련하며 프랑스·스위스 등 유럽 강호와의 대결을 준비했고, 어느 정도 가시적인 성과를 거둔 것.

히딩크, 아드보카트를 비롯한 외국인 지도자들이 가장 듣기 싫어하는 질문은 ‘스리백이냐, 포백이냐’라는 것이다. 현대 축구에서는 상황에 따라 언제든지 자유자재로 수비 전형을 변형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스리백과 포백의 구분은 전술상의 철학의 다름이 아닌 수비 숫자의 차이일 뿐이다. 현대 축구의 전술은 2∼3명의 수비수를 제치고 골을 집어넣을 펠레나 마라도나는 없다는 가정에서부터 시작한다. 결국 어떤 상황에서든 수적 우위를 점한다면 이길 수 있다는 것이다.

예컨대 상대 공격수 2명이 나선다면 3명의 수비수를 배치하는 게 정석이다. 이게 바로 스리백이다. 만일 공격수가 1명이면 2명의 수비를 중앙에 배치한 뒤 좌우 풀백을 공격에 가담시키는 포백 형태를 취한다. 핌 베르베크 코치는 “한국도 이제 1분 안에 포메이션을 바꿀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주간동아 535호 (p28~28)

최원창 축구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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