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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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의 사면발이 ‘부활’

  • 입력2004-07-08 16: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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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억(?)의 사면발이 ‘부활’
    최고의 부촌이라는 서울 강남지역의 한 초등학교에서 최근 이가 나타나 화제가 됐다. 이가 있는 학생들의 집에 가보았더니 침대와 베개에도 이가 엄청나게 많았다고 한다. 맞벌이 부부가 늘면서 자녀들에게 신경 쓰지 못한 게 이의 부활을 불렀다는 것.

    이를 잡기 위해 DDT를 온몸에 뿌려댔던 시절을 기억하는 40, 50대 남성에게 잊을 수 없는 풍경 가운데 하나는 군입대 후 훈련소에서 조교들이 ‘훈련병의 그곳’에 모기약을 뿌려대던 모습이다. 음모에 하얗게 붙어 있는 사면발이를 죽인다며 모기약을 뿌려대던 모습은 어두웠던 시절의 시대상을 반영한다.

    이의 부활과 함께 사면발이가 있는 사람도 크게 늘고 있다. 군입대 전 총각딱지를 뗀다며 간 싸구려 여관방에서 사면발이를 옮아온 적이 있는 남성들은 설마 아직도 그런 일이 있느냐고 반문하겠지만, 요즘 한 달에 몇 명씩 이런 사람들이 병원을 찾는다. 그런데 이상한 점은 이들이 극구 성관계 사실을 부인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중에는 중학생도 있고 고등학생도 있다는 점. 음모나 겨드랑이 눈썹 등에 붙어 피를 빨아먹고 사는 사면발이는 보통 성교처럼 음부의 직접 접촉을 통해서만 옮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수건·옷·침대를 함께 쓰는 경우에도 감염되는 경우가 아주 드물게 있다.

    섹스 사실을 부인하는 사람들이 범인으로 지목하는 것은 바로 찜질방과 헬스장, 여관 등 여러 사람들이 옷을 공동으로 사용하는 곳들. 사면발이는 하루 두 번 넘게 피를 빨아먹지 못하면 목숨을 유지하지 못하지만 옷·침구 등을 삶지 않고 단순 세척을 하면 살아 있을 가능성이 높다.

    다행히 사면발이는 몸이 투명하지만 이보다 2배나 크고, 조금 지나면 알들이 털에 붙어 하얗게 표시가 나기 때문에 쉽게 발견된다. 일단 음부의 가려운 증상이 며칠 이상, 특히 밤에 나타나면 사면발이가 있는지 의심해봐야 한다. 가려움증이 심해질 경우 발진과 염증을 일으키며, 사면발이가 모낭에서 성기 내부로 파고 들어가 심각한 염증을 일으킬 수 있다. 하지만 사면발이를 제거하는 약이 많이 나와 있어 금세 치료된다. 전염을 막기 위해선 사면발이가 있는 사람이 입고, 접촉한 것들은 모두 삶는다.



    최승해/ 부산토마스 의원 남성클리닉 원장 www.thomasclini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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