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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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도만 하면 따끔따끔 울긋불긋

피부염증 원인은 ‘면도 毒’ … 물과 비누로 깨끗이 씻고 항생제 치료해야

  • 최영철 기자 ftdog@donga.com

    입력2004-07-08 18:4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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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상생활에서 늘 사용하는 도구들, 예를 들어 면도기, 칫솔, 샴푸, 이태리 타월 중에는 건강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것이 많다. ‘주간동아’는 습관처럼 쓰지만 잘못 사용하면 질환을 일으킬 수 있는 생활도구의 올바른 사용법과 건강과의 상관관계를 밝히는 시리즈를 5회에 걸쳐 격주로 연재한다.(편집자 주)
    면도만 하면 따끔따끔 울긋불긋

    일반 면도기와 전기면도기 중 어느 것이 좋을까? 일장일단이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면도만 하면 피부가 울긋불긋 솟아오르는 김영준씨(34•회사원). 대기업 영업사원인 그에게 면도는 고통스럽지만 반드시 해야만 하는 ‘숙명’과 같은 일이다. 면도를 하면 따갑고 피부에 염증이 생기지만 깨끗한 외모를 유지하기 위해 하루도 거를 수 없기 때문. 전문의와 상담한 결과 피부에 염증을 일으킨 장본인은 바로 ‘면도 독(毒)’이었다. 늘 면도를 하면서도 면도기가 피부를 상하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남성들은 별로 없다. 하지만 주변을 살펴보면 김씨처럼 면도 후 면도한 부위가 붉게 솟아오르거나 염증이 생겨 고민하는 남성들이 의외로 많다. 흔히 면도 독이라고 부르는 이 증상은 반복되는 면도로 모공 입구에 상처가 나면서 발생한다. 상처 부위가 세균에 감염돼 생기는 것.

    모낭에 세균 침투한 ‘모낭염’의 일종

    쉼 없이 자라는 수염은 잘 씻지 않으면 그것을 감싸고 있는 피지가 뭉쳐 피부를 자극하고, 세균이 번식하면서 여드름이나 피부염을 일으키며, 악취를 풍긴다. 면도가 깨끗한 용모를 위해서만이 아니라 피부보호 차원에서 권해지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대부분의 남성들은 면도 후 피부의 각질층이 제거되면서 피부가 부드러워진 느낌을 받는다. 그러나 각질층은 피부를 보호하는 데 가장 중요한 기능을 하는 부위로, 면도를 잘못하거나 피부 관리에 신경 쓰지 않으면 모낭염이나 면도 독 등이 생긴다. 모낭염은 털을 만드는 모낭에 세균이 들어가 발생하는 감염증. 균은 긁거나 염증으로 피부에 상처가 났을 때 털구멍을 통해서 모낭 내부로 침입한다.

    모낭염은 초기에 모낭을 중심으로 붉은 점이 생긴 뒤 털이 있는 부위에 고름이 잡히는 증상으로 발전하며, 나중에는 고름이 터지면서 딱지가 앉기도 한다. 면도하는 사람에게서 흔히 나타나는 면도 독도 입 주위에서 발생하는 모낭염의 한 종류. 면도 독의 특징은 초기 콧구멍 근처가 붉어지면서 하루 이틀 사이에 곪거나 염증이 생기고, 면도가 반복되면서 옆으로 번지게 된다. 모낭염이나 면도 독이 발생하면 빨리 치료하는 게 좋다. 일반적인 치료법으로는 비누로 깨끗이 씻어 피부를 청결히 유지하면서 항생제를 먹거나 발라주면 된다.

    전기면도기 쓰면 피부 자극 적어



    면도 독은 수염 난 부위 외에 눈썹이나 겨드랑이 등에서도 발생할 수 있으며, 면도에 의해 병이 악화될 위험이 있기 때문에 소독한 가위를 사용하거나 가급적 ‘건식 면도’를 하는 게 좋다. 건식 면도란 피부가 건조한 상태에서 전기면도기로 면도하는 것을 가리키고, 습식 면도는 털에 물을 묻힌 뒤 면도하는 비전기식을 말한다. 습식 면도는 칼이 피부에 직접 닿기 때문에 자극이 심하고, 상처가 나기 쉬우며, 칼을 제대로 소독하거나 닦지 않을 경우 세균 감염을 일으킬 우려가 높다. 반면 건식 면도는 피부에 자극을 덜 주면서 상처가 잘 생기지 않아 빠르고 간편하게 면도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피부가 면도에 적응할 시간이 없다는 것이 단점이다. 건식 면도를 할 때 미리 로션을 발라주거나 면도 후 피부 자극을 진정시켜주는 무향, 무색소의 애프터 셰이브 로션을 바르면 단점을 보완할 수 있다. 습식 면도의 경우에는 면도 전에 스팀 타월로 모공을 열어주거나 따뜻한 물로 세수하면 수염에 붙어 있는 피지를 비롯한 노폐물을 깨끗이 씻어주는 효과가 있다. 또한 수염이 물에 불어 면도하기 쉬운 상태가 되기 때문에 피부에 자극을 덜 주면서 면도할 수 있다.

    거품을 바를 때는 수염 난 방향과 반대로 발라줘야 수염이 세워져 면도하기 쉽다. 면도는 털의 강도가 약한 부위부터 강한 부위로, 즉 볼→얼굴 가장자리→목→입 주위→턱→콧수염의 순서로 한다. 이렇게 하면 빳빳한 털이 수분을 흡수해 부드러워질 수 있는 시간을 주기 때문에 피부 자극을 최소화할 수 있다. 경희대 피부과 심우영 교수는 “남성들이 면도 전, 후 조금만 피부를 관리하면 건강한 피부를 유지할 수 있다”며 “면도날이나 전기면도기의 쉐이빙 헤드에 남아 있는 수염 찌꺼기, 각질 등이 제대로 제거되지 않으면 피부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면도기 사용 후 깨끗이 닦는 습관이 면도로 인한 피부질환을 줄일 수 있는 지름길” 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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