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0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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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고전번역원과 함께하는 잠언

경석잠(警夕箴)

  • 입력2016-10-31 16: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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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석잠(警夕箴)    
    - 날 저물고 난 뒤엔 길 찾기 어렵네

    들창에 석양빛 들더니
    지는 해 서산으로 빨리도 넘어가네
    얼마 남지 않은 인생을 생각하면
    가슴이 철렁 내려앉네

    책을 대하면
    분명 성현이 옆에 계신 듯한데
    감히 희희낙락하면서
    허송세월할쏜가?

    가시밭길 헤쳐 가며 길을 찾으려 한들
    날 저물고 난 뒤엔 길 찾기 어려우니
    수레에 기름 치고 말 먹여
    급히 몰아 달려야지


    警夕箴   



    夕日入牖 流光易沈 年數不足 怵然驚心
    開卷對越 赫若有臨 敢娛以嬉 虛此分陰
    披榛覓路 日暮難尋 膏車秣馬 疾驅駸駸

    조선시대 문신 백사(白沙) 이항복(李恒福·1556~1618)이 지은 글입니다. 그는 한가하게 지내면서 전에 하던 공부를 해보지만 아득히 다 잊었고, 때때로 사색해보지만 노쇠함과 나태함이 너무 심해졌음을 느낍니다. 그래서 늙었다는 핑계로 그만두고 마는 게 아닐까 두려워, 잠을 지어 벽에 걸어두고 아침저녁으로 보면서 스스로 경계했다고 합니다. 아침에 먹은 마음이 저녁까지 가기 어렵고, 젊어서 세운 뜻이 늙을 때까지 가기 어렵습니다. 아침에 먹은 마음과 다르게 시간을 보내고 나면 저녁에 마음이 허전하고, 젊어서 세운 뜻과 다르게 살고 나면 늙어서 가슴이 철렁 내려앉습니다. 똑같이 태어나 순 임금이 될 수도, 도척이 될 수도 있는 것이 인생입니다.  
    - 하승현 선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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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히 희희낙락하면서
    허송세월할쏜가?

    敢娛以嬉 虛此分陰
    감오이희 허차분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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